중국인 사고 형성한 네 권의 고전
.중국 이해를 위한 여덟 권의 필독서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를 형성한 고전 넷과 중국 문명의 틀을 이룬 고전 넷이 그것이다. 먼저 중국인의 사고, 즉 중국적인 사유방식을 형성한 고전으로 『논어(論語)』와 『노자(老子)』 『손자(孫子)』 『주역(周易)』을 꼽을 수 있다. 우선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 이는 흔히 인(仁)과 예(禮)를 중심으로 이해하지만, 오히려 학(學)과 정(政)이 주요한 주제다. 공자는 학문과 인격을 지닌 군자(君子)에 의한 정치, 이른바 덕치(德治)를 주장했는데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정치와 윤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다음은 ‘도덕경(道德經)’이라고도 불리는 『노자』로, 이것은 도(道)와 유(柔), 그리고 허(虛)를 강조하면서 과학·예술·종교·무술·의학 등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미쳤으며 무위(無爲)와 자연(自然)의 가치를 제시한다. 특히 도교(道敎)와 관련해 그 중요성이 주목된다. 토생토장(土生土長), 즉 중국 본토에서 생기고 성장한 종교인 도교에 대한 이해야말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중국의 전통과 관련해 영미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출간되는 분야가 도교라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세 번째는 전쟁술의 고전인 『손자(孫子)』. 이것은 허실(虛實), 기정(奇正) 등의 개념을 통해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제시한다. 춘추 말기에 형성됐지만, 전쟁과 경쟁의 본질 및 원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기에 현대 들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송나라에서 전쟁과 관련된 일곱 종의 텍스트를 『무경칠서(武經七書)』로 정리한 점은 중국인의 사고를 이해할 때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끝으로 『주역』은 점치는 서적에서 인생과 우주의 이치를 해명하는 경전으로 승화된 고전으로, 음양(陰陽)의 세계관을 전제로 한다. ‘역(易)’은 세계의 모든 존재가 부단하게 변화한다는 변역(變易), 그 변화에는 불변의 원리가 있다는 불역(不易), 그 원리는 간단하고 쉽다는 간이(簡易)의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상징과 비유의 언어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되지만, 의리(義理)와 상수(象數)의 두 방향이 기본적인 해석 노선이다. 특히 『주역』은 네 권의 고전 중 출발 시기가 가장 빠르고 형성 과정이 가장 길다. 그 영향은 철학과 종교, 문학과 예술은 물론 수학·천문학·의학·건축 등 과학과 기술의 영역까지 포괄한다. 중국 문명의 틀을 이룬 네 권의 책 중국 문명을 형성한 고전으로 『사기(史記)』와 『황제내경(黃帝內經)』 『두시(杜詩)』 『홍루몽(紅樓夢)』을 들 수 있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인물은 진시황이지만, 이는 군사적·정치적 통일에 불과하다. 중국의 고대 문명이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한 계기는 최초의 정사인 사마천의 『사기』 편찬에 의해서다. 중국 문명은 무엇보다 역사적 정통성을 중시하는데, 이는 각 왕조의 ‘정사’ 편찬으로 상징된다. 『사기』는 그 선례이자 모범이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기』의 가장 뛰어난 역주 작업을 보면 『사기』의 중요성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근본적 대책을 실감할 수 있다. 참고로 송나라 사마광의 『자치통감(資治通鑑)』은 지식인들에게 중국의 역사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가능하게 만든 고전으로 마오쩌둥(毛澤東)의 애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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