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恩來, 한국을 살리다?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 1월 13일자 휴전안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반응은 17일에 나왔다. 저우언라이 총리는 베이징(北京) 주재 인도 대사 K. M. 파니카르에게 미리 성명서 내용을 알려주었다. 저우언라이는 파니카르를 대외(對外) 창구로 활용하였다. 인천상륙 작전 후 유엔군이 북진하면 중국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낼 때도 파니카르를 통해서 했다. 이날 저우언라이 설명을 들은 파니카르는 난감해하였다. 중국은 유엔의 휴전 제의를 거부하고 반대 제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곧 발표할 성명서 요지는 이러하였다. 〈휴전은 미군에 숨 돌릴 시간을 줄 뿐이다. 휴전 후의 협상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한국인에 의한 한국 문제 결정, 대만 및 해협으로부터 미군 철수, 그리고 미국 소련 영국 중국에 프랑스 이집트 인도를 포함시킨 7대국 회의를 중국 영토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 중국의 유엔 가입은 회의 시작과 더불어 기정사실화한다.〉 파니카르 대사는 “영국, 캐나다, 호주는 중국이 휴전에 동의한다면 휴전의 실행은 협상을 해 가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면서 “회담 장소를 중국으로 고집하면 미국은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고 했다. 대안(代案)으로 홍콩, 카이로, 인도를 제안하였다. 그렇게 설득하여도 저우언라이는 요지부동이었다. 마지막으로 파니카르는 천기누설(天機漏泄)을 한다. “미국이 휴전안에 동의한 것은 중국이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고집 부리지 말고 받으라.” 그래도 저우언라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중국이 예상대로 휴전 제의를 거부하자 5일간의 악몽에서 벗어난 애치슨 미 국무장관은 보류하였던 중국 규탄 결의안 통과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애치슨은 영국 측에 “휴전안에 찬성하였다가 우리는 국내적으론 거의 파멸할 뻔하였다”면서 이제는 더 양보할 수 없으니 중국 규탄안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트루먼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침략자로 규정하겠다는 결심을 천명하였다. 미국의 유엔 주재 대사 오스틴은 유엔이 평화적 해결 방법을 모색하였으나 중국이 거부하였으므로 정의로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파멸적인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호소하였다. 2월 1일 유엔총회는 찬성 44, 기권 9, 반대 7표로 중공을 침략자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한 나라는 미얀마, 인도, 그리고 소련 블록의 5개국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