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三十六 計

14計 차시환혼(借屍還魂)

淸山에 2009. 8. 28. 17:10

 

 

 
 
 

 
 
 

 
14計 차시환혼(借屍還魂)

- 남의 시신을 빌려 다시 살아난다.   

차시환혼(借屍還魂)의 원래 뜻은 이미 죽어버렸지만 다른 육체를 빌려 새로운 생명을 찾는다는 것이다. 차시(借屍)는 수단이다. 다른 사람의 죽은 육신(屍)을 빌린다(借)는 뜻이다. 환혼(還魂)은 목표다. 생명(魂)을 얻는다(還)는 뜻이다. 이 전술은 자신의 육신을 잃어버린 영혼이 다른 사람의 육신을 빌려 환생하였다는데서 유래한다.
 
옛날 이현(李玄)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잠시 육체를 떠나 신선이 있는 하늘로 올라갔었다. 그러나 7일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자신의 육신이 불태워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옆에 있던 거지의 죽은 시신을 빌려 환생하였다. 비록 자신이 들어간 시신이 별 볼일 없는 거지의 몸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그는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지상으로 돌아온 이현(李玄)이 자신의 우아한 옛날 육체만 고집하고 새로운 육신을 거부하였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는 영원히 살아나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영혼으로 남았을 것이다. 새로운 현실을 거부하고 지나간 시절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

회사가 부도나거나 조직이 와해될 때 반응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주저앉아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만 흘리는 유형이고, 둘째는 툴툴 털고 다른 조직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유형이다.
비록 별 볼일 없는 조직이라도 그 조직을 통해 새롭게 재기하는 전략이 차시환혼(借屍還魂)의 본질이다. 비록 하찮은 조직이라도 내 영혼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주저 없이 바꿔 타야 한다. 대기업 임원을 지내다가 어느 호텔 웨이터로 변신하여 재기에 성공한 분은 차시환혼의 전략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육체(屍)냐가 아니라 어떤 정신(魂)을 가지고 있는가 이다. 
이 전술이 군사적으로 이용될 때는 현재 별 볼일 없는 사람이나 세력을 잘 이용하고 조종하여 아군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으로 사용한다. 명분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사람이나 조직은 우선 무능해야 한다. 얼굴마담 정도의 역할만 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회사의 대표자로 임명하기도 한다. 지나간 시절 화려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을 선택하여 내 영혼이 들어갈 육체로 삼는다. 전직 고급관료나 유명인을 영입하여 적당한 대우를 해주며 자리를 지키게 만든다.

일본이 1931년 9.18 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식민지화하면서 이 전술을 잘 사용하였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였던 부의(溥儀)를 만주(滿洲)의 황제로 내세워 자신들의 의도대로 이끌고 나갔다. 실질적 힘은 일본에게 있었고 부의(溥儀)는 일본이 잠깐 빌린 시체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정치권에서 학자들이나 지식인들을 자신들의 방패로 이용하는 것은 다반사다. 그들은 잠시 자신의 몸을 빌려주는 것도 모르고 얼굴마담을 자처하고 나서기도 한다. 결국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시체를 찾아 혼은 떠나고 그들은 폐기처분되어 평생 쌓아 온 모든 것을 잃고 길거리에 뒹굴기도 한다. 
 
인생처세나 조직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차시환혼(借屍還魂)의 전술은 결국 생존을 위한 전술이다.
생존을 위하여 새로운 육체를 찾아 끊임없이 떠도는 혼(魂)의 계속되는 행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 행동방식이며,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는 조직의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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