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르와 核개발 문제
―대통령의 부친과 조부께서는 발로크 부족의 長으로서 여러 가지 근대화된 정책과 발상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 개명(開明)된 지도자의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할아버지(나와브 자말 칸 레가리)께서는 소작농들이 부족장에게 바치는 세금을 폐지하신 것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분입니다. 그런데 大地主들에게 농업소득세를 부과하려는 조치가 大地主들 출신의 정치세력이 반대하는 바람에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前근대적인 기득권 세력과 농업세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농업세는 중앙정부의 관할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관할입니다. 연방정부는 총리와 함께 지방정부에 대하여 농업세를 부과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두 개 주, 즉 신드州와 北東지역州에서는 농업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농지가 가장 많은 푼잡州에서는 실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농업주(農業主)들은 그 동안 농산물을 시장가격보다 싸게 팔게 유도하는 정책을 따르다가 보니까 결국 우리나라 각계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농업세를 도입하면 그런 보조기능이 약화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납세 계층을 넓히고, 담세율을 지금의 13%(GDP기준)에서 20%로 높여서 사회간접시설과 人力개발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확보하려는 정책에는 찬성하는 바입니다. 세금구조도 고쳐서 세금과 소득이 비례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여러 번 核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었으나 실제로 핵폭탄을 만드는 것은 삼가고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인도도 핵무장을 한 상태입니다. 두 인접 국가는 캐시미르 지역을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두 核무장국끼리의 이런 긴장상태는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核전쟁으로 발전할 소지를 제공합니다. 파키스탄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캐시미르 분쟁은 영토분쟁이 아닙니다. 캐시미르 지역에 관한 UN 안보리 결의는 지역住民들의 자율적 결정에 의하여 이 지역이 소속될 나라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나 인도가 그 결의안을 위반, 무력으로 강점한 데서 일어난 분쟁입니다. 이 지역의 분쟁이 지난 50년간 파키스탄과 인도의 관계를 악화시켜 온 것이 사실입니다. 캐시미르는 150×80㎞의 면적에 불과합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산악지대도 많습니다. 그런 지역에 인도는 60여 만 명의 잘 훈련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인구비례로 따져서 이처럼 병력이 집중된 곳은 세계 역사상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결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발포하고 연행하는 등 만행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할 수 없이 인도 주둔군에 무력으로 저항하는 캐시미르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5만 명 이상의 캐시미르 사람들이 인도 주둔군에 의하여 살해되었습니다. 청장년들은 집에서 연행된 다음날 시체로 발견됩니다. 유고 학살보다 더 비극적인 상황이 1989년 이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력에 의한 해결에 반대하고 정치적인 해결을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작년에 인도를 방문하여 정치인, 지식인, 언론인 등 지도층을 만나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왜? 파키스탄과 인도의 인구를 합치면 약 10억을 넘는다. 캐시미르 분쟁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세계 인구의 약 20%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막대한 국방비를 쓰고 있다. 캐시미르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된다면 우리는 국방비를 줄여서 발전소, 건설, 의료비 등에 더 투자를 할 수가 있게 되며 공동의 번영을 도모할 수 있다… 그렇게 강조했습니다.
이곳의 긴장이 에스컬레이터 될 소지는 많습니다. 지난 2년간 인도는 核운반 능력을 갖춘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주요 도시가 사정거리에 들게 됩니다. 우리는 미국을 통해서 인도에 제의했습니다. 즉, 미사일을 전면 폐기하는 방법을 놓고 토론해 보자고 한 것이지요. 인도는 중거리 유도탄도 개발중인데 동쪽으로는 한국까지, 서쪽으로는 中東, 남쪽으로는 서남아시아의 맨 아래쪽까지 사정권 안에 든다고 합니다. 파키스탄은 평화적인 核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核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놓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보상의 위협을 받는다면 우리는 즉시 核무기에 의존하는 방위능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인도가 核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하면 우리도 조건 없이 하겠다고. 우리는 主權국가로서의 생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귀하도 잘 아시겠지만 1971년에 인도는 東파키스탄으로 쳐들어 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분리시켜 방글라데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인도의 큰 덩치에 의하여 협박을 당하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롭게 번영하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권국가의 권리로서 평화적인 核개발을 계속 추구해가면서 인도에 대하여는 이 지역의 평화를 항구화하기 위한 대화를 중단 없이 시도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만』
―몇 년 전에 북한의 核무기 개발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을 때 한국에서는 북한이 파키스탄의 核연구 센터에 많은 기술자를 보내 연수를 시켰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파키스탄은 북한과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가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사긴 하지만 귀하가 말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남한과 북한이 자율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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