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사회/파헤친 歷史

한 그릇 국물로 나라를 잃고, 한 덩이 찬밥으로 목숨을 구하네

淸山에 2013. 8. 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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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국물로 나라를 잃고, 한 덩이 찬밥으로 목숨을 구하네!

          

 


 
전국책(戰國策)의 중산편(中山篇)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중산군(中山君)이라는 사람이 사대부들을 불러 잔치를 벌였다.

이때 사마자기(司馬子期)라는 사람도 초청을 받았다.

여러 가지 음식이 오간 후에 양고기 국을 먹을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마침 국물이 부족하여 사마자기에게는 몫이 돌아가지 않았다.

사마자기는 이것을 자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겼다.

 

그는 마침내 중산군을 버리고 이웃 초(楚)나라로 갔다.

그 후 그는 초왕으로 하여금 중산군을 공격하게 하였다. 중산군은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장정 두 사람이 창을 들고 뒤따르며 중산군을 지켜주었다.

중산군이 이상히 여겨 그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왜 나를 보호해 주는가?"

 

그들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저희 부친이 살아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날 부친이 배가 고파 쓰러져 있을 때

왕께서 친히 찬밥 한 덩이를 주셨습니다. 저희 부친은 그 찬밥 한 덩이를 들고 목숨을 건졌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실 때, 저희들에게 만약 왕께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으로 보답하라고 유언을 했습니다."

 

중산군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하였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며,

타인에게 원한을 사는 이유는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에 있구나.

내가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으로 목숨을 구하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