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로 北에서 노선-권력투쟁 일어날지도
趙甲濟
북한 방송엔 김정은이 늙은 군 장성들에게 둘러싸여 거들먹거리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를 본 한 기업인은 이렇게 평했다. “늙은 군인들이 애숭이 독재자를 부추겨놓고 자신들은 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하는 추한 모습이다.” 북한 사정에 밝은 국군 지휘부의 한 고위 인사는 “그 기업인의 말이 핵심을 찌르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북한 권력층 안에 노선 투쟁 비슷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김정은이 實權을 잡은 뒤 軍이 관리하던 외화벌이 사업권을 내각으로 가져간 것이 기폭제가 되었어요. 돈줄을 잃게 된 군대가 반발하였고 군부 實勢였던 이영호가 장성택(김정은의 고모부)에 의하여 숙청되었습니다. 장성택은 작년에 중국을 방문, 원조를 요청하였으나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성과가 없자 軍 지휘부는 장성택 식 실용노선을 반대하면서 김정은을 자기들 편으로 끌고 간 듯합니다. 이들은 긴장을 조성해야 외부로부터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계산한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북한군의 훈련이 놀라울 정도로 강화되었습니다. 實彈 사격량이 3~4배로 늘고, 비행훈련도 엄청 많아졌습니다. 기름, 탄약 재고량이 바닥 날 터인데도 저런 무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위기를 만들면 주변 국가들이 달래려 나올 것이고 그때 많은 원조를 받는다는 계산을 한 것 같습니다. 투자에 대한 회수이지요.
문제는 중국까지도 김정은의 행태에 짜증을 낸다는 사실입니다. 주변국들이 김정은을 달래기 위하여 식량 원조를 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 판명되면 이번엔 장성택 쪽의 반격이 시작될 겁니다. ‘강경 노선으로 얻은 게 무엇인가, 손해만 보았지 않은가’라고 말하면서 군 강경파를 몰아세울 때 권력층 안에서 티각태각하다가 돌발 사건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과 군부가 일으킨 이번의 核위기를 결산하게 될 때 ‘손해만 보았구나’로 결론이 나면 김정일과 군부의 권위가 약해질 것입니다.” 그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 여름 이후 북한정권의 행태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질서가 없다고 했다. 이는 지휘부와 김정은의 무능을 보여준다. 문제는 군대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김정은이가 언젠가는 질주를 멈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등에서 내릴 때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路線투쟁이 권력투쟁으로 악화되면 10.26 사건 같은 것도 가능하다. 모순과 갈등의 정도가 심해지면 대폭발의 임계점에 가까이 가게 된다. 이 인사는 “북한정권이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것은 예외이다. 역사에서 예외는 영원할 수가 없다. 드디어 망조가 든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고도 했다. 북한정권의 지배층 인사들의 아들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가를 조사하였더니 거의가 외화벌이 사업을 하거나 해외에 나가 있고 黨이나 군대 근무자는 몇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배층 안에서도 북한정권의 미래를 비관하고 있다는 암시이다. 개성공단 폐쇄로 가장 심한 고통을 당할 쪽은 북한정권이다. 5만 명이 실직자가 되면 20만 명이 먹고 살기 어렵게 된다.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黨과 행정 쪽은 강경론을 주도하는 군대에 불만이 많을 것이다. 이런 갈등은 노선투쟁을 넘어 권력투쟁으로 격화되고 심할 경우 政變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근무 한국인들의 전원 귀환을 지시한 것은 北의 변화를 몰고올지 모른다. 바람직한 변화 방향은 북한정권이 약화되고 주민들의 힘이 강화되는 것이다. 권력투쟁과 주민봉기가 동시에 일어나는 게 이상적이다. 누가 아는가? 일 자리를 잃은 개성공단 근무 북한 노동자의 반발이나 시위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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