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드니 4시간 만에 가는 여객기 파리=이성훈 특파원 이메일inout@chosun.com
美항공사들 내달 공개 예정… 유럽과 상용화 시기 놓고 경쟁 보잉(미국)과 에어버스(유럽)를 앞세워 세계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과 유럽이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개발 경쟁을 벌이며 자존심 싸움을 시작했다.
보잉과 록히드마틴, 걸프스트림 등의 미국 항공기 제조사들이 내달 영국 판보로 에어쇼에서 차세대 상업용 초음속 여객기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24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코드명 'X-54'로 불리는 이 초음속 항공기는 나사(NASA·미항공우주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이며, 최고 시속 4000㎞로 비행할 수 있다. 현재 20시간이 넘게 걸리는 런던~시드니(1만6000㎞) 구간을 단 4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이다. 나사는 날개를 매우 얇게 만들고 엔진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아 초음속 여객기의 단점인 소리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12인승으로 가격은 대당 8000만달러(약 92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6월 에어버스 모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파리~도쿄 구간(9700㎞)을 2시간30분 만에 비행할 수 있는 50~100인승 극초음속 여객기 개발 계획을 발표했었다. '제스트(ZEHST)'라는 명칭의 이 초음속 항공기는 지상 3만2000㎞ 상공에서 수소 연료를 쓰는 로켓 추진체로 시속 5000㎞의 속도로 운항한다.
상업화에는 보잉의 미국팀이 앞선 상황이다. 현재 나사의 기술 이전과 최종 생산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동과 유럽 고객을 상대로 판매처를 찾고 있다. 반면 유럽팀은 2020년까지 무인 시험운항기를 만들고, 본격적인 상업비행은 2050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콩코드 여객기가 안전과 값비싼 요금 문제로 운항을 중단했듯,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도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상업적 타당성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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