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팔경도 8곡병 (瀟湘八景圖 八曲屛) - 동정추월(洞庭秋月)
朝鮮, 1539年 以前 종이水墨 各 98.3×49.9cm 日本 重要文化財(뒷면) 日本 大願寺 所藏
병풍의 뒷면에 적혀있는 일본 승려 손카이(尊海)의 일기(日記)에 의해 1539년 이전(以前)에 그 려진 것이 밝혀진 작품으로, 제작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예가 드문 조선전기 회화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상팔경도 병풍이다.
대원사(大願寺)의 승려였던 손카이(尊海)는 대원사에 있는 대장경(大藏經)이 낡고 잔결에 불과하였으므로 새로운 대장경을 구하기 위해 1538년 조선으로 건너와 1539년 9월까지 머물렀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였다. 그의 기행 일기는 여기에서 중단되어 있는데, 이 병풍은
이때 조선에서 가져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소상팔경도의 각 폭은 병풍 우측부터 산시청람(山市晴嵐), 연사모종(煙寺暮鐘), 원포귀범(遠浦歸帆), 어촌석조(漁村夕照), 소상야우(瀟湘夜雨), 동정추월(洞庭秋月), 평사낙안(平沙落雁), 강천모설(江天暮雪)의 순서로 되어있다. 전, 중, 원경의 경물이 뒤로 물러나면서 화면 위쪽으로 배치되어, 각 경물 사이의 여백이 많아지면서 더욱 공간이 확대되었다.
도식화된 경물의 형태가 다소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산과 언덕의 묘사에 단선점준(短線點 )이 구사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16세기 전반기의 안견파(安堅派) 화풍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에 함께 전시되는 김용두 소장 <소상팔경도> 8폭이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양팽손(梁彭孫)의 <산수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병풍은 김용두의 소장품이나 양팽손의 작품에 비해 화면의 짜임새가 뒤지고, 필치가 성글고 유약하며, 경물의 형태도 어색하고 과장된 편이다. <원포귀범>의 전.중경에 묘사된 U자형의 비현실적인 바위 모습이나 <소상야우>의 중경에 그려진 폭포와 언덕의 생경한 표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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