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성학·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정당학회·조선일보 공동기획
박정희 체제 긍정적 평가 20代 67%… 50代는 90% 넘어 특히 경기에 민감한 30代 경제적 관점으로 평가
박정희 체제에 대해 성별, 연령, 지역, 이념을 초월한 긍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지만 세대별로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의 긍정적 평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최대 27%포인트까지 낮았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도 20·30대는 다른 세대보다 진보적이었다. 특히 이들은 경제성장보다 복지확대를 중시했는데 20대의 70.9%, 30대의 61.4%가 복지확대를 더 중시했고, 경제성장은 29.1%와 38.6%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경제성장과 복지확대 두 분야에 대한 찬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는 지역보다는 세대가 핵심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현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자유무역 확대정책 및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세대별 정치의식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단연 수도권이다. 수도권 30대의 경우, 박정희 체제 평가는 20대(69.1%)보다 긍정적인 75%였으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대(34.7%)보다 적은 28.6%였다.
30대는 20대보다 경제상황에 더 민감하다. 결혼과 집 장만 등이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돈을 저축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수도권은 교육비, 전세자금, 물가의 상승에 따른 체감경기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따라서 수도권 30대는 이명박 정부가 서민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본다. 기대했던 경제발전의 기회와 혜택이 자신들에게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의 신화를 이룬 박정희 체제에 대한 향수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학에서 젊은 세대가 진보적이고 나이 든 세대가 보수적인 것은 일반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정치가 지역주의에 의해 좌우되었다면 이제는 세대가 이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대균열은 이념균열과 중첩되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지역주의는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정치학계의 중론이다. 지역주의의 성격이 맹목적이 아닌 이해관계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에서도 신공항 백지화 평가에서 공항 유치 예정지역을 고향으로 둔 사람보다 현재 살고 있는 응답자들이 백지화에 대해 더 부정적이었다. 지역주의의 성격이 혈연·지연 등 1차적 관계에서 거주지의 발전과 경제적 이익 등에 기초한 새로운 지역주의로 변모해 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 간의 대결은 우리 정치에 세대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젊은 세대는 변화와 개혁을, 나이 든 세대는 안정과 체제유지를 선호한다. 그동안 지역주의에 가려 수면 위로 드러나지 못했던 세대변수는 대북정책 등에 대한 태도와 같은 이념적 요인과 결합하여 한국정치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과 같이 이념적으로 첨예하게 갈린 쟁점에 대한 세대별 반응을 지켜보면 내년 총선과 대선 등에서 20~30대들이 미칠 영향력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 5·16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지만 20~30대의 젊은 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긍정적평가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2일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5·16 발발 한 해 전인 1960년 발생한 4·19 혁명을 기념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오종찬기자 ojc197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