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학의 천기누설 “천하를 뒤집으려는데, 됩니다”[중앙일보] 입력 2011.05.13 01:43 / 수정 2011.05.13 08:03
5·16 직전 JP와 관상대면
5·16에는 기묘한 비사(秘史)가 있다. 백운학(白雲鶴)에 얽힌 이야기다. 원조 백운학은 조선말 대원군 때의 전설. 5·16 무렵의 백운학도 관상의 대가였다. JP의 회고다.
“혁명 전 일요일인가 석정선이 찾아왔기에, ‘너 혁명 같이하자’ 그랬더니 ‘난 못 하겠다’고 해. 그래서 ‘알았다. 못 해도 좋으니까 일절 말 내지 마라’ 그랬지. 석정선이 운송사업을 했는데 사고가 자꾸 나서, 나한테 유명한 관상쟁이한테 가보자고 하더군.”
석정선은 JP의 육사 8기 동기생. 그는 김종필과 함께 정군(整軍)운동을 했다. 두 사람 모두 강제 예편당했다. 두 사람은 백운학을 찾아간다. 백운학은 종로5가 제일여관의 안채를 빌려 쓰고 있었다.
“백운학이 누군지 난 몰랐지. 차례가 와서 석정선은 대청마루에 올라가 백운학 앞에 앉았고, 나는 관계없으니까 저쪽 복도에 앉아 있었지. 근데 백운학이 석정선은 안 보고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됩니다!’ 하고 소리를 쳐. 내가 ‘뭐가 되느냐’ 했더니 ‘허~’ 웃는 거라. ‘천하(天下)를 뒤집으려는데 됩니다.’ 그러는 거야.”
천기누설(天機漏泄)이다. JP는 즉각 반응했다. “‘아니 여보, 사람 죽이지 말라’고 딱 잡아뗐어. 그래도 계속 ‘허허’ 하고 웃데.”
백운학의 신통력은 이어진다.
“그러곤 석정선한테 ‘당신, 그거 바퀴 달린 거 팔어. 이번엔 사람 죽여.’ 이러데. 내가 오싹했어. 석정선이 운수업 하는 걸 알았던 거지. … 혁명하고 내가 백운학을 데려다 저녁을 먹였는데…. ‘88세 넘기겠어요.’ 그러드만. 내가 ‘그러면 천수를 다하는 거지’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 근데 백운학이는 일찍 죽었어.”
전영기 편집국장
“혁명 전 일요일인가 석정선이 찾아왔기에, ‘너 혁명 같이하자’ 그랬더니 ‘난 못 하겠다’고 해. 그래서 ‘알았다. 못 해도 좋으니까 일절 말 내지 마라’ 그랬지. 석정선이 운송사업을 했는데 사고가 자꾸 나서, 나한테 유명한 관상쟁이한테 가보자고 하더군.”
석정선은 JP의 육사 8기 동기생. 그는 김종필과 함께 정군(整軍)운동을 했다. 두 사람 모두 강제 예편당했다. 두 사람은 백운학을 찾아간다. 백운학은 종로5가 제일여관의 안채를 빌려 쓰고 있었다.
“백운학이 누군지 난 몰랐지. 차례가 와서 석정선은 대청마루에 올라가 백운학 앞에 앉았고, 나는 관계없으니까 저쪽 복도에 앉아 있었지. 근데 백운학이 석정선은 안 보고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됩니다!’ 하고 소리를 쳐. 내가 ‘뭐가 되느냐’ 했더니 ‘허~’ 웃는 거라. ‘천하(天下)를 뒤집으려는데 됩니다.’ 그러는 거야.”
천기누설(天機漏泄)이다. JP는 즉각 반응했다. “‘아니 여보, 사람 죽이지 말라’고 딱 잡아뗐어. 그래도 계속 ‘허허’ 하고 웃데.”
백운학의 신통력은 이어진다.
“그러곤 석정선한테 ‘당신, 그거 바퀴 달린 거 팔어. 이번엔 사람 죽여.’ 이러데. 내가 오싹했어. 석정선이 운수업 하는 걸 알았던 거지. … 혁명하고 내가 백운학을 데려다 저녁을 먹였는데…. ‘88세 넘기겠어요.’ 그러드만. 내가 ‘그러면 천수를 다하는 거지’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 근데 백운학이는 일찍 죽었어.”
전영기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