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와 한용운님의 옥중 시

일본인 가즈마가 설계하여 1907년준공 1908년 경성감옥으로 이름을 바뀜 일제는 36년간의 식민지 통치를 수행하면서 저항하는 조선인은 가차없이 체포 투옥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33인 민족대표와 3,000여명의 미결수가 수감 1945년 서대문형무소로, 1961년에 서울교도소로, 86년에는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뀌면서 독재에 항거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간 감옥       砧聲 (다듬이 소리)   何處砧聲至  그 어디서 들리는지 다듬이 소리 滿獄自生寒  옥에 가득 추위를 몰고 오는 밤 莫道天衣煖  하늘 옷이 따듯하다고 이르지 마라 熟如徹骨寒  뼛속까지 스미는 이 추위와 어떻다 하리       雪夜 (눈오는 밤)   四山圍獄雪如海  감옥 둘레 사방으로 눈이 펑펑 내리는 밤 衾寒如鐵夢如灰  무쇠처럼 찬 이불 속에서 재와 같은 꿈을 꾸네 鐵槍猶有鎖不得  철창의 쇠사슬 풀릴 기미 보이지 않네 夜聞鐵聲何處來  심야에 어디에서 쇳소리는 자꾸 들려오는지         獄中吟 (옥중에서 읊다)   山鸚鵡能言語     농산의 앵무새는 언변도 좋네그려 愧我不及彼鳥多  내 그 새에 못 미치는 걸 많이 부끄러워했지 雄辯銀兮沈默金  웅변은 은이요 침묵이 금일 바엔 此金賣盡自由花  이 금으로 자유의 꽃을 몽땅 사고자         病監後園  (병감의 후원)   談禪人亦欲  선을 말하는 것은 속된 짓이요 結網我何僧  인연 만드는 이 몸이 어찌 중이리 最燐黃燁落  훌훌 낙엽짐이 가장 슬프거니 繫秋原無繩  가을 매는 노가 없어 안타까와         秋懷 (가을 감회)   十年報國劍全空  나라 위한 십년 세월이 허사가 되고 只許一身在獄中  겨우 한몸 옥중에 눕게 되었네 捷使不來　語急  기쁜 소식은 오지 않고 벌레 울음만 요란한데 數莖白髮又秋風  몇 오리 흰머리칼에 가을바람이 분다       寄學生-獄中作  (학생에게 주는 글)   瓦全生爲恥  헛된 삶 이어가며 부끄러워하느니 玉碎死亦佳  충절 위해 깨끗이 죽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滿天斬荊棘  칼 들어 하늘 가린 가시나무를 베고 長嘯月明多  길게 휘파람 부니 달빛이 무척이나 밝구나       贈別  (이별) [먼저 출소하는 사람에서 써준 시]   天下逢未易  하늘 아래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獄中別亦寄  옥중에서 하는 이별 기이할 수밖에 舊盟猶未冷  옛 맹세 아직도 식지 않았거든 莫負黃花期  국화와의 기약을 저버리지 말게          종교 이름 출신지 신분 재판 결과 천도교 손병희 충북 청원 천도교 전 교주 징역 3년형 천도교 권동진 충북 괴산 천도교 도사 징역 3년형 천도교 오세창 서울 천도교 도사 징역 3년형 천도교 임예환 평양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나인협 평남 성천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홍기조 평남 남포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박준승 전북 임실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양한묵 전남 해남 천도교 도사 재판중 사망 천도교 권병덕 충북 청원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김완규 서울 천도교 신자 징역 2년형 천도교 나용환 평남 성천 천도교 도사 징역 2년형 천도교 이종훈 경기 광주 천도교 장로 징역 2년형 천도교 홍병기 경기 여주 천도교 장로 징역 2년형 천도교 이종일 충남 태안 천도교 월보부장 징역 3년형 천도교 최린 함남 함흥 보성고보 교장 징역 3년형 기독교 이승훈 평북 정주 장로교 장로 징역 3년형 기독교 박희도 황해 해주 중앙기독교청년회 간사 (북감리교) 징역 2년형 기독교 이갑성 경북 대구 세브란스의전부설병원 사무원 (장로교) 징역 2년 6개월형 기독교 오화영 황해 평산 남감리교 목사 징역 2년 6개월형 기독교 최성모 황해 해주 북감리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이필주 서울 북감리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김창준 평남 강서 북감리교 전도사 징역 2년 6개월형 기독교 신석구 충북 청원 남감리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박동완 경기 포천 기독교보사 서기 (북감리교) 징역 2년형 기독교 신홍식 충북 청주 북감리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양전백 평북 선천 장로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이명룡 평북 철산 장로교 장로 징역 2년형 기독교 길선주 평남 안주 장로교 목사 무죄 기독교 유여대 평북 의주 장로교 목사 징역 2년형 기독교 김병조 평북 정주 장로교 목사 체포되지 않음 기독교 정춘수 충북 청원 남감리교 목사 징역 1년 6개월형 불교 한용운 충남 홍성 승려 징역 3년형 불교 백용성 전북 장수 승려 징역 1년 6개월형     33인외 유관순 열사는 일제의 계속되는 고문에 조국의 독립을 못본채 1920년 9월 28일 오전 8시 20분 서대문 형무소의 어두운 감방에서 순국했다.    꿈과 근심 / 한용운    밤 근심이 하도 길기에 꿈도 긴 줄 알았더니 님을 보러 가는 길에 반도 못가서 깨었고나.     새벽 꿈이 하도 짧기에 근심도 짧은 줄 알았더니 근심에서 근심으로 끝간 데를 모르겠다.     만일 님에게도 꿈과 근심이 있거던 차라리 근심이 꿈되고, 꿈이 근심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