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나뭇가지에 잠시 앉았다가 날아간 다음 그 나뭇가지는 한동안 흔들
리며 날아간 새를 기억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이와 같이 저마다 지나간
자리에는 남기고 간 흔적들이 남게 됩니다.
세월이 지나간 자리에는 제행 무상(諸行無常)을 남기고 봄이 지나간 자
리에는 새로운 열매가 맺기 시작하고, 가을이 지나간 자리엔 알차고 풍
성한 열매가 남게 됩니다.
또 역사가 지나간 자리에는 인물과 유적이 남아서 업적을 남긴 사람은
위안으로 남고, 부정한 일을 한 사람은 악인으로 남게 되듯이 이렇듯 인
간이 지나간 자리에도 분명한 자취가 남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떤 흔적을 남
기고 그 자리를 떠나려 하십니까?
내가 가지고 떠날 것은 많은 재산도 아니오, 빈손도 아니오, 이 세상에서
내가 지은 죄와 복의 단 두 자만 가지고 가나니 많은 재산은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거룩하고 훌륭한 흔적을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아름다운 인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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