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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곰보빵> - 축의금 만 삼천 원 <퍼온글>

淸山에 2010. 12. 27. 07:03


 

 

 




 축의금 만 삼천 원 - 이철환의 <곰보빵>/ 그림: 방영경

 

      10년 전 나의 결혼식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예식장 로비에 서서 형주를 찾았지만 
      끝끝내 형주는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왔다.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여덟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어쩌나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숨을 몰아쉬는 친구 아내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석민이 아빠 가 이 편지 전해드리라고 했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곤히 잠들어 있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 낸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이기에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굶어야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내겐 있었으니까.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친구여, 오늘은 너의 날이다.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형주는 지금 조그만 
      지방 읍내에서 서점을 하고 있다. 
      ‘들꽃서점’..... 
      열 평도 안 되는 조그만 서점이지만 
      가난한 집 아이들이 편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무 의자가 여덟 개다. 
      그 조그만 서점에서 내 책 <행복한 고물상> 
      저자 사인회를 하잖다. 
      버스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여덟 시간을 달렸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줄 때와는 다른 행복이었다. 
      정오부터 밤 9시까지 사인회는 
      아홉 시간이나 계속됐다. 
      사인을 받은 사람은 일곱 명....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으로만 이렇게 이야기 했다. 
      “형주야, 나도 너처럼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 
       살며시 웃으며 담장 너머로 손을 내미는 
       사랑 많은, 그런 감나무가 되고 싶었어.....”

Can't Help Falling in Love - Elvis Presley

      Wise men say 
      현명한 사람들은 말하지요 
      only fools rush in 
      단지 바보들만이 사랑을 시도한다고 
      But I can't help 
      하지만 난 
      Falling in love with you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어요 
      Shall I stay 
      내가 곁에 머물러도 될까요? 
      Would it be a sin 
      그게 죄가 된다 해도 
      If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그대를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없어요 
      Like a river flows 
      강물이 흐르고 흘러 
      Surely to the sea 
      바다로 흘러가듯이 
      Darling so it goes 
      이것도 그런 거예요 
      Somethings are meant to be 
      운명적인 무엇인거죠 
       Take my hand 
      내손을 잡아요 
      Take my whole life too 
      내 모든 삶도 가지세요 
      For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그대를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없어요 
      Like a river flows 
      Surely to the sea 
      Darling so it goes 
      Somethings are meant to be 
      Take my hand 
      Take my whole life too 
      For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For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