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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본 지구

淸山에 2010. 12. 25. 19:31
  

 

 우주에서 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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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저1호가 64억 킬로미터 밖에서 찍어 보낸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지구의 모습ⓒ NASA


우리의 고향이 바로 여기다!

1977년 9월 5일 무인우주선 보이저1호가 태양계 행성을 탐사할 목적으로 발사되었습니다.
보이저호는 태양계 행성의 많은 사진들을 지구로 송신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토성의 고리가 얇은 얼음조각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 구를 떠난 지 13년이 흐른 뒤인 1990년 2월 초, 보이저호는 태양의 가장 바깥쪽 행성의 궤
도를 넘어선 공간을 초속 18km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
음에, 이미 배터리는 다 닳고 관성으로만 진행하고 있을 보이저호에 광속으로 신호를 보내 '
카메라를 지구로 돌려 사진을 찍어 전송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신호는 5시간 후에
60억km 떨어져 있는 보이저호에 도달했습니다.

몇 달 후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실현가능성이 없을 것 같은 이 명령에 따라 보이저호가 90년 3월부터 5월 사이에 태양계의 가족들과 우주공간에 외롭게 빛나는 '창백한 푸른점' 지구 등을 찍은 수 십장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태양계 행성 탐사 임무를 마치고 아무런 에너지도 없이 관성으로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보이저호의 충실한 명령수행은 많은 과학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보이저호는 이제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지금쯤 광대무변한 우주공간을 외롭게 질주하고
있을 겁니다. 이 외로운 우주여행은 앞으로도 200만년 동안은 계속 될 것입니다.

보이저가 보낸 이 한 장의 사진에 영감을 받아 칼 세이건은 자신이 쓴 <창백한 푸른점>(Pale Blue Dot)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주공간에 외로이 떠있는 한 점을 보라. 우리는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사랑
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성자와 죄인 등 모든 인류가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티끌
과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그 렇습니다. 한 때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가 살았던 곳이 바로 이 한 점, 지구입니다.
아름다운 시와 음악과 사랑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지독한 증오와 잔인한
행위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원히 살 것 같은 기세로 환경을 파괴하
고 하늘을 찌를 듯한 콘크리트 건물로 아성을 쌓고, 우중충한 시멘트벽에 갇힌 채 불안한 삶
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각 은하에는 천억 개의 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별에 딸린
행성의 수는 그 몇 배는 될 것입니다.


이 태양계의 끝자락을 벗어나면 아득한 어둠속 공간만이 우주를 지배합니다. 우주선으로 7
만년을 달려야 겨우 별(恒星: 태양) 하나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 별 이름은 알파 센타우리입니다. 우리 태양계와는 가장 가까운 항성계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빛으로 가면 4.3년이면 도달할 수 있지만, 우주선으로는 초속 18km의 속도로 달려도 7만 년이 걸리는 먼 거리입니다.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계산하면 우리은하 안에만 해도 우리와 비슷한 문명이 1만개는 족히
된다고 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외계문명을 만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
리는 어린왕자처럼 꿈을 먹고 삽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보면서 공상에 잠기기도 하고,
밤에 잠을 자면서 별나라를 여행하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생텍쥐페리 아저씨는, 어린왕자의 고향별이 해왕성 너머 명왕성이 속해있는 카이퍼벨트 또
는 오르트 구름속의 소행성 중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금 우주선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천억 개의 소행성들이 있기 때문에 어린왕자의 고향별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종사 아저씨는 최선을 다해 어린왕자를 목적지까지 무사히 데려다줄 것입니다.

미래의 어느 날, 꿈의 에너지가 개발되어 아름다운 별나라를 여행하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어린왕자를 태운 우주선이 무사히 고향별에 도달할 것을 기원하는 소박한 꿈도 함께 꾸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