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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와인'의 주인공, 레오 힐링어]
이길상기자의
와인 LETTER
오스트리아 와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다. 사실 기자도 오스트리아 와인에 있어서는 일반 소비자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와인을
마시는 데 있어 ‘국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 보다는 코와 입에서 느끼는 감각이 중요할 뿐.
꽤 괜찮은 오스트리아 와인을 하나
발견했다. ‘힐링어’(Hillinger)다. 2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힐링어 와인 테이스팅에서 힐링어 스파클링(07), 스몰 힐
화이트(08), 힐링어 소비뇽 블랑, 스몰 힐 로제, 스몰 힐 레드(이상 07), 생 로렌(06), 힐 쓰리 TBA(05) 등을 맛
봤다.
전날 비행기로 공수한 스몰 힐 화이트는 망고향과 함께 신선하고 산뜻한 느낌이 좋았다. 이어 나온 힐링어 소비뇽 블랑은 풀향과
꽃향이 코를 기분 좋게 간질이고, 적당한 산미와 입 안에 감기는 느낌이 근사하다.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었는데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며 마이클 호프켄 힐링어 세일즈 매니저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스몰 힐 화이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맛이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
있다면 이건 상대적으로 시간이 지나도 캐릭터를 유지하는 힘이 있다고나 할까.
이 날의 베스트 와인. 소비자가를 물어보니
7만5000원이란다.
오스트리아 고유 품종인 생 로렌 100%로 만든 생 로렌은 산딸기향이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매끄러운 바디에 첫
느낌에서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힘이 탄탄했다. 이건 아직 시판되지 않는 와인이라는 데 오스트리아 와인을 느끼는 데 한번 시도해 볼 만
하다.
힐 쓰리 TBA는 귀부와인 3대 생산지로 내세우는 부르겐란트에서 만든 와인답게 꿀보다 더욱 달콤하고 강렬한 느낌이
압도적이다.
그렇다고 다 좋은 건 아니었다. 스몰 힐 로제와 레드는 다소 밋밋했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권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이날
와인 자체보다 더욱 눈길을 끈 건 사실 세일즈 매니저가 들고 온 브로슈어에 등장하는 와이너리 오너 레오 힐링어(42)다.
오웬
윌슨을 연상시키면서 훨씬 잘 생긴 얼굴이 ‘꽃남’에 빠진 한국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듯 하다. 키는 190cm가 넘고, 포도송이를 집어든
팔은 탄탄한 근육을 자랑한다. 이력이 궁금해 물었더니 역시나. ‘휴고 보스’의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단다.
힐링어 와이너리에는
1일 평균 200명이 예약을 통해 방문한다. 방문객은 종종 레오 힐링어를 볼 수 있는데 보는 순간 매혹적인 얼굴과 카리스마에 탄성을 내지르기
일쑤란다.
지난해 와이너리를 방문한 와인수입사 수미르와인의 김미경 대표는 “여자들이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근육에 감탄의 소리를
낸다. 단지 잘 생긴 게 아니라 카리스마까지 겸비했다”고 증언했다.
24유로(약 4만7000원)만 내면 누구든지 와이너리 투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얼굴을 보니 가고 싶지 않은가.
와이너리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모습 가운데 하나는 직원들이 등 번호가
적힌 폴로 셔츠를 유니폼으로 입고 일하는 것. 폴로 선수로도 활약한 적이 있는 힐링어의 주문 사항이란다.
힐링어는 1990년
23세의 나이에 저가로 막 마시는 더블 리터 와인을 생산하던 작은 와이너리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후 미국, 남미, 호주, 뉴질랜드 등을
돌아다니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새로운 와인 만들기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오스트리아 동부 부르겐란트의 노이지들러 호수 근처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최고급 와인 ‘힐’ 시리즈를 만들어 1997년부터 생산량의 50%를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힐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2005년 가벼운
느낌으로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스몰 힐’ 시리즈도 탄생했다.
“남들이 다 만들 수 있는 똑같은 형태의 국제적이고 패셔너블한
와인 생성에는 관심 없다. 나는 오스트리아 최고 품질의 창조적인 와인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외쳐온 힐링어의 철학이 인정받은 대목이라는 게 마이클
호프켄 세일즈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밸류
와인을 찾아서]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그랑 리제르바(Marques de Caceres Gran Reserva, 2000)
와인전문가
안준범씨는 “딱 리오하 와인이다. 바닐라 향에 가죽향, 처음부터 산화된 느낌이
나지만 바로 오픈 해 마셔도 최적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음식과
같이 먹으면 정말 좋다. 하몽(돼지다리로 만든 스페인 전통 햄)과 먹으면 근사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와인은 산미가 도드라진다. 루비 빛 액체를 씹으면 탄닌이 견고하게 느껴지지만 역시
첫 번째 캐릭터는 산미다. 마치 전날 오픈 한 와인을 다음날 마셨을 때 나는 느낌.
이는 음식과 같이 먹을 때 빛을 발한다. 부드러움과 산미과 음식과 와인의 풍미를
동시에 살리니까 말이다. 산미가 부담된다면 숙성을 상대적으로 덜한 리제르바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사는 양조학의 아버지 에밀 페노 교수와 미셸 롤랑의 혁신적인 양조
기술을 리오하의 테루아와 품종에 잘 접목해 가장 유명한 스페인 와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한줄
가이드=산미와 부드러움, 숙성의 느낌을 함께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딱!
와인
정보
①와인명: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그랑 리제르바
②생산지/생산자(사):
스페인 리오하/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③종류:
레드
④포도품종:
템프라니요, 그라차노, 카르차나 틴타
⑤알코올:
15%
⑥바디/당도:
미디엄/드라이
⑦수입사
책정가격: 10만원
[와인 단신]
와인 업계는 금주에도 다양한 새 소식을 쏟아냈다. 와인에 대한 명상을 제공하는 책, 최고급 와인 디너, 새롭게 떠오른 와인 등
다채롭다.
●와인전문가 안준범씨 신간 ‘와인 읽는 CEO'
와인 전문가 안준범씨가 생애 첫 저서 ‘와인
읽는 CEO'(21세기북스)를 출간했다. 와인 정보서가 아니라 와인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생을 성찰하는 책으로 기획됐다. 안준범씨는 “명상의
기회를 주는 책이다. 와인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노비노, 하이 엔드 이탈리안 와인 디너
연다
‘하이 엔드 이탈리안 와인 디너’가 27일 서울 성내동 ‘알파르코’에서 열린다. 레 페르골레 토르테(94, 이하
소비자가 39만원), 바롤로 깜페(00, 60만원), 메소리오(01, 85만원) 등 7종의 와인을 멧돼지와 포르치니 버섯 등 전통적인 이태리
요리와 곁들여 마실 수 있다. 35만원. 문의 비노비노 02-475-3880
●노스스타, 최고의 메를로
선정
미국 워싱턴주의 샛별 '노스스타'가 지난 21일 ‘사우스 비치 와인 앤 푸드 페스티벌’ 일환으로 열린 메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샤토 슈발 블랑, 파비, 앙젤뤼스, 라 콩세이앙뜨 등 쟁쟁한 와인을 제치고 최고의 메를로 와인으로 뽑혔다. ‘노스스타 왈라왈라 밸리
메를로 2005’와 ‘노스스타 콜럼비아 밸리 메를로 2005’는 각각 1,2위를 차지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LG
트윈와인, 그린애플 모스카토 GS25 판매 시작
LG상사 트윈와인은 GS25 편의점 전국 매장에서 ‘그린애플 모스카토‘
판매를 시작했다. 달콤한 맛과 5%의 저도수 와인인 '그린애플 모스카토'는 편의점 주요 고객층인 20~30대 싱글들이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베버리지 타입이다. 2만1900원
●킬리카눈, 론칭 1주년 이벤트
롯데주류BG는 ‘킬리카눈’ 론칭
1주년을 맞아 와인 전문 사이트 ‘와인 엑스퍼트(www.wine.co.kr)’에서 소비자 사은 이벤트를 진행한다. 킬리카눈에 대한 테이스팅 후기나 론칭 1주년
축하글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로버트 파커 디너에 나왔던 킬리카눈 그린스 빈야드 외 킬리카눈 킬러맨즈런, 킬리카눈 더 렉키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