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사회/좋은글 窓가

한국의 名文-21/나무들 비탈에 서다(황순원)

淸山에 2010. 10. 7. 11:46
 
 
 
 
*


한국의 名文 시리즈-21/나무들 비탈에 서다(황순원)
 출처=인터넷 월간조선 2006.10
그 속에 초가집 열여덟 채가 무거운 지붕을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黃順元
 
  편집자 注: 이 작품은 1960년 ‘사상계’에 발표된 장편소설이다. 이 글은 소설가 金埈成씨가 발췌해 보내온 부분이다. 金埈成씨는 “6·25와 4·19 이후 좌절과 무기력에 빠진 젊은이들의 의식세계를 그려내며 역사와 인간, 전체와 개인을 세밀하게 조명하고 있다.”고 추천배경을 설명했다.
월간조선 
  이건 마치 두꺼운 유리 속을 뚫고 간신히 걸음을 옮기는 것 같은 느낌이로군. …산 밑이 가까워지자 낮 기운 여름 햇볕이 빈틈없이 내리부어지고 있었다. 시야는 어디까지나 투명했다. 그 속에 초가집 열여덟 채가 무거운 지붕을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전혀 戰禍를 안 입어 보이는데 사람은 고사하고 생물이라곤 무엇 하나 살고 있지 않는 성싶게 주위가 너무 고요했다. 이 고요하고 거침새 없이 투명한 공간이 왜 이다지도 숨막히게 앞을 막아서는 것일까. 정말 이건 두껍디 두꺼운 유리 속을 뚫고 간신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느낌인데. 다시 한번 동호는 생각했다.
 
 
입력날짜 : 2006-10-25 (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