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한용운

淸山에 2010. 7. 25. 20:28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 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 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 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1919년 3월1일 서울 종로 태화관에서 거행된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문 낭독 장면
(기록화, 최대성 作, 독립기념관)

만해 한용운
독립운동가, 승려, 시인
만해 선생님은 기미 만세운동시에 33인의 대표로 참가 평생을
나라 독립에 바쳤으며, 박애주의와 인자, 사랑의 선학으로
조선 민족의 불심을 일깨운 종교 지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