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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 기습과 천안함 기습

淸山에 2010. 5.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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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인간들과 한 하늘 밑에 산다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우리는 물려 죽을 줄 알면서

호랑이를 집에서 키우는 셈입니다 - 김동길   
 
 
 
 북의 잠수정이 북에서 만든 어뢰로 대한민국의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가 되었습니다. 민간인과 군인이 합동으로 그동안 최선을 다하여 우리가 짐작만 하고 있던 사실들을 소상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수거한 어뢰의 부품들을 다 보여주면서, 그 어뢰가 무기 수출용으로 북이 발간된 책자에 실린 설계도면과 일치한다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눈과 귀가 성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다”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두 허위 날조된 ‘사기극’이라고 목청을 돋구는 놈들이 있습니다. “생사람 잡지 말라”면서, 오리발을 내밀 뿐 아니라, 남쪽에 ‘검열단’을 파견하겠다며 큰소리를 치는 자들이 있어서 쓴웃음을 금치 못하게 하는데, 이놈들은 천안함 침몰이 자기들의 한 짓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생떼를 쓰고 나오는 것 뿐 일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런 일을 감행한 인민공화국의 잔인무도한 김정일과 그의 도당들을 증오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일을 당한 우리 국군을 “준비가 없었다”고 비난하는 자들이 남한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입니다. 이 모든 물증에도 불구하고, 이 자들은 그것이 북에서 한 짓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라디오의 시사토론을 그 발표가 있은 뒤, 바로 그 날 밤에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네 사람이 나와 앉은 것 같은데, 토론자의 인선이 우선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 하나와 대학교수라는 사람 하나는 처음부터 북의 인민공화국과 김정일을 편들기 위해, 두둔하기 위해 그 자리에 나와 앉아 있는 거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 자들은 말끝마다 우리의 국방이 잘못돼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겁니다. 노무현 때에는 북이 이런 짓을 안 했는데 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뒤에 이런 일이 자주 생기는가, 그것도 대한민국의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정당의 국회의원인지, 어떤 대학의 교수인지는 모르나, 이런 인간들과 한 하늘 밑에 산다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우리는 물려 죽을 줄 알면서 호랑이를 집에서 키우는 셈입니다.
 
 미국시간으로 1941년 12월 7일 바로 해 뜨기 전에 일본 공군이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폭격했습니다. 일본 비행기 100대와 상당수의 잠수함이 들이 닥쳐 진주만에 정박 중인 태평양 함대를 작살을 냈습니다. 전함 <아리조나>는 지금도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24시간 이내에 미국은 일본에 대하여 선전을 포고하고, 태평양전쟁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일본은 정말 기습작전을 했는가. 정확한 공격시간은 몇 시인가, 폭격기의 기종은, 대수는 등등을 따지는 국회의원도 없었고 대학교수도 없었습니다. FDR(루즈벨트)은 일본에 대하여 선전을 포고했을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지금처럼,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다만 우왕좌왕할 뿐이다가는, 땀 흘리고 피 흘려 가꾸어온 이 대한민국이 망하겠어요. 망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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