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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古史 논쟁, 양식과 룰을 지키자[동서남북]

淸山에 2016. 6. 23. 14:35






[동서남북]

上古史 논쟁, 양식과 룰을 지키자

이선민 선임기자


입력 : 2016.06.23 06:01 | 수정 : 2016.06.23 06:03

 

이선민 선임기자
 


지난 몇 년간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상고사(上古史) 논란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야사학자들의 공격을 받던 강단사학계의 주류 학자들은 올봄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속 시민강좌를 열고 대중 역사잡지에 재야사학자들을 비판하는 특집을 잇달아 게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한동안 이를 주시하던 재야사학자들은 연합단체를 결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민족문화연구원·국학연구소·한민족역사문화학회·세계환단학회 등은 26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미래로 가는 바른역사협의회(미사협)' 발대식을 갖는다. 이들은 국내외 학술교류와 인재 양성, 역사문화 강좌 개설과 민족정신 고취 등 시민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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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태 전개는 진작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그동안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 특별위원회나 동북아역사재단 등 국가기관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여러 차례 부딪혔던 양측은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중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제 앞으로 더욱 격화될 상고사 논쟁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소모전을 피하고 생산적이 되기 위해 양측이 함께 지켜야 할 몇 가지를 짚어보려고 한다.


우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서로 인신 공격이나 비방을 삼가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식민사학' '사이비 역사학'으로 규정해 매도하는 것은 대화와 토론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다. 쓸데없이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자극하지 말고 차분히 이성적으로 논쟁의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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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부터 2009년까지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실렸던 역사지도.

동이족의 분포 지역과 고조선의 세력 범위를 함께 그려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선일보 DB
 

다음으로는 학문 외적 요소를 끌어들이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정치를 동원하고 외교·행정·교육에 무리하게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역사적 사실과 학문적 논리에 따라 결론이 내려져야 할 논쟁을 집단의 세(勢) 대결이나 목소리 싸움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크다. 사법적인 심판에 의존하는 것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관련 인사들이 지식인으로서 기본 자세를 지킨다면 법이 학문의 영역에 개입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양식(良識)이 전제되고 난 뒤 이뤄지는 논쟁은 학문적 토론의 룰을 준수해야 한다. 학문적 논쟁은 자기 주장만 일방적으로 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주장에 질문하고 상대방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견(異見)을 좁혀 합의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진행된 상고사 논쟁은 계속해서 동어반복(同語反復)을 되풀이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인 낙랑군의 위치는 낙랑군 등 한사군(漢四郡)이 요서(遼西) 지역에 있었다는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강단사학계 주류학자들은 중국 역사서에 보이는 요서의 낙랑군은 평양 지역에 있던 낙랑군이 313년 고구려에 의해 멸망한 뒤 일부 낙랑 유민(遺民)이 옮겨간 '낙랑교군(僑郡)'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런 설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재야사학자들은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우리 상고사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일본 등 인접국이 관계돼 있고 전 세계 학자들이 주시하는 국제적인 이슈다. 그런 점에서 미사협이 '국내외 학술교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설립 취지로 내건 것은 고무적이다. 국내에서만 우기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기준으로도 손색없는 상고사 논쟁이 벌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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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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