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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흰나비 애벌레에 안먹히려… 고추냉이·겨자'매운맛 진화'

淸山에 2015. 7. 6. 14:46







배추흰나비 애벌레에 안먹히려… 고추냉이·겨자'매운맛 진화'
박건형 기자


입력 : 2015.07.05 22:51 |

수정 : 2015.07.06 09:28



스스로 毒물질 만들어 보호

   


	배추흰나비

배추흰나비   

 
생선회와 초밥에는 고추냉이(와사비)를 푼 간장이 제격이다. 여름철 시원한 냉면은 겨자와 만나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앞으로 초밥에 고추냉이를 바르거나 냉면에 겨자 소스를 넣을 때는 곤충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미국 미주리대 크리스 파이레스 박사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고추냉이, 겨자, 케일, 무 등 십자화목(十字花目) 식물들은 배추흰나비〈사진〉 애벌레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수천만년에 걸쳐 스스로 매운맛이 나도록 진화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십자화목 식물들의 유전자(DNA) 비교 분석을 통해 이들이 9000만년 전에 글루코시놀레이츠(glucosinolates)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겨자기름의 주성분인 글루코시놀레이츠 성분은 사람이 먹으면 톡 쏘는 매운맛이 난다. 하지만 배추흰나비 애벌레 등 곤충에게는 내장이 손상될 정도의 치명적인 독(毒)으로 작용한다. 십자화목 식물은 이 성분을 만들어내도록 진화하면서 곤충의 먹이가 되는 것을 피했다는 것이다.


주식(主食)을 잃은 애벌레도 반격을 시작했다. 십자화목 식물이 글루코시놀레이츠로 자신을 보호한 지 1000만년 정도가 지나자 애벌레들은 이를 먹어도 소화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십자화목 식물들은 더 강력하고 다양한 글루코시놀레이츠 계열 물질을 만들어냈다. DNA 분석 결과 애벌레와 식물들은 장기판에서 '장군' '멍군'을 부르는 것처럼 서로 번갈아가며 진화를 거듭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레스 박사는 "우리가 오늘날 다양한 십자화목 식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은 배추흰나비 애벌레와 식물이 수천만년에 걸쳐 벌인 군비(軍費) 경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