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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차례 걸쳐 3조2000억달러 풀어… G7 합치면 10조달러[美, 달러풀기 축소]

淸山에 2013. 12. 20.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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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풀기 축소]

 美, 3차례 걸쳐 3조2000억달러 풀어… G7 합치면 10조달러
 김태근 기자

 

입력 : 2013.12.20 01:31

 

 

 

 

日·유럽은 축소 움직임 없어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은 미 연준(Fed) 100년 역사에서 지난 2009년 3월에야 처음 시도한 '비정상(非正常)적' 정책이다. 보통 중앙은행은 단기 금리를 올리고 내려 시중에 풀리는 돈의 양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경기를 관리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를 내려 돈을 풀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될 것 같으면 금리를 올리는 식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치자, 미 연준은 기준 금리를 0%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돈이 돌지 않고 경기가 계속 얼어붙었다. 그러자 미 연준은 어떻게든 시중에 돈이 돌게 하기 위해 직접 돈을 찍어 금융회사와 모기지 회사들이 가진 장기 채권을 사들였다.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시중에 돈을 공급한다는 뜻에서 '양적 완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의 양적 완화는 총 3차례에 걸쳐 이뤄졌는데 1차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총 1조7250억달러, 2차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 7월까지 6000억달러를 풀었고, 3차는 작년 9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조치는 일본 중앙은행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001년 3월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미한 규모 탓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실패했다.

 

미국이 2009년부터 이어진 양적 완화로 시중에 풀어댄 돈은 총 3조2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33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양적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선진 7개국(G7)이 시중에 푼 돈은 이미 10조달러를 넘긴 것으로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추산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8일 마침내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Tapering) 정책으로 전환했지만,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유럽 등 다른 선진국은 아직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美, 달러풀기 축소]

 떠나는 버냉키의 結者解之(결자해지)
김태근 기자

입력 : 2013.12.20 01:34

 

 

금융위기 후 양적완화 도입, 경제침체와 싸운 '헬리콥터 벤'… 마지막 기자회견서 축소 발표
FT "조종석 떠나는 버냉키… 자동항법장치에 맞춰놨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사실상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시대를 상징하는 '양적 완화' 정책의 후퇴를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경제 침체와 극한 대결을 벌이며 휘둘렀던 비장의 무기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은 내년 2월에 기수를 넘겨받을 재닛 옐런 차기 의장의 짐을 덜어주는 '결자해지(結者解之)'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냉키 의장이 조종석을 떠나면서 자동항법장치에 맞춰놓았다"고 묘사했다.

 

폴 볼커 전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파이터'였다면 2006년 취임한 벤 버냉키 의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침체와 맞서 싸운 '소방수(fire fighter)'로 불린다. 대공황 전문가인 그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일도 마다 않겠다"는 발언으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연준 이사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함께 일하면서 저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했고,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파생 상품 판매와 대출 관행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년 넘게 스탠퍼드와 프린스턴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공황 당시 연준의 경기 대응 방안을 깊이 연구했던 그의 진가는 오히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양적 완화와 같은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대책을 쏟아내면서 빛을 발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5월 한 차례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치솟고,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버냉키 쇼크'를 몰고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양적 완화의 축소가 곧 팽창적 통화정책의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로 금리 정책은 2014년까지 확고히 유지된다"는 메시지로 시장의 불안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직접적이고 명확한 화법을 쓰는 버냉키의 메시지 전달법은 모호한 말로 월가 애널리스트의 머리에 쥐가 나게 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소통법과 극명하게 대비되기도 한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극단적 실험이 성공이었는지는 그의 퇴임 후에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美, 달러풀기 축소]

 손성원 "세계경제 病이 나아 퇴원한 것 아냐", 샤르마 "앞으로 신흥국간 차별화 가속화될 것",

로저스 "양적완화 끝나면 그 代價 치를 것"
뉴욕=나지홍 특파원
입력 : 2013.12.20 01:28

 

전문가 진단

  
본지는 양적 완화 축소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진단하기 위해 19일 짐 로저스(Rogers) 로저스홀딩스 회장, 루치르 샤르마(Sharma)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신흥시장 총괄대표,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석좌교수를 인터뷰했다.

 

손성원 교수는 "그동안 세계 경제는 양적 완화라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서 연명해 온 셈"이라며 "비로소 산소호흡기를 떼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병이 완전히 나아서 퇴원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은 경제지표가 강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세계경제가 고른 성장으로 경제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니라는 뜻이다.


  

 (사진 왼쪽부터)손성원, 루치르 샤르마, 짐 로저스


신흥시장 전문가인 루치르 샤르마 대표는 "양적 완화 축소로 인해 신흥국의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일부 신흥국은 외국인 투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샤르마 대표는 한국에 대해 "소득 2만달러 국가 중 가장 경쟁력 있고 전망이 밝다. 신흥시장 중 '금메달리스트'"라며 "양적 완화 축소에도 한국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실탄'(외환보유액)을 비축해 놓았고,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어 경제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는 "이번에 세계경제가 양적 완화 축소에 차분하게 대응했지만, 양적 완화가 완전히 종료된 게 아니다"며 "향후 강한 충격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연준이 시중에 푸는 돈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 상황에 불과하며, 양적 완화가 완전히 종료될 때 세계경제의 모습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2013년은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돈을 찍어낸 해였고 전 세계에 인위적인(artificial) 돈이 둥둥 떠돌아다녔다"면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바다는 언젠가 말라버릴 것이고, 그러면 우린 모두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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