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백화점의 남자 화장실 큰 일 보는 곳이 두칸인데 그 중 한쪽에 들어가 앉아서 막 볼일을 보는 참에 옆칸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말을 걸어 온다. "안녕하세요?" 된장~~화장실에서 일 보는데 무슨 인사 ? 혹시 휴지라도 달라고 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대꾸한다. "네, 안녕하세요." 그랬더니 옆에서 바로 대답한다. "네, 식사는 하셨습니까?" 진짜 된장할... 똥 싸는데 밥먹는 이야기 하는 것은 또 뭣이여 ! "예, 방금 먹었습니다. 그쪽에 계신 분도 식사는 하셨습니까?" 그랬더니 옆에서 기상 천외한 내용으로 말하길.. . . . . . . . . . "죄송합니다. 이만 전화 끊어야겠습니다. 옆에서 어떤 미친 녀석이 자꾸 내 말에 대답을 하네요..."
어느 하루 - 임춘리 밭고랑 다독이는 손끝에서 생명이 숨을 쉬며 움 틔울 때 이 고랑 저 고랑 넘나드는 몸은 천근만근 하루를 잡고 주저앉아 등줄기 타고 흐르는 땀은 옷가지와 하나 되어 한 줄기 바람을 기다린다.
새벽이슬 한 모금씩 마시고 우 쑥 자라나는 수고로움 확인하는 순간까지 풍요를 기원하는 손길에 묻어나는 땀방울 무게만큼 안겨주는 거짓 없는 자연 일상의 정성도 저문 깊은 밤 곤한 숨소리에 화들짝 놀란 별빛 고운 밤하늘이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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