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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도청’ 美언론 아닌 英언론 가디언이 특종한 까닭은

淸山에 2013. 7. 3. 19:37

 

 

 

 

 

 

美정부 도청’ 美언론 아닌 英언론 가디언이 특종한 까닭은
정치권 눈치 안봐 “성역은 없다” …최초 폭로한 기자 “또 다른 폭로”

  


   
 지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특종 보도한 매체는 미국 언론이 아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 글렌 그린월드 기자(왼쪽)
AP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발행부수가 적은 데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디언이 대형 사건을 연거푸 특종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보도했다. 192년 전통의 가디언의 발행부수는 16만부로 미국 아칸소주의 일개 지역 신문 덩치 밖에 안된다. 이렇게 ‘작은’ 가디언은 지난해에도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 계열 타블로이드의 전화 도청 사건을 특종 보도했고 2010년 말에는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을 입수해 보도한 5개 매체 중 하나였다.

 

가디언에 대형 제보가 잇따르는 것은 이 신문의 성역 없는 보도 자세 때문이다. 미국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특종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가디언은 미국 언론이 무시하는 미국 외교 정책과 시민 자유, 내부 제보 등을 광범위하게 다룬다”면서 “미국 언론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비해 정치권력에 고개를 숙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의 성역 없는 비판은 독특한 소유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시각도 있다. 가디언의 소유주는 ‘스콧 트러스트’라는 자선단체로 보도의 독립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가디언의 경영난은 심각하다. 전반적인 인쇄매체의 하향세 속에 현재 발행부수는 2006년 초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가디언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주 100만달러씩의 적자를 이어왔다. 가디언의 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것은 스콧 트러스트가 소유한 중고차 판매 사이트 등 몇몇 벤처기업들이다. 그래서 “(가디언이 도산할 경우) 다음 특종은 중고차 판매 잡지에 보도될지 모른다”는 우스개까지 나돈다.

 

한편 그린월드 기자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방대한 스파이 활동이 펼쳐졌다는 또 다른 대형 폭로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 내용을 보면 세계가 경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