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벌과 함께

좀 돈벌이가 될 줄 알고 덤볐는데 !

淸山에 2013. 2. 6. 21:34
 

 

 

 

좀 돈벌이가 될 줄 알고 덤볐는데 !

 

처음에 벌 3통을 구입하고 얼마 후 멀리 농장에 있는 벌 5통을 구입하였으니

이에 따르는 빈 벌통과 벌 보호 장비, 장갑, 훈무기, 채밀에 필요한 채, 커다란 꿀 용기, 기계톱, 그 밖의 장비 구입하고

꿀 나오자 500g  1Kg 용기마져 구입하였는데 그동안 들어간 비용이 NZ$5200.00정도 되었다.

 

또 멀리 농장도 일 주일에 한번 꼴도 가 봐야하니

차 연료 비용도 만만치 않아 꼭꼭 숨겨논 비자금 팡팡 비워지는데

꿀 채밀하여 아는 분들에게 500g 한 병씩 나눠 주다 보니 헉 ㅎㅎ

돈은 들어 오지 않고 또 한국에 형님, 누님, 조카, 장모님, 처제들에게 5Kg씩 보내니 첫해의 수확은 그냥 말 그대로

깨진 독에 물 붙기 식이었다.

 

수중에 돌아 온 것 없었어도

웬지 마음만은 좋았던게

벌하고 같이하는 그 시간이 흥미와 내 성격이 맞아서 그런가?

말이 벌 관리지 집에 있는 벌은 매일 시간 짬만 나면 그 벌통 앞에서 소일하였으니

그 벌들의 습성, 상태, 등 나름대로 벌 초자가 배울 것이 많았다.

 

또 언제인가부터는 꿀 먹이 축만 내는 숫벌들 제거하는 작업으로

옛날 어려서 소나무 송충이 잡던 기억으로 대나무 쪽집게를 만들어

벌통 입구에 드나드는 숫벌들 꼭 집어 제거하는 작업은 또 뭐랴.

나도 남자지만 벌들 세계에서 숫벌은 그야말로 제대로 대우 받을 기회도 없이

먹이 축 낸다고 어떤 때는 벌들의 일벌들 틈에서 눈치를 보고 벌통 밖에서 어슬렁 거리다 사지지는 경우도 수 없이 보았다.

 

이런 등등의 벌 세계에 관심이 고조되고 그렇게 빠져 들다 보니

벌을 떠나서는 나의 할 일이 없게 되는 경우가 되었다.

 

내 노년에 심심할 겨를은 없어 소일거리는 괜찮았다.

매일 보던 벌들이지만 어느 시기부터는 그들 일벌들이 대견하게 보이고

또 귀여운 내 새끼들로 간주되어 그들과 나는 서로 대화하듯이 이야기 나누며

일기가 흐리면 벌통 안에 삐끗 얼굴 내밀고 들어 가는 모습도 귀엽다.

 

가끔은 한 밤중에도 후라쉬 켜 벌들 상태 점검하는데

어느날이었다.

 

내 방 바로 창가 옆에 있는 벌을 1호로 명명하여

1호를 보는데 또 옆에는 키 큰 나무가 있어 그 나무 가지 사이로 거미줄을 쳐 논 곳을 보고

경악했다.

벌들 날아가다 거미줄에 걸릴 까 낮에 몇차례 없앴는데 꼭 밤에 거미줄 쳐 놓아 몇마리 내 새끼 걸려 죽은 것에

나는 엄청 화가 나 그 거미 보기만 하면 묵사발 낼 생각만 하였었다.

 

그런데 한 밤중 커다란 거미가 줄을 치느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기라.

요놈 잘 만났다 신속히 쳐 논 거미줄 걷어 내고 그 거미를 잡아 발로 뭉게 버렸으니

얼마나 속이 시원하였을까?

 

평소에 그렇게 거미를 죽일 일 없었는데

나의 귀한 일벌 몇 마리 거미줄에서 목숨을 끊겼었으니

며칠 벼루던 심사가 그렇게 작정하게 했었다.

 

ㅎㅎ

 

 

 

 

문제의 그 거미줄과 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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