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나라의 졸업식 문화
졸업식의 감동은 만국이 공통, 문화는 각각 다르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나눈 추억과 감동, 그리고 아쉬움으로 코끝이 찡해졌던 졸업식의 기억,
다들 가지고 계시죠? 친구들과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왜 그렇게 눈물이 흐르는지.
저는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졸업식 모두 토끼눈과 빨개진 볼,
입가엔 어색한 웃음을 하고 찍은 사진들만 있답니다. ^^
<그림1. 졸업식>
졸업식은 오래전부터 대다수 나라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졸업을 축하하는 졸업식의 의미는 세계 모든 나라가 공통이겠지만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이 졸업생들의 졸업 기념행사나 의상은 많이 다르답니다.
다른 나라에는 어떤 행사로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기념하는지, 각기 다른 졸업식 문화에 대하여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세계 여러 나라의 졸업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졸업식
우리나라의 졸업식은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모두 2월에 일제히 열립니다. 대학교의 경우 가을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8월 말에 졸업식이 한번 더 열리는데요. 이 졸업식을 코스모스가 피는 계절에 한다고 해서 ‘코스모스 졸업식’이라고 부릅니다. 졸업식은 국민의례 후 축사를 듣고 졸업장 수여, 재학생 송사, 시상 등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그 후엔 각 속해 있는 반으로, 각 과로 나뉘어져 졸업장을 수여 받고 각자 기념촬영을 합니다.
<그림2. 우리나라 대학교 졸업식>
대학교 졸업식은 학사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착용하는데, 식이 끝난 후 졸업을 자축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이 학사모를 날리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교 졸업식의 피날레가 됩니다. 학교 안에서의 모든 졸업식 행사가 종료되면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기념하여 맛있는 식사를 하러 가게 되죠.
<그림3. 졸업식에 즐겨 먹는 음식인 자장면>
우리나라의 경우 졸업식 날엔 자장면을 많이 먹는데요. 가난했던 옛 시절, 졸업식엔 특별하고 귀한 음식이었던 자장면을 사주는 것이 하나의 졸업식 문화로 자리 잡아 쭉 이어져왔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피자가게도 많이 가지만 저는 뭐니 뭐니해도 자장면이 최고! 자장면을 먹어야 졸업식이 잘 마무리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답니다.
우리나라는 식사를 다 끝낸 후 졸업식의 전체적인 일정을 마무리 하는데요. 화려한 행사보다는 가족, 지인들과 함께 졸업식의 감동을 나누고, 앞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바라는 것에 의의를 둔 기념행사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일본 졸업식
2월이 졸업식 시즌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4월 신학기 전인 3월에 졸업식이 거행됩니다. 일본의 졸업식은 매우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데요.
<그림4. 일본의 대학교 졸업식>
아주 경건한 마음으로 졸업식 축사를 경청한 뒤 한 사람 한 사람 나가서 졸업장을 받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수성적으로 졸업을 한 학생들에게 주는 상이 따로 없고, 졸업장만 수여를 한 뒤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죠. 우리나라의 경우, 강당이나 운동장에서 대표로 몇 명이 졸업장을 받고 각 반으로 이동 후 전체적으로 졸업장을 주는데, 일본의 졸업식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졸업식으로서의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일본 졸업식의 특징은 의상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부모님의 경우 어두운 계통의 정장, 여자 대학생의 경우 ‘하카마’라는 전통의상을 졸업식 의상으로 착용합니다.
<그림5. 졸업식에 하카마를 입은 학생들>
‘하카마’는 일본 전통 옷 종류 중 하나로, 커다란 천을 허리 아래로 감싸 입는 하의인데요. 일본 대학교 여학생들은 졸업식을 위해 ‘하카마’를 준비하고 의상에 어울리게 머리나 화장을 하는 것이 전통처럼 내려오고 있다고 하네요. ‘하카마’는 우리나라의 학사모와 가운처럼 졸업식의 필수 의상입니다. 특별한 날,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일본 졸업식에는 ‘두 번째 단추’로 마음을 확인하는 독특한 고백 문화가 있는데요. 여학생이 평소 관심 있던 남학생에게 ‘너의 두 번째 단추를 줄래?’라며 마음을 고백하는거죠. 때문에 졸업식날, 일본 남학생들의 셔츠에서 두 번째 단추가 떨어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추가 심장에 가장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그 단추를 주면 그 남학생의 마음을 주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하니 굉장히 로맨틱한 의미가 숨어있죠?
홍콩 졸업식
<그림6. 홍콩 졸업생들>
홍콩의 졸업식은 11월 또는 12월에 거행됩니다.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식이 진행되고 학사모와 학사가운도 착용을 하는데, 홍콩의 경우 학사모와 학사가운의 대여기간이 길어 시내에서도 종종 졸업식 복장을 하고 졸업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11월에서 1월 시즌에 홍콩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이러한 광경들을 보시고 ‘주변에 대학교 졸업식이 있나?’ 하고 의아해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림7. 졸업 축하의 의미로 인형을 선물>
홍콩의 대학 졸업식에는꽃다발과 함께 인형을 선물하는 것이 문화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 대학생 손에 인형이 들려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졸업식이 끝나면 대다수 학교에서 디너파티가 열리는데요. 학교 졸업식에 이어 졸업을 축하하는 연설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즐긴다고 해요.
몽골 졸업식
몽골은 가을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5월이 졸업식 시즌입니다.
<그림8. 전통의상을 입은 졸업생들>
몽골의 졸업생들은 전통의상인 ’Del’을 입고 선물로 초콜릿과 하얀 인형, 꽃다발 등을 받는다고 하네요. 졸업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나 뒷풀이 행사가 독특한데요.
<그림9. 자이승 어버를 돌고 있는 졸업생들>
몽골에서는 졸업식이나 결혼식과 같은 기념일에는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의 자이산의 ‘어버’라고 하는 돌무덤을 돌며 좋은 일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미래를 기원하는 것이 전통이기 때문에 졸업식이 끝난 후 학생들이 단체로 자이산을 오르게 되는거죠. 자이산을 돌고 돌다가 학생들끼리 탭댄스를 추기도 하고, 기념 촬영도 하며 함께 즐거움을 나눈답니다. 전통적인 기원 문화를 중시하는 것은 우리도 배웠으면 좋겠죠?
이런 의식이 끝나면 졸업생들끼리 기념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꽤나 장기간 동안 졸업의 기쁨을 나누는 편이죠~
미국 졸업식
미국은 5월이 졸업 시즌입니다.
<그림10. 미국의 졸업식>
미국의 졸업행사는 식은 매우 경건하고 엄숙하되, 기념행사는 매우 자유롭고 화려한 편입니다. 학생들은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하여 예의를 갖추고 참석하며, 규모가 큰 공간에서 졸업생을 중심으로 식이 진행되도록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한 명 한 명씩 이름을 호명하여 졸업장을 수여한 뒤에, 졸업생들이 학교 수업에서 배웠던 것들을 부모님 앞에서 직접 공연이나 전시를 통해 뽐내게 됩니다. 이런 행사가 분야별로 이루어져서 2~3일 동안 졸업식을 진행하는 학교도 많이 있습니다.
<그림11. 미국 드라마 ‘가십걸’ 속 졸업파티 장면>
미국학생들의 졸업식이 경건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이루어졌다면 졸업파티에서는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졸업의 기쁨을 즐기게 되는데요.
남자는 턱시도를, 여자는 드레스를 입고 파트너와 함께 성대하게 준비된 파티장에 참석하는데요. 미국의 하이틴 영화에서 10대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졸업파티 장면이 많이 등장해서 어떤 모습인지 머릿속에 잘 연상되시죠? 간혹 밤새워 댄스와 음주를 즐기는 모습이 지나쳐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졸업을 축하하고 오늘만은 해방감을 느껴보라는 의미에서 부모님께서 직접 준비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시아 졸업식
러시아는 중·고교 졸업식은 매년 5월쯤, 대학교는 6월에 열립니다. 러시아는 한국과 달리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이동 없이 한 학교에서 다니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졸업생들간의 우정이 더 두텁고 함께 맞이하는 졸업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12. 화려한 의상과 띠를 착용한 러시아의 졸업생들>
졸업을 맞은 고등학생들은 교복을, 대학생들은 드레스나 정장을 입는데요. 이들은 모두 화려한 색의 띠를 착용합니다.
<그림13. 분수에 뛰어들어 해방감을 느끼는 졸업생들>
졸업식이 끝난 후에는 거리를 행진하는 세레머니를 한 뒤, 화려한 분수대나 강에 뛰어들어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하나의 통례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네요~
또한 졸업식을 마치고 나서 정부에서 각 지역마다 졸업생을 위한 축제를 준비해준다고 하니, 졸업생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억되겠지요?
스웨덴 졸업식
몇몇 나라에서는 졸업식이라는 행사가 아예 없을 정도로 졸업장 수여에 의미를 두고 엄숙하게 이루어지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스웨덴은 졸업식을 거리의 화려한 축제와 같이 중요한 행사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림14. 마린룩 복장을 한 졸업생들>
먼저 학생들은 학사모와 졸업가운이 아닌 마린 룩의 복장을 하게 되는데요. 졸업식 의상으로 특이하면서도 자유분방해보이죠?
졸업식이 끝난 뒤에는 기념촬영을 하고 단체로 트럭에 올라타게 됩니다.
<그림15. 졸업생이 탑승한 트럭 >
왠 트럭이냐구요? 스웨덴의 학생들은 함께 트럭에 타고 거리를 돌며 졸업을 자축하는 환호성을 외칩니다. 우리나라 월드컵이 우승했을 때처럼 트럭 안에서 경적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답니다. 이날 만큼은 아무리 시끄러워도 마을 사람들은 졸업생들을 축하해주고 함께 즐겨준답니다.
트럭을 타고 마을을 돈 뒤 가족들, 이웃들과 함께 졸업을 축하하며 즐겁게 식사를 즐깁니다. 이처럼 독특한 졸업식 문화를 선보이는 스웨덴에서는 ‘졸업식’이라는 것이 졸업생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졸업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것이 당연한 ‘모두의 축제’ 로 자리 잡았습니다.
독특한 졸업식 문화를 가진 나라들을 알아봤는데요. 나라마다 기념행사는 다 다르지만 졸업식 노래를 부르며 이별에 대한 아쉬움, 졸업에 대한 감동으로 눈물을 훔치고, 서로 껴안으며 훗날을 기약하는 졸업식의 풍경은 만국이 공통이겠죠?!
최근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는 졸업식의 감동적인 모습 대신 졸업 문화가 과도하게 변질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비난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나칠 정도의 행동으로 튀어 보이기보다는, 졸업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기억하고 모두가 함께 축하하는 행사로 잘 자리 잡아 갔음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