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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종업원이 지켜본 朴正熙: 양말 빠는 대통령

淸山에 2012. 8. 7. 06:12

 

 

 

 

 

호텔 종업원이 지켜본 朴正熙: 양말 빠는 대통령 
 
 
 그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사색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단정한 사람, 조용한 사람, 자상한 사람이다. 
趙甲濟    


 
 朴正熙 대통령은 대전 유성의 만년장 호텔을 애용하였다. 1970년대 自主국방을 집념 있게 추진하던 대통령은 무기 개발 연구소가 있는 대전을 자주 찾았고 그때마다 이 호텔을 이용하였다.
 
 대통령 전용실 곁엔 부속실이 있었다. 호텔 주인은 사위인 宋모 씨를 부속실에서 당번처럼 근무시켜, 대통령의 심부름을 하도록 했다. 宋씨는 1969~1979년까지 11년간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본 셈이다.
 
 그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사색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단정한 사람, 조용한 사람, 자상한 사람이다.
 
 "방에 혼자 계실 때는 항상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분을 모시면서 제가 당황한 적이 세 번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부속실과 대통령 침실 사이엔 문이 있었는데, 대통령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宋 씨가 방으로 들어가니 대통령이 목욕탕에서 빤 양말을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宋 씨가 황급히 다가가니 대통령은 '신경 쓰지 말라'는 투로 손짓을 하면서 익숙한 솜씨로 물기 있는 양말을 뜨거운 라지에이터 위에 걸쳐 두었다.
 
 두번째 이야기: 어느 겨울 아침 宋 씨가 대통령 방으로 들어가니 朴正熙는 열린 창문 곁에 의자를 갖다 놓고는 비스듬히 누운 채 자고 있었다. 宋 씨가 다가갔다. 대통령은 "송군, 내가 조금 더 자야겠어"라고 했다. 나중에 대통령이 宋 씨에게 들려준 자초지종은 이러하였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라지에이터에서 너무 더운 열기가 나오는 거야. 약하게 하려고 뜨거운 손잡이를 돌리다가 손잡이가 깨어졌어. 宋군을 부르려고 나와 보니 소파에 누워 자고 있더군. 깨우기도 그렇고 해서 창문을 열고 잔 거야."
 
 그때 대통령이 경호원을 불렀다면 이 호텔 주인은 경호실로부터 혼이 났을 것이다.
 
 세번째 이야기: 朴 대통령 방에는 탁자가 있었다. 대통령은 이 탁자 앞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호텔 측에서 파란 印度(인도) 사과를 장식용으로 탁자 위에 놓아 두었다. 어느 날 아침 朴 대통령이 宋 씨한테 사과를 들어보이면서 말하였다.
 
 "송군, 이거 사람이 먹은 건 아니겠지?"
 
 宋 씨가 사과를 받아 살펴 보니 쥐가 파먹은 흔적이 뚜렷하였다. 대통령 방에 쥐가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등골에 진땀이 났다. 어쩔 줄 몰라하는 宋 씨로부터 사과를 가져 간 대통령은 과일 깎는 칼을 가져오더니 사과를 잘게 썰고 나서는 쓰레기 통에 버렸다. 한 마디 말이 없었다.
 
 "그 사과를 그대로 두면 경호관들이 알아차리고 저와 호텔 경영자들을 문책할 것이라고 걱정하셨던 거죠. 쥐가 파 먹은 흔적을 지워서 저를 보호하려고 그렇게 하신 거지요."
 
 宋 씨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너무나 서민적이고 소탈하여서 사람 차별을 안 하는 이였다. 박정희의 좌우명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겐 春風처럼, 자신에겐 秋霜(추상)처럼 대한다"였다. 
 

 

 

 

 

 

이하는 '朴正熙 傳記'에 실린 5.16 前後의 朴正熙 모습이다.


인간 素描

권력자로 변한 박정희는 소박한 인간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육사 생도들을 혁명 지지 시위에 동원하는 데 일역을 맡았다가 박정희의 경호원이 된 육사 11기 이상훈(전 국방장관) 대위는 광주에서 열린 혁명 지지 대회에 참석한 박 의장을 수행하여 작은 호텔에 들었다. 한밤중에 호텔 문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데 화장실을 겸한 세면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이 대위가 가보니 박정희가 양말을 빨아 줄에 널고 있었다. 양말이 신고 온 한 켤레밖에 없어 밤에 몰래 나와서 그런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대위에게 들킨 박정희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박정희의 양말과 관계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5·16 당시 국무원 사무처 보도과장은 국방부 보도과장 출신 李容相(이용상)이었다. 혁명 정부하에서는 공보부의 보도처 보도과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박정희가 9사단 참모장일 때 그 밑에서 정훈부장으로 근무했던 이용상 시인은 계급을 떠나서 박정희 집안과 인간적으로 친밀했다.

기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이용상에게 박정희 의장과의 기자회견을 주선해 달라고 졸랐다. 이용상은 장충동의 의장 공관으로 전화를 걸었다. 육영수가 받았다. 박 의장이 언제 돌아온다는 것만 확인했다. 이용상은 중앙청 출입기자들을 데리고 무턱대고 장충동으로 갔다.

박정희는 외출에서 돌아오더니 발을 씻고는 양말도 신지 않은 채 회견 장소에 나와 의자에 걸터앉았다. 이낙선 소령이 호주머니 속에 양말을 넣고 와서 박 의장에게 귀엣말로 “사진기자들도 왔으니 양말을 신으시지요”라고 했다. 박정희는 큰 소리로 “발은 찍지 말라고 해!”라고 하면서 끝까지 맨발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일보 尹宗鉉(윤종현) 기자가 “박 의장님은 주량이 어느 정도입니까” 하고 물었다.

“내 주량은 여기 있는 이용상 동지에게 물어 보시오.”

윤 기자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다시 물었다.

“아닙니다. 이용상 과장의 주량은 우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묻는 것은 의장님의 주량입니다.”

“아마, 이용상 동지 주량은 여러분들도 잘 모르실 겁니다. 이분은 종로에서 동대문까지 가는 데 일주일이 걸리는 사람이에요. 중간, 중간에 있는 술집을 다 들러야 하거든요.”

5·16 혁명 직후 박정희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 가운데는 洪得萬(홍득만) 중사가 있다. 그는 5·16이 났을 때 육군 참모차장실 선임 하사관이었다. 그는 1952년 박정희가 대구에서 육본 작전국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그 밑에서 하사관으로 근무했다.

어느 날 일직사령 박정희 대령이 사병들을 집합시켰다. 홍 중사가 “집합 완료”를 보고하자 박정희는 “전원 모자 벗어!”라고 명령했다. 사병들의 두발 상태가 불량함을 확인한 박 대령은 “가서 가위 가져와”라고 했다.

박정희는 두발 상태가 가장 단정한 홍 중사의 머리칼을 싹둑 자른 뒤 “해산시켜”라고 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들어가 버렸다. 홍 중사는 박 대령에게 찾아가서 “명색이 제가 하사관인데 이렇게 하시면 부하들이 저를 어떻게 보겠습니까”하고 하소연을 했다. 박정희는 웃으면서 “그럴 거야. 지금 사병들이 뭘 하고 있는지 한번 보고 와”라고 했다. 홍 중사가 막사로 내려가 보니 텅 비어 있었다. 사병들이 모두 이발하러 갔다는 것이었다. 하사관이 억울하게 혼이 나는 것을 본 사병들이 알아서 한 것이었다. 홍 중사가 “이것도 지휘통솔법입니까”라고 하니 박정희는 “바로 그거야”라면서 씩 웃었다. 5·16이 터지자 홍 중사는 바로 곁에서 박정희를 시중드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박정희는 최고회의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잠을 언제 자는가 싶을 정도로 항상 깨어 있고 일하고 있었다. 박정희는 야전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 아침 신문부터 꼼꼼히 읽었다. 그 다음엔 중앙정보부, 육해공군 정보부대에서 올라온 각종 보고서들을 뜯어 밑줄을 쳐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진정서와 건의서들을 읽었다. 보고서를 읽느라고 아침을 생략할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육영수가 신당동 근무 중인 박환영 중사를 시켜 꿀 한 병과 잣 한 봉지, 그리고 양주 한 병을 보냈다. 박정희는 홍 중사가 있을 때만 잣 몇 알을 입에 털어 넣은 뒤 양주 한 잔을 얼른 마시곤 했다. 꿀은 가끔 한 숟갈씩 퍼먹었다.

혁명의 성공으로 박정희의 신당동 생활은 곧 끝나게 되고 육영수의 생활도 많이 바뀐다. 육영수의 사촌동생인 宋在寬(송재관·전 어린이회관 관장)은 그때 <평화일보> 기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군부 쿠데타 소식을 듣고 이종 사촌자형이 앞장을 섰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한 반년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육영수가 송재관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 회사 끝나고 우리 집에 들러 줄 테야?”라고 했다.

“무슨 일이죠?”

“나, 지난번에 돈 탄 것 가지고 집수리했어.”

그날 퇴근길에 신당동에 들렀더니 육영수는 처마 끝에 플라스틱 차양을 덧대어 놓고 자랑하고 있었다. 곗돈을 타서 마음먹고 만든 것이었다.

그런 평범한 주부이던 육영수에게 송재관은 5월17일 전화를 걸었다.

“아니, 자형은 왜 앞장서서 그런 일을 했어요?”

송재관은 이종 사촌누님으로부터 “그러게 말이다…”란 말을 기대하면서 위로의 말을 준비했다. 그런데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육영수는 정치나 시국 같은 데에는 무관심하던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육영수는 정색을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니, 동생 무슨 소리야?”

“아니, 자형이 위험한 일에 가담하셨기에….”

송재관은 순간적으로 ‘내가 말을 잘못 했나’라고 생각했다. 육영수의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상이 온통 부정부패로 물들고 혼란에 빠진 채로 국민들이 어떻게 살겠어? 그냥 그대로 간다면 나라는 어떻게 될 것 같아?”

송재관은 대충 대답하고 전화를 끊으면서 “이상하다. 저 누님이 언제 저렇게 변했나”라고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