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종업원이 지켜본 朴正熙: 양말 빠는 대통령 그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사색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단정한 사람, 조용한 사람, 자상한 사람이다. 趙甲濟
朴正熙 대통령은 대전 유성의 만년장 호텔을 애용하였다. 1970년대 自主국방을 집념 있게 추진하던 대통령은 무기 개발 연구소가 있는 대전을 자주 찾았고 그때마다 이 호텔을 이용하였다. 대통령 전용실 곁엔 부속실이 있었다. 호텔 주인은 사위인 宋모 씨를 부속실에서 당번처럼 근무시켜, 대통령의 심부름을 하도록 했다. 宋씨는 1969~1979년까지 11년간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본 셈이다. 그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사색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단정한 사람, 조용한 사람, 자상한 사람이다. "방에 혼자 계실 때는 항상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분을 모시면서 제가 당황한 적이 세 번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부속실과 대통령 침실 사이엔 문이 있었는데, 대통령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宋 씨가 방으로 들어가니 대통령이 목욕탕에서 빤 양말을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宋 씨가 황급히 다가가니 대통령은 '신경 쓰지 말라'는 투로 손짓을 하면서 익숙한 솜씨로 물기 있는 양말을 뜨거운 라지에이터 위에 걸쳐 두었다. 두번째 이야기: 어느 겨울 아침 宋 씨가 대통령 방으로 들어가니 朴正熙는 열린 창문 곁에 의자를 갖다 놓고는 비스듬히 누운 채 자고 있었다. 宋 씨가 다가갔다. 대통령은 "송군, 내가 조금 더 자야겠어"라고 했다. 나중에 대통령이 宋 씨에게 들려준 자초지종은 이러하였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라지에이터에서 너무 더운 열기가 나오는 거야. 약하게 하려고 뜨거운 손잡이를 돌리다가 손잡이가 깨어졌어. 宋군을 부르려고 나와 보니 소파에 누워 자고 있더군. 깨우기도 그렇고 해서 창문을 열고 잔 거야." 그때 대통령이 경호원을 불렀다면 이 호텔 주인은 경호실로부터 혼이 났을 것이다. 세번째 이야기: 朴 대통령 방에는 탁자가 있었다. 대통령은 이 탁자 앞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호텔 측에서 파란 印度(인도) 사과를 장식용으로 탁자 위에 놓아 두었다. 어느 날 아침 朴 대통령이 宋 씨한테 사과를 들어보이면서 말하였다. "송군, 이거 사람이 먹은 건 아니겠지?" 宋 씨가 사과를 받아 살펴 보니 쥐가 파먹은 흔적이 뚜렷하였다. 대통령 방에 쥐가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등골에 진땀이 났다. 어쩔 줄 몰라하는 宋 씨로부터 사과를 가져 간 대통령은 과일 깎는 칼을 가져오더니 사과를 잘게 썰고 나서는 쓰레기 통에 버렸다. 한 마디 말이 없었다. "그 사과를 그대로 두면 경호관들이 알아차리고 저와 호텔 경영자들을 문책할 것이라고 걱정하셨던 거죠. 쥐가 파 먹은 흔적을 지워서 저를 보호하려고 그렇게 하신 거지요." 宋 씨가 기억하는 朴 대통령은 너무나 서민적이고 소탈하여서 사람 차별을 안 하는 이였다. 박정희의 좌우명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겐 春風처럼, 자신에겐 秋霜(추상)처럼 대한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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