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담비'…노루 사냥장면 포착
담비 두 마리가 새끼노루를 사냥하는 모습이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서 포착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담비(사진)가 치악산 이외의 곳에서 목격된 적은 있지만 사냥장면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6월17일 치악산국립공원에 설치한 자연생태 관찰용 무인 카메라를 통해 담비들의 사냥 장면을 최초 촬영했다고 5일 밝혔다. 30초짜리 이 동영상에는 담비 두 마리가 나무를 오르내리며 새끼노루 한 마리를 공격하고 있고, 새끼 노루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담비의 위협에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족제비과인 담비는 몸길이 50~70㎝, 몸무게 3~5㎏의 중간 크기 동물로 같은 과의 오소리나 수달과 달리 나무를 잘 타고 날쌔게 달리는 게 특징이다. ‘담비가 모이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용맹하고 사나운 게 특징이다. 울창한 산림지역에서 2~3마리씩 무리지어 서식하며 주로 작은 설치류나 나무 열매를 먹잇감으로 한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이용욱 주임은 “동영상에는 담비의 노루 포획장면이 담겨있지 않지만 7월9일 촬영된 노루 가족 영상에 새끼 한 마리만 있던 것으로 미뤄볼 때 해당 동영상의 새끼노루는 담비에게 잡아먹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연구원 김의경 박사는 “그간 담비의 생태정보가 매우 귀했는데, 이번에 촬영된 영상이 담비 생태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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