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갇혀 다산초당에 가지 못함/초의
내가 자하동을 좋아하는 것은
거기 화초와 함께 어르신(다산)이 계신 때문인데
마침 장마철이 되어서 가지 못하도다
행장을 꾸려 놓은 지 스무 날이 지났고
어르신께서 간곡히 불러 주셨는데
이 지경이니 뭐라 변명할 것인가
한밤에 별과 달이 사뭇 빛나고
머물던 먹구름이 새벽 되자 흩어지네
너무나 기뻐 지팡이 짚고 일어나 보니
물색들 정녕 신선하구나
장삼자락 걷어잡고 시냇물 건너고
머리 숙여 대나무 숲도 뚫고 지났다
가까스로 만폭교에 다다르니
하늘색 갑자기 찌푸려지는데
골짜기 바람에 나무는 휘청이고
그 기운 벼랑 깊이까지 미치는구나
바람 불고 물방울 수면을 튀어 솟구친다
그만 중도에서 돌아오고 말았으니
서글픈 심사 토로하기 어렵구나
열흘이 지나도록 이 지경이니
슬프다 칠 척의 이 한 몸뚱이여
가벼이 날고자 해도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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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음악을 사랑하는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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