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핌트 효소의 활동이 활발한 악성 암세포에서 p53이 감소한 것에 주목했다. 또 핌트의 활동이 많았던 암 환자의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0% 정도 낮다는 사실도 새로 알아냈다.
연구 결과 핌트가 p53의 분해를 촉진토록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핌트가 p53의 분해를 촉진하는 단백질이 잘 달라붙도록 촉진하고 결국 p53이 크게 감소해 항암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바뀌거나 기존 암은 이상 증식이 촉진된다. 이는 핌트를 잘 조절하기만 하면 p53의 기능을 오히려 강하게 만들거나 정상화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실제로 인간 암 세포에서 핌트 자체를 없애버리자 암 세포가 완전히 죽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 핌트가 p53을 조절하는 원리가 인간의 암 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적용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한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먼저 핌트를 조절할 수 있는 후보 약물을 찾아내야 한다. 또 각종 실험을 거쳐야 해 신약 개발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한 교수는 “암 치료제를 개발할 때 가장 강력한 항암 유전자인 p53의 조절 원리를 밝히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며 “이번에 그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 확실한 목표를 찾아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p53=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이상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 ‘tumor protein 53’(종양단백질 53) 또는 ‘항암 유전자’라고도 부른다. 이 유전자가 제 역할을 못하면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세포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암세포에서 p53 유전자에 이상이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