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밤, 묘봉암을 찾았습니다.
시어머님 생신이 바로 오늘이걸랑요...
기적의 약수를 먹고, 산사에서 하룻밤을 묵어보자고 남편을 살살 꼬드겼지요.
울 남편은 마눌이 황빠(황우석 박사 지지자)만 그만두면 하루에 한번 업어준다고 했을만큼
황박사님께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ㅋ
오후 2시쯤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정체가 심해서 묘봉암 가는 길은 칠흑같은 어둠 뿐.
은해사 정문에서 이렇게 늦은 밤에 묘봉암으로 통행 금지시킨다고 하셨지만
혜신스님을 뵙기위해 간다니까 무사통과...
초행길에 경사진 길에, 꼬불꼬불,,, 손에 진땀이 났지라...
비가 약간 내린 터라.. 지반이 물러서 자동차 바퀴가 헛돌고
진퇴양난...
핸드폰은 수신불가지역임을 알리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더듬 더듬... 더듬이 달린 곤충처럼 ...
휴... 다시는 첩첩산중길을 다니나보자... 헥헥...
드뎌 목적지인 묘봉암 도착..
공기가 어쩌면 그렇게 맑은지... 푸른 공기라고 할까..
공기에 색깔을 입치자면 진초록색 공기빛이랄까...
타이거사랑님이 거기서 한달만 요양을 하셨으면...싶었습니다.
처음 절을 맡으신 스님이 너무 위축되신다고
주말마다 부산팀이 오시는 거 같았습니다.
바다사나이님과 애국자님과 깃발님이 오셨고
스님 두 분도 계셨습니다.
맛있는 찬으로 상을 가득 채우시고 기다려 주신 애국자님도 캄사함당,.
애국자님 반찬솜씨 주깁니댕...
바다사나이님은 울 남편을 설득해서 황빠로 동지로 영입하려고 사력을 다하시더군요,.
식후에, 스님은 보이차를 권하셨습니다.
통나무 탁자에 다기를 놓고, 보이차 파티를 했습니다.
슈퍼에서 파는 그런 보이차 맛과는 깊이가 다르던데요..
깊은 맛과 향...
조용한 산사에서 늦은 밤... 우리들은 도란도란 밤 깊은 줄 몰랐슴당,,,
빠들 모이면 이야기가 끝이 없지요.
가을 밤 하늘의 만월... 산사에서 보름달 구경도 색다른 맛이었지요.
년중 가장 달이 커지는 때라고 하네요.
별은 초롱초롱 빛나고...
중천(中天)의 밝은 달은
촛불이며 나의 벗이 됐나니
흰구름 자리 펴고
산허리 휘둘러 병풍 두르리
대나무 젓대소리 솔바람소리
소량(蕭凉)도 해라
청한(淸寒)함은 뼈에 저리고
심간(心肝)을 깨워주네.
흰구름 밝은 달 두 손님 모시고
나 홀로 차 따라 마시니
이것이 바로 승(勝)이로구나...
초의(草衣)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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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비바람만 맴돌지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것이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 듯
덧 없는 바람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짜피 바람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니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니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가는게 좋아...
글 - 묵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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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 심진스님
바람도 떠나간 조용한 산사에
스님의 독경소리 은은도 한데
지저귀던 산새의 울음소리도
스님의 예불인양 장엄하구나
연꽃가득 피어난 부처님얼굴
세파에 시달린 이내설움 아시는 듯
연못속에 비치는 산사의 풍경
풋풋한 꽃향기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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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산사 / 정목스님
아무것도 없는 종이위에 산은 그려도
바람은 바람은 그릴수 없어
벽을 향하여 참선하는 님의 모습 그려도
마음은 마음은 그릴수 없네
솔바람이 우우~ 우 잠을 깨우는
산사에 바람소리가 들릴뿐
마음은 그 어디에도 없어라
내 영혼 깊은 곳을 적시는
산사에 바람소리
산사에 바람소리
해 저물고 달이 뜬 산사에 가냘픈 촛불이
바람에 바람에 꺼질듯이 흔들리고
달빛이 창문에 베이니 소나무 그림자
파도처럼 파도처럼 출렁이네
솔바람이 우우~ 우 잠을 깨우는
산사에 바람소리가 들릴뿐
마음은 그 어디에도 없어라
내 영혼 깊은 곳을 적시는
산사에 바람소리
산사에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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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보고
사랑도 부질없어 미움도 부질없어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버려 성냄도 벗어버려
하늘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사랑도 훨훨~ 미움도 훨훨~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탐욕도 훨훨~ 성냄도 훨훨훨~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강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사랑도 훨훨~ 미움도 훨훨~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탐욕도 훨훨~ 성냄도 훨훨훨~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강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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