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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보고 싶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들

淸山에 2012. 7. 7. 16:54

 

 

 

 

 

들어가보고 싶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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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sis@chosun.com

 

 

 

터널(tunnel)은 ‘변위(變位·displacement)’에 충실한 시설물이다. 변위에 비해 터무니없이 긴 이동거리를 참지 못한 나머지 인류는 산을 정복했다. 터널은 산을 넘거나 돌아갈 필요없이 산을 관통할 수 있게 한다. 노벨상을 만든 스웨덴의 알프레드 버나드 노벨이 발명했다는 ‘다이너마이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에 만들어진 터널들은 다소 흉측했다. 이동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기능’만 있었다. 산에 구멍을 뚫고 세운 철근 구조물이 남아 있었고, 정돈되지 않은 표면도 그대로였다. 그 이후 터널 내부에는 회색빛 시멘트가 발라졌다. 누런 조명이 터널 안에 쬐어졌지만, 터널을 통과할 때면 여전히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터널 안에 들어가면서 열렸던 창문을 올리고, 라이트를 켜고, 지직거리는 라디오 소리를 들어야 했다. 원하는 목적지에 빨리 가는 대신 감내해야 할 대가를 지불하는 것처럼 운전자는 길고 긴 터널에서 묵묵히 차를 몰았다. 터널을 통과하자마자 쏟아질 ‘빛줄기’가 빨리 나타나주길 기대하면서.

 

그러나 터널 안은 “어둡고, 무섭고, 답답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환하고, 포근하고, 낭만적인” 터널들도 있다. 미국의 순위 매김 전문 사이트 ‘오디닷컴(oddee.com)’은 지난달 25일 들어가보고 싶은 세계의 터널들을 소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세쿼이아 국립공원의 거대한 나무 터널. /사진출처=오디닷컴

 

미국 캘리포니아 세쿼이아 국립공원(Sequoia National Park)에는 거대한 나무 터널이 있다. 1937년 차도 쪽으로 쓰러진 세쿼이아 나무를 치우지 않고 너비 5.18m, 높이 2.44m의 터널을 뚫었다. 터널 사이로 세단형 승용차가 거뜬히 지나갈 수 있다.


 
 사진출처=오디닷컴

 

미국 텍사스주 그랜드프레어리(Grand Prairie)에는 3.2km에 걸쳐 400만개의 불빛이 반짝이는 터널이 있다. 형형색색의 전구가 빛나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긴 ‘빛의 터널’이다.


 
 사진출처=오디닷컴

 

우크라이나 클레븐(Kleven)에는 철로뿐 아니라 사방이 아름다운 수목으로 덮인 터널이 있다. '사랑의 터널'이란 이름도 낭만적이다.


 
 사진출처=오디닷컴

 

중국 상하이에 있는 푸둥행 자기부상열차를 타면 환상적인 빛의 통로에 진입하게 된다. 시속 430km 열차가 647m의 터널을 지나는 건 금방이지만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빛의 축제는 환상적이다.


 
 일본 기타큐슈의 등나무 터널. /사진출처=오디닷컴

 

일본 기타큐슈(北九州)의 등나무 터널(Wisteria Tunnel)은 한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보라, 분홍, 흰색의 등나무꽃들이 만개한 터널을 지나다 보면 아늑한 평화감에 젖어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