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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인터뷰하다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지금은 생각이 다르다.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사치가 아닐까?아니 에노르 / 단순한 열정 중에서내가 죽어서도 잊지 못 할 사랑에 실패한 원인은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나를 사랑한 그의 모습'만 사랑했기 때문이다.주전자의 물이 끓어오르면서도 넘치지 않는,그 절도 있는 열렬함으로 사랑하라고 시인 김수영이 말했던가?나는 왜 다른 것들은 다 그렇게 사랑할 줄 아는데왜 사람하고 사랑할 때만 늘 그 물을 성급하게 넘치게 했을까?결국 그 흘러넘친 물이 나를 달아오르게 하던 불길마저 꺼트리고 난 뒤에도,나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 미련의 뜨끈함을생의 옷자락으로 동동 감아 안곤 했다파리블루 / 김영숙대개의 경우 사람들은어떤 사람과 남다른 인연을 맺음으로써 얻게 될 것에 대해어떤 환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보통의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특정한 사람과 특정한 관계를 맺는다.그리고 행복한 관계를 맺으려면상대방이 자신의 가치체계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한다.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수시로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한다.그리고 얼마 안 가 실망하고 심지어 배신감까지 느낀다.'남자는 이래,' '여자는 저래'라고 생각한다면,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착각을 버리지 못할 것이고,다른 면을 볼 생각도 하지 않고 또 볼 수도 없을 것이다.어떤 사람을 만나도 저절로 작동되는 프로그램에 따라똑같은 반응으로 자신의 편견만 확인하고 말 것이다.모든 인간에겐 모든 특성이 다 있기 때문에보고 싶은 것만 보이게 마련이다사랑을 할 때 그 사람의 부정적인 면에는 눈을 감고긍정적인 것은 과장하여 그 사람을 우상으로 만들어 좌대에 올려놓음으로써,시작부터 실망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사랑에 대해 우리가 정말 모르는 것들 / 존 디마티니사랑이란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빠진다는 것은 발목 하나쯤 담가보는 것이 아니라양 발끝이 바닥에 닿지를 않아 목숨을 거는 것이다목숨을 건다는 것은 아까운 게 있는 게 아니라더는 줄 것 없이 마지막 하나까지 주는 것이다마지막 하나까지 주고도 빠지고 싶은 그런,마음의 키가 제아무리 커도 빠지고 마는 그런 호수 하나 그려본다장남제 / 사랑이란왜 우리는 사랑을 맺거나 사랑을 이루지않고 사랑에 빠지는 것일까?그건 사랑이란 두 사람이 채워 넣을 수 있는 가장 깊은 관계이기 때문이다.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집어넣어도 그 관계는 채워지지 않는다.정열,갈망, 초조, 망설임, 투정, 침착, 냉정, 이기심,헌신, 질투, 광기, 웃음, 상실,환희, 눈물, 어둠, 빛, 몸, 마음 , 영혼, 등그 어느 것이든 이 깊은 관계는 삼켜버린다.모든 게 비워지고 두 사람에게 방향과 세기만 존재하는 힘.그러니까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원초적인 감정의 움직임만 남을 때까지그 관계속으로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을 밀어넣는 일은 계속된다.그런 과정을 되풀이하다가 마침내 마음의 숲 속 빈터가 열리게되면뜨거운 육체의 아름답고 털없는 동물들이 뛰놀게 된다고서양의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일단 존재가 비워지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사랑은 '나'를 무한히 확장시킨다.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질투로 몸이 달아자살을 떠올리는 심약한 청년이 되기도 하고어떤 투정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너그러운 성자가 되기도 하고청소차가 지나가는 새벽거리를 비스듬히 누워서바라보는 폐인이 되기도 한다.'나'는 레너드 코헨의 노래처럼 권투선수와 의사와 운전수가 될 수 있고,안치환의 노래처럼 그대뺨에 물들고 싶은 저녁 노을이나그대 위해 내리는 더운 여름날의 소나기가 될 수도 있다김연수 / 사랑이라니, 선영아연애도 일정기간의 학습이 필요하다.쪽지시험처럼 당일치기가 통하지도 않는다.어느 날 문득 '이제부터 연애를 해야지!' 마음먹는다고저절로 연애가 되는 게 아니다.남들이 '연애나' 하면서 노닥거리고 있을 때나는 노력해서 능력을 쌓았다고 자기변호를 해봐도 소용없다.그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직접 사람과 부딪치면서 사랑에 빠지고이별의 아픔을 겪으면서 그만큼 성숙해왔기 때문이다.연애와 처세에 관한 책을 백날 들여다봐도,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그 세계를,이제 당신이 직접 경험할 차례다!연애를 인터뷰하다 / 이동준
♬ Dark Sanctuary - L adieu a l Enfant fogymoon내가 죽어서도 잊지 못 할 사랑에 실패한 원인은상대방이 자신의 가치체계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다시 말해, 나의 가치관과 믿음을 수시로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했던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