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과 동거…" 탈북女 정체 알고보니
탈북자 위장 귀순…여성 공작원 검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46세 이경애
![](http://pds.joinsmsn.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206/01/htm_201206014405720102011.jpg)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여성 공작원이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로 잠입했다가 공안당국에 적발돼 구속됐다. 탈북자로 위장한 여간첩이 적발된 것은 2008년 원정화(38), 2010년 김미화(38)에 이어 세 번째다.
31일 공안당국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연말 태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탈북자 이경애(46)가 위장 탈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5월 중순 그를 구속했다. 이경애는 국내 입국 후 합동신문센터에서 “탈북 이후 중국에서 한국인 남성과 동거를 했는데 그가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자 나도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입국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문센터 측은 이경애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고 현재의 북한 실상과 다른 내용이 많이 나온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그를 추궁했고 결국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국정원은 이경애의 자백 직후 신문센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에 착수했으며 5월 중순에는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경애는 2000년대 초 보위부에서 공작원 교육을 받고 중국으로 파견됐으며 그곳에서 위조지폐를 중국 위안화로 교환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경애가 그동안 위안화로 교환한 위조지폐가 100만 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경애는 또 북한 출신으로 과거 월남한 재미동포 박모씨가 미국 CIA와 관련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를 중국으로 유인해 진위를 조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경애가 중국 내 북한 보위부 상급자의 지령에 따라 국내로 잠입했다는 정황도 포착해 그를 상대로 한국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려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공안당국에 적발된 여간첩 원정화와 김미화 역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었다. 원정화는 정훈장교 황모 대위 등 군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군 내부 정보를 빼낸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미화는 서울메트로 전 간부 오모씨에게 접근해 서울메트로 대외비 문건들을 빼낸 혐의로 구속됐지만 조사 과정에서 전향해 공소보류 처분을 받았다.
박진석·채윤경 기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기구. 북한 최고지도자 직속의 비밀경찰기구로 반체제 사범 색출과 김일성 일가에 대한 비방사건 수사, 대간첩 업무와 해외공작 임무를 전담하는 핵심 조직이다. 법적 절차 없이도 용의자를 구속, 처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