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발발 62년만에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가 25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이명박 대통령과 군 관계자, 유족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영헌봉송단에 의해 운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장진호 지역은 6ㆍ25전쟁 중 가장 치열한 공방이 전개됐던 격전지로, 미 7사단 3개 대대가 중공군의 매복에 걸려 대부분 전사한 곳이다. 전사자 2천500명, 부상자 5천명 등 역사상 미군이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합동으로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를 찾고자 장진호 지역을 샅샅이 뒤졌고, 2005년까지 226구를 발굴했다. 이 과정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도 빛을 볼 수 있었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전장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미군 유해를 찾아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하와이에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를 두고 있다. JPAC은 장진호 지역에서 수습한 유해를 미토콘드리아 및 핵 DNA(유전자) 방법 등으로 감식하는 과정에서 아시아인종을 구분했다.
작년 8월 JPAC은 우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이때부터 공조체제가 가동됐다.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자 대부분이 미군과 한국군이었고, 유해의 치아 상태나 치아 보철, 인식표 등을 고려할 때 한국군이 맞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요원과 미 JPAC 전문가들이 각각 두 차례씩 서울과 하와이를 방문해 여러 차례 토의와 자료 등 종합분석을 했다. 한미 합동감식이었지만 우리 측이 사실상 분석을 주도했다고 한다.
6ㆍ25전쟁 발발 62년만에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가 25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이명박 대통령과 군 관계자, 유족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영헌봉송단에 의해 운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12구의 유해에서 유전자를 채취한 국방부는 이미 전국에서 확보된 전사자 유해확인을 위한 유가족 DNA 표본과 대조작업에 나섰고, 김용수ㆍ이갑수 일병의 신원을 확인했다.
김 일병은 작년에 숨진 형과 조카의 유전자가 일치했다. 이 일병은 유해와 인식표가 함께 나와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일병의 유해 일부는 아직도 발굴된 북한지역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방부는 유해 인수를 위해 지난 18일 조철규 육군준장을 단장으로 인수단을 구성했다. 인수단은 유해를 싣고 올 공군 C-130 특별수송기와 함께 하와이로 출발했다.
지난 22일 미 JAPC 사령관 주관으로 양국 군과 정부인사,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인수행사가 하와이에서 거행됐다.
유해는 24일 하와이에서 출발해 괌을 거쳐 20시간의 비행 끝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오열하는 국군 전사자 故 이갑수 일병의 유족 이숙자씨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공항에서 열린 봉환행사는 국가 차원의 행사로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김상기 육군총장,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유가족들이 최고의 예우를 갖춰 유해를 맞이했다.
애국가가 연주되고 21발의 조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태극기와 국방부기, 육군기, 성조기, 유엔기로 구성된 기수단이 트랩을 내려온 유해를 향해 일제히 깃발을 숙였다.
군대 의식에서 부대기가 개인에게 허리를 굽히는 것은 최상의 예를 표시하는 행위이다.
전통방식에 따라 오동나무관에 입관된 12구의 전사자 유해는 후배들이 운전하는 12대의 군용 지프로 옮겨져 헌병 사이드카의 호송을 받으며 서울현충원으로 이송됐다.
신원이 확인된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은 6월 중 대전현충원에 안장되고 나머지 10구는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현충원 유해봉안소에 안치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인 박신한 대령은 “정부는 북한지역에 묻혀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항상 발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매년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북측과 공동발굴할 수 있도록 불용액이 될 줄 알면서도 관련 예산을 매년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62년만의 귀환
李대통령, 6ㆍ25전사자 '영면의 길' 기원
일병에게 경례한 대통령. 최고 예우로 영웅을 맞다
李대통령, 6.25 국군전사자 유해 봉영
대통령의 거수경례
▲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등이 25일 공군 특별기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국군 전사자 유해봉영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6.25 전사자 유해봉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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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묻혔던 국군전사자 유해 첫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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