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30여 마리 남은 고려표범, 백두산 인근서 카메라에 포착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finder@chosun.com
세계적으로 희귀한 멸종 위기 동물 고려표범(원동표범)이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전문 연구 인력에 포착됐다.
고려표범 1마리가 지난달 19일 백두산 동북쪽에 있는 지린(吉林)성 왕칭(汪淸)현에서 베이징대 박사 과정 연구자가 설치해둔 적외선 카메라에 찍혔다고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 등 중국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왕칭현은 북·중·러 3국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만강 하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지난 4월에도 중국 군부대 감시 카메라에 고려표범이 찍힌 적은 있지만, 전문 연구 인력에 의해 사진으로 포착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신경보는 전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전문가들은 카메라에 찍힌 이 동물이 고려표범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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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중국 지린성 왕칭현 백두산 자락 숲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고려표범의 모습.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제공
고려표범은 따뜻한 기후를 선호하는 일반 표범과 달리 겨울 온도가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동북아시아의 온대 기후 지역 삼림 내에서 서식한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털이 최장 7㎝로 길고, 무늬의 색깔도 연하면서 회백색을 띤다. 일제 시대 이후 밀렵꾼의
남획으로 지금은 백두산 인근에 10~20마리, 세계적으로는 30~35마리가량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 중국사무소의 멸종위기동물 전문가 주춘취안(朱春全)은 "야생 고려표범의 숫자는 백두산호랑이(동북호랑이)의
10분 1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희귀동물 중에서도 희귀동물"이라고 말했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달 19일 오후 1시 11분이며, 장소는 왕칭현 내 해발 793m의 한 산등성이 숲 속이다.
고려표범은 30도 경사의 산비탈을 오르는 모습이 2장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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