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시드는 꽃을 어떻게 멈춰 세울 수 있는가 - 도종환

淸山에 2011. 9. 5. 18:38
 

 

  

 

 

 

 
지는 꽃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던
모습으로 멈춰 세운 것이
조화인 것을 우리는 안다.
하늘을 잃어버린 새와 향기가
없는 꽃을 만든 것,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히 사랑한다고 말했는데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분명히 둘이 서로 뜨겁게 사랑했는데 그 뜨겁던 사랑은 간 데가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내 곁에서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의 강가에 영원히 붙잡아 둘 수 있는 나룻배도 없으며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묶어둘 수 있는 어떤 밧줄도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이렇게 또 나이를 먹는구나 하고
자신의 나이를 헤아려 보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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