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불교의 상징화이나 주돈이(周敦?, 1017~1073)의 <애련설(愛蓮設)>에서처럼 기존의 사군자와는 별개로 홀로 덕을 지닌 군자로 지칭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자태는 화조화의 소재로 일찍 그려졌고 시문(時文)으로도 빈번히 읊어졌다. 화사한 설채뿐 아니라 먹만으로도 그려져 문인화의 한 소재로도 부각되었다.
화조화로는 연꽃만이 아닌 그 아래 깃이 고운 오리나 호반새등을 함꼐 그리기도 했다.보존상태가 양호한 이 그림은 붉은 색의 연꽃과 싱그러운 푸른 연잎 등 선명한 설채와 섬세한 묘사기법이 돋보이는 수작(秀作)이다.
화면 하단에 일정 범위에 담청(淡靑)을 옅게 입혀 수면 분위기만 암시적으로 나타냈다.
화면 우측에 뾰족한 둥근 꽃잎을 지닌 첨원대판연화(尖圓大瓣蓮花)는 화사함을 뽑내며, 화면 좌측에 꽃잎을
지운 연밥을, 그리고 연잎 또한 이미 잎 가장자리가 말아 들어가는 것과 피려고 하는 연잎인
장방하(將放荷)와 접혀진 연잎 등 다양한 형태이다.
화면 좌상단에는 짝짓기 중인 붉고 푸른 잠자리를 나타내 만개한 연꽃과 더불어 시선을 양분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