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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꼭 마셔볼 만한 와인 30선

淸山에 2011. 3. 9. 10:02

 

 

 
한 번은 꼭 마셔볼 만한 와인 30선
 

 

 
 

해 꾸준히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소개한다. 1주일에 1개씩 마신다면 한국에 들어온 맛난 와인을 30종 마시는 셈이다.
저렴한 와인에서 비교적 고가의 와인까지 망라했다. 우선 스타일별로 화이트 와인을 드라이한 스타일과 스파클링 스타일로 나누어 6종 선정했다(로제 1종 포함). 레드 와인은 5만원대를 기준으로 3단계로 구분하여 저가·중가·고가대로 안배했다.
그리고 각 가격대 안에서 유럽 와인과 신세계 와인을 안배했다.

여기에 소개된 와인의 맛과 평가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이므로 독자들은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음식을 먹는 데 정답이 없듯
독자들이 와인 맛을 필자와 다르게 느낀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 와인은 시음 조건에 매우 민감하다.

화이트 와인은 약 12도의 온도로 시원하게, 그리고 레드 와인은 약 18도의 온도로 부드럽게 마시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성급히 마시지 말고 천천히 마시면서 와인의 맛과 향이 피어오르기를 기다려야 한다.
가격은 추정 가격이므로 판매업장의 위치와 정책, 생산연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할인 마트의 가격과 백화점의 가격이 다를 수 있고, 또 같은 와인이더라도 생산연도(빈티지)가 다르면 가격이 크게 차이난다.

화이트 와인
1 "Chardonnay"
Frontera, Concha y Toro, Chile.
생산자: 콘차 이 토로
품종: 샤르도네
추정 가격대: 8천~1만2천원

추천의 글: 콘차 이 토로는 1백20년의 역사를 가진 칠레 최대의 와인회사다. 고급 와인 생산의 기치를 걸고 칠레 와인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최대 생산자답게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프론테라 와인은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테이스팅 포인트: 밝은 노란색 컬러가 청명하게 느껴진다. 짧은 기간만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시켜 본연의 싱싱한 과일향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 레몬과 파인애플의 가뿐한 아로마가 퍼지면서 알콜이 주는 무게감으로 이어진다. 굳이 복합미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가격 대비 상큼한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신선하고 상쾌한 화이트 와인의 기본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계절 샐러드, 치즈 샐러드와 잘 어울릴듯.
 

 

2
"Sauvignon Blanc"

Private Bin, Marlborough, Villa Maria, New Zealand.
생산자: 빌라 마리아
품종: 소비뇽 블랑
추정 가격대: 2만4천원 전후

추천의 글: 소비뇽 블랑은 샤르도네와 함께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청포도 품종이다. 빌라 마리아는 뉴질랜드의 견실한 업체로 한국시장에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붐을 일으켰다.
테이스팅 포인트: 짙은 연노랑색에 연록색 뉘앙스가 살짝 깔려 있는 매력적인 색상. 오렌지·파인애플·자몽의 과일향이 많이 느껴지며, 오크 숙성을 시키지 않아 오히려 청량감이 배가됐다. 전체적으로 높은 산미와 알콜, 풍미의 밸런스가 잘 잡혔다. 음식은 생선·해산물·회 등과 잘 어울리겠다. 특히 잔칫상의 생굴과는 환상의 궁합을 이룰 듯. 서양 음식이라면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간결한 샐러드와 염소 치즈가 단연 굿~!

 

 

3
"Riesling"
Spatlese, Apotheke, Trittenheim, Mosel, Weingut Hubertus Clusserath, Deutschland.
생산자: 바인굿 후베르투스 클루세라트
품종: 리슬링
추정 가격대: 3만1천원

추천의 글: 세계에서 가장 섬세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라면 단연 리슬링을 꼽고 싶다. 리슬링 품종은 산미와 당미의 균형이 좋다. 더구나 독일과 알자스(프랑스의 독일 접경 지역) 같은 서늘한 기후대에서 자란 리슬링은 화이트 와인이 얼마나 깨끗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의 표본이다. 싱그런 색상, 경쾌한 향, 조화스러운 입맛 모두 만족이다. 이 화이트 와인은 독일의 가장 유명한 산지인 모젤 지방의 와인으로 모젤 강변의 급경사지에서 어렵게 재배한 리슬링 포도로 만들었다. 특유의 과일향이 강하게 풍겨나오며 부드러운 미감을 갖고 있어 초보자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테이스팅 포인트: 엷은 노란색에 황록색 뉘앙스를 가진 초봄의 버드나무 새순 이파리를 연상시킨다. 곧바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달콤한 과일향이 풍겨나오고, 와인을 한모금 머금으면 사람들이 왜 이 와인을 다들 좋아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입안에서 새콤달콤하게 녹아드는 부드러운 독일 리슬링의 전형적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콜 도수도 낮아 여성들이 좋아할 만하며 낮술로 가볍게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파전이나 굴전 등과 함께 마셔도 좋겠다.

 

 

4
"Villa Muscatel"

Piemonte, Italia.
생산자: 잔니 갈리아르도
품종: 모스카토
추정 가격대: 3만2천원 전후

추천의 글: 프랑스에서 뮈스카(Muscat)라고 부르는 모스카토 품종은 대개 상큼한 스위트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된다. 리치·바나나·파인애플 등 폭발적인 열대과일향이 풍부하고 생산방식에 따라 은은한 꽃향기도 나타나는 정말 여성스러운 와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품종을 이용하여 아스티(Asti)나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등을 생산하는데, 모두 약한 발포성의 경쾌한 와인이다. 빌라 무스카텔 와인의 재미있는 점은 병에 라벨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가면 모양을 한 빨간 밀랍 딱지가 붙어 있다. 이 와인을 마시면 내 얼굴을 가리고 있는 가면이 하나씩 벗겨지기 때문일까?
테이스팅 포인트: 색상은 참 진한 편이다. 코르크를 따면서 약한 발포성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혀와 입안 점막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즐겁다. 대개 이런 종류의 스위트 와인을 마시면 달기 때문에 좀 무거운 느낌을 받는데, 이 스파클의 경쾌함이 그 묵직함을 잘 가셔주고 있다. 발포성이라고는 하지만 압력이 약한 편이기에 일반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고 있다 .

 

 

5
"Champagne"

Taittinger, Brut Reserve, France.
생산자: 테탱저
품종: 피노누아·피노 므니에·샤르도네
추정 가격대: 10만원
추천의 글: 테탱저(Taittinger)는 샤르도네를 많이 사용하며, 우아한 스타일의 샴페인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 때문에 여성들의 기호에 맞는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테이스팅 포인트: 신선한 사과향이 지배적이며 약간의 쌉쌀한 자몽과 국화향도 있다. 뒷부분에서는 가벼운 비스킷향이 등장해 샴페인의 복합미를 더해준다. 보통 샴페인을 처음 드시는 분들은 “쓰다~”고 하는데 사실 고급 샹파뉴는 우리가 마셔 왔던 제과점의 스위트한 발포성 와인과는 다르다. 오히려 고급으로 갈수록 맛이 드라이하다. 결국 샴페인의 테이스팅 포인트는 그 기포의 미세함과 자태, 효모의 잔해 위에서 배양된 샴페인의 복합적인 구수한 향, 입안에서 느껴지는 산미와 드라이한 미감을 즐기는 것이다.

 

 

6
"White Zinfandel"

Sutter Home, California, USA.
생산자: 서터홈 와이너리
품종: 진판델
추정 가격대: 1만2천원

추천의 글: 미국 와인하면 진한 색상과 강한 농축미의 레드 와인을 떠올리는데, 의외로 미국 베스트셀러 1위는 화이트 진판델 와인이다. ‘화이트’가 붙어 있지만 로제 와인이다. 연한 핑크색에서 연한 루비색까지 다양한 색감을 보이는데, 진판델 품종 자체가 진한 레드 와인을 만들기에 ‘가벼운 진판델’이라는 의미에서 ‘화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서터홈 와이너리는 이 스타일의 와인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테이스팅 포인트: 엷은 인디언 핑크…. 이보다 더 환상적인 색상은 없다. 저온에서 조심스럽게 뽑아낸 색상이기에 다른 곳에서 흉내내기도 쉽지 않다.
포도와 딸기 향을 중심으로 하는 서터홈 화이트 진판델은 동일한 스타일의 와인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입안에서 느끼는 새콤달콤한 미감은 마치 독일 와인을 연상시키는 듯 하나, 붉은색 베리가 주는 새큼한 이미지로 자기의 정체성을 회복해 나간다. 이런 스타일의 와인은 안주와 장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야외의 잔디밭이나 아파트의 테라스, 아니면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다. 정 안주가 아쉬우면 사과 하나 깎아 놓고 마셔도 참 행복할 것이다.

산화방지제 이산화황
황 성분은 와인을 안전하게 보관시켜주는 산화 방지제다. 그 덕에 오랜 기간 지나도 와인이 식초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황을 대체할 만한 소재가 마땅치 않다. 또 식품이 발효하면 아주 미세한 양이지만 이산화황이 자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사용되는 경우다.
우선 고농도일 경우, 냄새가 아주 심하다. 천식 환자들은 금방 거부감을 나타내며 편두통과 소화불량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식품 위생법은 이산화황 포함시 그 양을 표시하도록 돼 있다. 스위트 와인에 이산화황이 가장 많다. 이산화황이 가장 적은 와인을 마시려면 드라이한 강한 레드 와인을, 그 다음으로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선택하라.

값싸면서 맛있는 와인

 

7
"Frontera"

Concha y Toro, Chile.
생산자: 콘차 이 토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추정 가격대: 9천~1만2천원

추천의 글: 콘차 이 토로가 생산하는 유명 브랜드 가운데 선라이즈(Sunrise)와 함께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가격은 가장 낮으나, 마시면 놀랄 정도의 품질이 느껴진다. ‘프론테라’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강한 개척 정신과 변방의 소리를 들어보자.
테이스팅 포인트: 전형적인 레드 와인의 기본적 타닌과 초콜릿·자두·카시스 등과 같은 인상적인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도 좋고, 산미도 적절하다. 특히 와인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는 준수한 와인이다.

 

8
"Sea Ridge"
California, USA.
생산자: 시 리지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추정 가격대: 1만5천원 내외

추천의 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자리잡은 ‘시 리지’ 포도원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럴 듯한 웹사이트도 없고 와인책에도 안 나와 있다. 필자가 이 와인을 접한 곳은 논현동 보르도 세계주류 와인숍에서다. 라벨에 ‘필(feel)이 꽂혔기’ 때문이다. 잔잔한 미색 종이 위에 귤색의 가는 선이 약간 성긴 거미줄처럼 그려져 있고, 그 가운데에 작은 범선의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고동색 색상이나, 바람을 받아 볼록해진 돛의 모양을 보고 달팽이인 줄로만 알았다. 달팽이가 그려져 있으니 유기농 와인이겠구나 싶어 집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범선이었다. 거미줄 같은 선이 해도의 항로라면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꼬맹이 범선,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라벨 디자인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명확, 그러면서 글씨체도 깔끔~! 가격은 더욱 깔끔~! 이렇게 해서 구입했다.
테이스팅 포인트: 색상은 평균 정도의 캘리포니아 와인, 그리 진하진 않았다. 향은 과일향의 골격에 부드러운 오크 터치가 가미되었고, 씁쓸한 뒷맛도 개성이 있다. 무엇보다 기대 이상으로 길게 이어지는 뒷맛이 나를 놀라게 했다. 블랙 초콜릿처럼, 카카오처럼 잘 잡고 늘어지면서 끊어질 듯 연결되는 게 감칠맛 나는 와인이다. 물론 고급 와인은 아니지만 이 정도 가격대에서 이만한 미감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돼지갈비가 생각나는 와인이다. 혹시 운이 좋아 이 회사의 ‘진판델’ 와인을 구하게 되면 더욱 큰 행운이다.

 

9
"Casillero del Diablo"
Concha y Toro, Chile.
생산자: 콘차 이 토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추정 가격대: 1만8천~2만원

추천의 글: 콘차 이 토로 회사의 설립자 멜초르 경(卿) 당시의 이야기. 보관 창고의 와인이 지속적으로 없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퇴근길 지하창고 근처에 숨어 있다가 일꾼들이 창고에 들어가 와인을 갖고 퇴근하는 걸 목격했다. 인정많은 멜초르 경은 궁리 끝에 그 다음날 밤 퇴근 길에 몰래 다시 지하창고에 숨어들어 귀신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일꾼들이 들어왔을 때, 괴상한 소리를 내 일꾼들을 내쫓았다. 순박한 일꾼들은 지하창고에 악마가 산다고 믿고는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라벨에는 악마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카시예로 델 디아블로’라는 이름도 ‘악마의 셀러’라는 뜻이다.
테이스팅 포인트: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들었다는 확신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색상이다. 풍성한 과일향에 진한 향신료향도 거든다.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에서 느껴지는 강한 식물성 터치도 빼놓지 말고 음미하자. 마치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레드 와인 같다. 타닌은 힘이 있지만 압도적이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10
"R. H. Philips"

California, USA.
생산자: R. H. 필립스
품종: 메를로
추정 가격대: 2만9천원

추천의 글: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서북쪽으로 달리다보면 요로 카운티라는 곳이 나온다. 거의 한시간 이상을 누런 풀밭의 황야를 뚫고 달리는데 갑자기 언덕을 넘자마자 녹색의 오아시스가 펼쳐진다. 바로 R. H. 필립스사의 포도밭이다.
테이스팅 포인트: 메를로는 원래 부드러운 특성을 가진 품종인데, 대개 캘리포니아에서는 약간 강하게 표현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와인은 정말 부드럽다. 매끈하고 가벼운 타닌과 스카치 캔디의 바닐라 스위트 미감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풍미가 일품이다. 가벼운 소시지 요리와 스테이크, 그리고 중식 요리에도 괜찮게 어울린다.

 

 

11
"Mouton Cadet"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Bordeaux, France.
생산자: 바롱 필립 드 로실드
품종: 메를로 55%, 카베르네 소비뇽 30%,
카베르네 프랑 15%
추정 가격대: 3만2천원

추천의 글: 1932년 작황이 안좋았던 보르도 특급 와인 생산업체 무통은 특급 와인의 명성을 지키고자 그 포도를 갖고 막내 동생격인 ‘무통 카데’를 만들었다. 지금은 별도의 독립된 브랜드로서 전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 중 하나다. 보르도 와인에 입문하려면 한번은 거쳐야 하는 와인.
테이스팅 포인트: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의 전형적인 보르도 블렌딩으로 탄생한 이 와인은 부드러운 심홍색을 보이며, 기본적인 과일향과 오크의 느낌을 잘 반영한 아로마, 상큼한 산미·타닌·알콜의 균형감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메를로를 많이 사용해 보디가 섬세하다. 대부분의 일반 고기 요리에 무난히 잘 어울린다.


 12 "Escudo Rojo"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Maipo, Chile.
생산자: 바롱 필립 드 로실드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70%, 카베르네 프랑 10%,
카르므네르 20%
추정 가격대: 3만4천원

추천의 글: 바롱 필립사의 자회사인 바롱 필립 드 로실드 마이포 칠레가 바롱 필립의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토양인 칠레의 토양에 결합해 생산하는 와인. 전형적인 보르도 품종과 칠레 고유의 품종을 절묘하게 블렌딩해 만들었다. 바롱 필립사의 예술감각은 에스쿠도 로호에서도 십분 발휘되었다. 스페인어로 ‘붉은 방패’라는 뜻을 가진 에스쿠도 로호는 바로 로실드 가문을 상징한다. 로실드는 독일어로 ‘Das Rote Schild’에서 파생된 단어로 붉은 방패를 의미한다. 에스쿠도 로호 와인의 라벨 디자인은 이름을 형상화한 방패 모양과 로실드 가문의 색깔인 옐로·블루로 이루어져 있다. 견고하면서도 심플한 병과 육중한 무게는 와인의 품질을 느끼게 해준다.
테이스팅 포인트: 짙은 암홍색에 적보랏빛 톤이 깔린 안정감 있는 색상에서 뿜어나오는 강렬한 과일향과 오크향의 결합은 프렌치 테크닉이 신세계의 토양과 만나 이루어낸 결정판이다. 특히 이 와인의 테이스팅 포인트는 20% 들어간 카르므네르에 있다. 이 품종 역시 카베르네 소비뇽 이상 가는 강렬하고도 야성이 넘치는 레드 와인이다. 칠레의 태양이 만들어준 높은 알콜 도수가 주는 파워까지 겸비하고 있어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최고의 품질이다.

 

 

13
"Tintara"

Hardy's, Australia.
생산자: BRL 하디
품종: 시라즈
추정 가격대: 4만원

추천의 글: 하디스의 틴타라 와인은 같은 입맛과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와인애호가를 유혹한다. 이름을 잘못 발음하면 ‘딴따라’가 되는데, 그래서 더욱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스타일로서 가격 대비 품질의 만족도가 높다.
테이스팅 포인트: 시라즈 특유의 짙고 선명한 적자색의 자태가 곱게 드리워 있으며, 각종 과일향에 부드러운 미감을 지닌 전형적인 호주 와인이다. 가벼운 등심이나 소시지 구이, 야외의 불고기 파티때 함께 해 보자.


14 "Angheli"
Sicilia IGT, Donna Fugata, Italia.
생산자: 돈나푸가타
품종: 메를로·네로 다볼라
추정 가격대: 3만9천원

추천의 글: 시칠리아 굴지의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돈나푸가타(Donnafugata)는 1백50년간 운영돼온 가족기업이다. 돈나푸가타 지역은 유명한 소설 ‘IL Gattopardo’ (The Leopard)에 나오는 한 장소이기도 하다. 돈나푸가타란 이름은 ‘피신한 여인’이라는 뜻이다. 19세기 부르봉 왕국 페르디난도(Ferdinando) 4세의 아내인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가 나폴리 왕국에서 도망쳐 은신한 포도원이다. 여러분은 이 스토리를 동화 같은 라벨에서 그대로 읽어낼 수 있다.
테이스팅 포인트: 작열하는 태양이 만들어놓은 농축된 과일향과 짙은 색감은 시칠리아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다. 3~4년 숙성된 와인에서는 감초와 정향의 복합미까지 풍긴다. 프랑스의 국제적 품종인 메를로와 시칠리아의 토종 품종인 네로 다볼라의 결합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진하고 거친 네로 다볼라를 부드러운 메를로가 매끄럽게 감싸준다. 요즘 유행하는 불닭 메뉴와 함께 먹으면 어떨까?


15 "Tinto Pesquera"
Ribera del Duero Crianza, Alejandro Fernandez, Spain.
생산자: 페스케라
품종: 템프라니요
추정 가격대: 4만5천원

추천의 글: 리베라 지역 한 농부의 끈질긴 고집이 오늘날 스페인 와인의 품질과 위상을 한껏 높여 놓았으니, 그가 바로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다. 그는 지역 토착 품종의 저력을 믿으며 테루아가 살아 있는 ‘스페니시’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테이스팅 포인트: 진한 암적색에 무엇보다 풍부한 향이 깃들여 있다. 신기하게도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치하는 오디 열매(뽕나무 열매), 산딸기의 상큼한 산미, 그리고 담배의 구수한 훈연의 내음, 향신료와 오크의 볶은 커피 같은 향이 좋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스페인 와인 시음의 진미는 그 독특한 ‘산화미’에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산화된 것 같기도 하고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공허함’ 그것이다. 아마도 진하고 새콤한 농축미가 강한 호주 시라즈 와인을 애호하는 분은 잘 이해가 안되겠지만 말이다. 바로 이런 것이 해당 지역과 해당 국가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이며, 와인의 신비다.

 

 

 

 

 
한 번은 꼭 마셔볼 만한 와인 3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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