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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淸山에 2011. 3. 8. 04:53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은 흘러감에
다신 못 온다 해도
강은 항상 그 자리
흐르고 있는 것
 
이 세상, 만물, 만사가
헛되고 헛된 것이라 하지만
생은 다만 자릴 바꿀 뿐
강물처럼 그저 한자리
있는 것이다
 
너도 언젠가는 떠나고
나도 떠날 사람이지만
언젠가 너와 내가 같이 한 자리
강 마을 강 가,
이야기하던 자리

실로 헛되고 헛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는 그 사실이다
 
해는 떴다 지며
떴던 곳으로 돌아가고
바람은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감에
사람은 혼자서 살다가 가면
그뿐, 그 자리엔 없다 해도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강물은 흐름에 마르지 않고
너와 내가 떠남에
실로 있었던것이다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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