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탄은 화력도 좋고 값도 비교적 싼 편이었다.
그래도 서민들에게 연탄 값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가난한 집과 부잣집을 나누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부잣집들은 온 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 창고에 쌓아놓고 땔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생기는 대로 한 두 장씩 사다 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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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저녁 무렵 새끼줄에 연탄 한 두 장을 꿰어들고 골목길을 올라가는
가장의 등 굽은 뒷모습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당시 서민들의 꿈은,
독에 쌀을 가득 채우고 광에 연탄을 높다랗게 쌓아보는 것이었다.
연탄은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지만 불편한 점도 많았다.
제대로만 갈아주면 몇 년이라도 꺼질 리 없는 게 연탄이었지만,
새벽에 깜박 시간을 놓치면 그대로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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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집에서는 갈아줄 연탄이 없어서 가장이 사들고 올 때까지
눈물을 머금고 꺼트리기도 했다.
한번 달궈지면 밤새 따뜻하던 구들장과 달리 얇디얇은 시멘트 방바닥은 금세 식어버렸다.
새벽녘 연탄불이 꺼진 뒤, 아이들은 바들바들 떨고 가게문은 안 열리고,
주부들의 가슴은 연탄처럼 새까맣게 타 들어갔다.
그러다 날이 밝으면 부리나케 달려가서 번개탄(착화탄)을 사다가 불을 붙였다.
번개탄이 나오기 전에는 숯불을 피워 살리거나 옆집으로 밑불을 얻으러 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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