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사회에서 널리 쓰여왔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식용숯(활성탄)을 환자치료에 활용하였고 고대의 왕과 귀족들의 고분에도 숯이 매장되어 있었으며 석굴암의 기초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각의 기초에도 숯이 매장되어 있었다.
이러한 의료나 건축뿐 아니라 숯다리미, 숯불화로, 눈썹화장용 숯, 대장간의 금속연마용 숯, 금줄의 숯, 장담을 때 넣는 숯 등 옛날부터 숯은 여러 분야에서 꽤나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활용되었고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근세에 들어와 무분별한 벌채와 일제의 수탈, 화전 등으로 산림이 황폐해지자 그린벨트 정책, 화전 금지 등 벌목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따르고 석유에너지의 개발 확대로 인해 숯은 우리의 생활영역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가 최근 들어 숯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숯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숯과 목초액이 마치 만병통치약 인 것처럼 잘못 이해되고 있거나 숯과 목초액의 효용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향도 있어 이 글에서는 숯과 목초액의 제조방법과 올바른 활용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숯이 만들어지는 과정
숯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무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있는데 이중에 약 반 정도가 탄소이다. 이 나무를 불로 태우면 나무가 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맨 먼저 기체인 나무연기(탄소, 탄산가스, 일산화탄소)가 나온다. 다음으로 연기가 냉각되면서 액체인 목초액(木酢液)과 타르가 나오며, 불에 탄 나무는 고체인 숯과 재로 남게 된다. 즉 나무에 들어있는 탄소 중 1/3은 숯으로, 1/3은 목초액과 목 타르로, 1/3은 목 가스로 변환되는 것이다.
숯에는 흑탄(黑炭,검탄)과 백탄(白炭)이 있다. 숯가마에서 불 때는 온도를 흑탄은 600∼700℃로, 백탄은 800∼1300℃로 하는데, 숯가마 속의 나무가 모두 탄화되면 흑탄은 가마 입구를 터서 서서히 열을 100℃까지 식히는 반면 백탄은 가마에서 바로 꺼내어 흙·재·탄불을 혼합한 소분(消粉)을 덮어 불기를 꺼버린다. 그래서 흑탄은 새까만데 백탄은 잿가루가 묻어있어 하얗다. 이렇듯 백탄은 고온에서 정련(精鍊)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집에서는 만들어내기 힘들다. 하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백탄은 공업용으로 주로 활용되며 일반 농가에서 농업용으로 쓰는 것은 모두 검탄(흑탄)이거나 이것을 가루로 빻은 활성탄이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숯을 만들어보자. 먼저 아궁이가 있는 집부터. 가장 손쉽게 숯을 만드는 방법은 나무가 한참 불타면서 연기가 모두 가시고 시뻘겋게 이글거릴 때 집게로 꺼내는 것이다. 꺼낸 다음 뚜껑 있는 깡통에 넣어 뚜껑을 덮으면 산소공급이 중지되어 숯이 된다. 좀더 빨리 숯으로 만들려면 물에 담가 불기를 꺼서 숯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그 숯을 햇볕에 말려야 한다. 구들 난방을 하는 집에서는 불을 지필 때마다 그때그때 이렇게 조금씩 숯을 만들어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보일러 난방집이나 좀더 많은 양의 숯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숯가마를 이용해서 숯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다. 일반 농가에서 손쉽게 숯가마를 만드는 방법은 드럼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드럼통 숯가마 만드는 방법
1) 먼저 드럼통(200l) 하나를 준비하여 드럼통의 한 면은 완전히 도려내어 아궁이 구멍으로 이용하고, 반대편 아랫부분에는 직경 10cm의 구멍을 뚫어서 연통을 붙인다.
2) 연통을 직각으로 세우면 연기는 잘 빠지지만 목초채취량이 적으니 30도 정도 기울여 세운다. 연통의 하단부를 T자형으로 달던가 못구멍 정도를 뚫어놓고 목초액을 받을 통을 대놓는다. 연통은 중금속이 녹아나지 않는 스테인리스관이나 유약 바른 토관을 쓰면 좋고 길이는 연기가 잘 냉각되도록 긴 굴뚝(최소 2m 이상)이 좋다.
3) 드럼통을 반 정도 땅에 파묻고 드럼통 위에 흙을 10㎝이상 덮은 다음 뚜껑 경계 등 공기가 들어갈 곳은 흙을 반죽하여 잘 바른다.
4) 원목의 길이는 드럼통에 맞추면 되고 굵기는 5㎝가 넘으면 쪼개어서 넣도록 한다. 굵기가 가늘거나 재질이 안 좋은 것은 아래위에 두는 것이 좋겠다.
5) 드럼통에서 도려낸 뚜껑에다 아궁이 구멍을 뚫어놓고 원목을 다 채워놓은 드럼통을 덮은 다음 아궁이 주변의 불문만 남기고 주위에는 흙으로 덮는다.
6) 아궁이에 연료를 넣고 불을 지핀다. 원목은 300℃ 정도에서 열로 분해되어 가스를 배출한다. 공기 중에서는 이 가스에 불이 붙지만, 밀봉한 가마에서는 연기가 나와도 불이 붙지 않고 이 상태로 열분해가 끝나면 탄이 남는다. 불을 지피고 제탄이 되는 시간은 대략 6~8시간 걸린다.
7) 처음에는 물기가 많은 흰색의 흐린 연기가 나오고 그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 가마구멍을 막고 굴뚝을 떼어 내어 흙을 덮어 밀폐한 후 하루를 식힌 다음 탄을 꺼낸다.
숯재료
숯의 재료는 주변 산에서 간벌한 것이나 죽은나무, 과수원에서 나오는 전지목 또는 제재소에서 피쪽을 구해와서 쓰면 되는데 생나무의 경우 4∼7월에는 나무생장기라 수분이 많은데다 탄화가 어려우니 이때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막 자른 나무는 수분이 많으니 3주정도 건조시켰다가 쓴다. 굵기가 5㎝가 넘는 굵은 것은 미리 쪼개놓아 말려놓아야 나중에 숯 만들 때 잘 탄화된다.
나무의 수종은 활엽수와 침엽수 어느 것도 무관하다. 포도나무, 호도나무, 후박나무의 잔가지는 연소가 잘 되므로 불살개로 이용하는데 대체로 드럼통의 하단과 불문의 입구에 두는 것이 점화하기 쉽다. 드럼통을 이용하여 숯을 구우면 1회에 60㎏의 원목으로 15㎏의 숯과 3~6㎏의 목초액을 생산할 수 있다.
온돌방에서 뽑아내는 목초
온돌에서 목초를 받는 방법은 간단하게 기존의 굴뚝을 개조하는 공사만 하면 된다. 굴뚝의 재질은 고온의 연기에 의해 녹지 않는 스테인리스나 철, 또는 유약을 바른 토관으로 된 굴뚝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겠다. 굴뚝의 길이는 공기와 맞닿는 표면적이 많을수록 연기가 잘 냉각되므로 목초액 채취량이 많아지는 원리에 따라, 되도록 2m 이상 길게 빼주고 연통의 각도도 너무 세우지 말고 약간 비스듬히 세우도록 한다.
다음에 굴뚝 하단의 개자리에 항아리를 넣고 항아리 위에 불에 잘 녹지 않는 재질의 용기를 뚜껑 삼아 덮은 다음 그 뚜껑의 중앙부분에 구멍을 뚫어 굴뚝과 연결한다. 이 용기의 측면에도 목초액을 꺼낼 수 있는 구멍을 뚫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굴뚝의 개자리 주변과 굴뚝 하단부를 목초채취 구멍을 제외하곤 모두 시멘트와 벽돌을 이용하여 완전히 밀봉하면 된다.
온돌에서 채취되는 목초액은 숯가마에서 채취하는 목초액보다 작열잔사가 적어 양질의 목초액이 나오기 때문에 작물 살포시 약해(藥害)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목초액이라도 한달 이상 정제시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화목 보일러로 목초액 받기
최근 많이 설치되는 화목보일러는 불때는 목재의 양이 많아 목초액이 아주 많이 나온다. 따라서 난방만으로도 몇몇 농가에서 사용할 만큼의 목초액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으므로 적당한 산림 간벌재를 이용하거나 폐목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목보일러는 불이 잘 타기 때문에 가는 나무보다는 굵은 나무가 좋으며 마른 나무보다 젖은 나무가 연소시간이 길어 난방유지와 목초생산에 좋다. 또한 고온에서 연소시키면 목초액이 적고 타르가 많이 나오므로 중온에서 서서히 연소하는 방법이 좋다.
화목보일러에서 목초액을 뽑아내는 방법도 연통만 바꿔주면 되는데, 연통의 재질은 앞서 온돌용 굴뚝과 같은 재질이 좋다. 이 연통의 중간에 목초가 흘러나올 수 있는 적절한 장치만 하면 된다.
그런데 화목보일러에서 나오는 목초는 타르가 많고, 화학적으로 온돌형보다 불안정하므로, 정제장치를 통하여 최소한 6개월 이상 숙성한 뒤에 쓰는 게 좋다.
목초액 정제
목초액을 쓸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정제이다. 목초액에는 많은 성분이 있는데 화학적으로 안정된 것도 있지만 불안정한 것도 매우 많다. 그래서 목초액은 잘 사용하면 효과가 매우 크지만 정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목초액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래서 처음 채취한 초목초액은 그대로 써선 안되며 반드시 정제해야 한다.
정제방법에는 정치법(靜置法), 여과법(濾過法), 증류법(蒸溜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농가에서 제일 쉽고도 안전한 방법이 바로 정치법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이 방법은 초목초액을 용기 속에 넣어 오랫동안 가만히 놓아두는 방법이다. 목초액의 불안정한 성분들은 산화중합을 일으키며 상호작용을 하는데 안정된 목초가 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두어야 한다. 오래 두면 둘수록 당분이 증가하고 품질이 향상된다.
오랫동안 정치하기 때문에 산성액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내산성 합성수지를 용기로 써야 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 저장용기 속에서 목초액은 성분에 따라 분리되어간다. 즉 타르는 밑으로 가라앉고 위에는 성분이 불안정한 목초가 뜨게 된다. 저장용기의 중앙을 기준으로 해서 위로 40%, 아래로 20% 범위에 놓인 목초액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용기 안에 초목초액을 가득 채우는 곳에 눈금을 설정하고 용기 밑부터 이 눈금까지의 전체 길이를 100으로 잡을 때 위로부터 12, 70, 100에 해당하는 높이마다 구멍을 내어 마개를 막아 놓는다. 그리하여 정치가 끝난 후 마개를 위부터 차례로 빼내어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윗부분(불안정목초), 중간부분(유효목초), 밑부분(타르)으로 나뉘는데 엽면살포로는 유효목초를 사용하고 토양에 줄 때는 유효목초에 불안정목초를 섞어 사용해도 좋다. 여기서 나온 타르는 고추 등의 지주에 도포 하면 방부제 구실을 훌륭히 한다.
이렇게 정치한 목초를 2차 정제하면 더 좋은 목초를 뽑아낼 수 있다. 방법은 시루통 바닥에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모래를 채운 뒤 여기에다 1차 정제된 목초를 부으면 시루 속 모래에 여러 가지 타르성분이 흡착되고 시루구멍을 통해 좀더 정제된 목초가 흘러내리게 된다. 모래 대신 숯가루를 쓰면 더욱 좋은데 이 경우에는 숯가루의 양이 너무 많으면 목초의 유효성분까지도 흡착될 가능성이 있으니 사용량을 적절히 해야 한다. 모래와 숯가루를 섞어서 여과용으로 써도 좋다. 여기에 사용된 모래도 버리지 말고 축사나 정화조에 소취제·정화제로 이용하면 된다.
숯농법
숯과 목초액을 뿌릴 때 주의할 것은 재배 농산물의 성장 정도에 맞게 살포량(목초액은 희석배율)을 정하는 것이다. 즉 식물은 먼저 영양생장을 하며 몸체를 늘리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생식생장, 즉 후손을 퍼뜨리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영양생장을 할 때 숯과 목초액을 진하게 뿌리게 되면 잎은 단단해지지만 영양생장이 억제되어 수확이 적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농산물이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잘 알아야 하며, 이에 맞게 살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양생장기에는 목초액만 뿌릴 것이 아니라 야채효소 등 미생물 발효액을 같이 혼합하여 뿌리면 더욱 좋은데, 생식생장기로 전환되는 시기 이후에는 목초액을 이전보다 약간 농도를 높여 뿌리면 된다. 다음으로 재배면적 모두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작은 면적을 정해 숯과 목초액을 이용한 농법을 실험해보고 점차 확대해나가는 것이 좋겠다. 텃밭의 규모를 넘는다면 어차피 좋은 숯과 목초액을 생산하는 공장의 물건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숯공장의 전문가와 숯농법으로 실제 농산물재배를 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잘 참조하여 자기 조건에 맞게 응용하여 농사를 짓는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1. 땅심돋구기
검탄 1g은 115∼127평, 백탄 1g은 60∼75평의 표면적을 갖고 있다. 이렇듯 어마어마한 표면적을 갖고 있기에 숯은 물의 배수성을 좋게 하고 물과 공기를 잔뜩 머금으며, 미생물들의 살림집이 되기도 한다.
백탄은 불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때문에 숯불구이 등 연료용으로는 좋으나 검탄보다 구멍이 적어 표면적이 작기 때문에, 앞서 말한 배수성과 보수성은 검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땅심을 돋구려면 백탄보다는 당연히 흑탄이 훨씬 좋다. 숯도 가루로 빻은 활성탄을 뿌리면 숯의 표면적 함수율이 훨씬 높아져 그 효능이 극대화된다. 숯을 토양에 뿌리면 흙에 배수가 잘되며 통기성(通氣性)이 높아져 땅속에 산소가 많아진다. 당연히 땅속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의 활동에 좋은 조건을 마련해준다. 또한 숯구멍은 비료의 과잉영양분을 빨아들여 비료가 물에 의해 이동·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며, 약알칼리성인 숯은 흙의 산도를 조정하는 동시에 숯 속에 있는 미네랄은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최근에 자주 내리는 산성비로 식물생장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아 숯가루를 통해 토양을 회복시킬 수도 있다.
숯가루로 땅심을 돋구려면 밭에는 1∼2㎜크기로 주고 다년생 작물을 재배하는 과수에는 3∼5㎜크기의 알갱이가 적당하다고 한다. 숯은 고온 처리되어 무균 상태이기 때문에 땅속의 미생물 번식을 위해서 숯가루에 부엽토를 섞어 유기물과 혼합하면 좋은데 목초액 200배액을 숯가루와 섞으면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단 주의할 점은 숯이나 재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적당한 양 이상으로 과다하게 뿌리면 오히려 흙이 알칼리화 되어 작물의 생육이 늦어지고 위축되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1㎡당 200∼300g정도를 밑거름으로 하고 그 이상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식물에 미네랄 공급
숯은 다량의 미네랄을 가지고 있다. 숯의 주성분은 탄소덩어리여서 까만데 숯의 80%가 탄소이고 나머지가 미네랄이다. 나무는 토양에서 천연미네랄을 빨아들여 저장시키는데, 이 나무가 숯으로 되는 과정에서 나무의 질량과 부피가 1/3정도로 줄어들면서 더욱 농축되는 데다가 물에 녹기 쉬운 상태가 된다. 미네랄은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향상시키고 몸 안의 중요영양소로서 전기적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인간이나 동물이나 몸에 필요한 미네랄은 모두 식물에서 얻는다. 그러하기에 숯에 들어있는 미네랄은 인체에 유익하면 유익하지 해가 되는 성분은 들어있지 않다.
이러한 미네랄덩어리인 숯을 농법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벼
먼저 육모상자 흙에 용적비율로 숯가루를 20%정도 섞고 볍씨를 심으면 모의 발근이 촉진된다. 육모상에서 매일 관수로 천배액의 목초액을 주면, 이앙 후의 활착과 발육이 좋아져 모내기 후 생장이 빨라진다. 논을 갈 때도 10a의 논에 500㎏의 숯을 뿌린 다음 논을 갈고 벼를 심으면 논물의 보수력이 좋아져 벼의 생장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숯과 목초액을 뿌린 논에는 대체로 도열병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숯가루를 논에 뿌리면 지열이 상승하므로 냉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출수 후에는 300배액을 몇 번 뿌리면 낟알이 튼실해진다. 경북 봉화에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벼가 다 자란 후에는 목초액이 살충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하니 목초액은 벼가 영양생장을 할 때 각별히 신경 써서 뿌려주는 것이 좋겠다.
목초의 살포방법은 논물을 뺀 다음 물꼬를 막고 들어오는 물꼬에서 10a당 원액으로 5∼6l를 50∼100배로 희석한 것을 취수 중에 섞어 넣는다. 목초액을 넣어주면 벼의 생장이 약간 억제되면서 벼의 키가 약간 작아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도복에 강해진다. 병충해가 심해 농약을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될 때에도 농약과 목초액을 혼합하여 사용하면 농약의 전착 기능이 높아져 훨씬 적은 양의 농약으로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어 목초액은 저농약 생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채소류
고추 : 비가 그친 다음 목초액(영양생장시 800배, 생식생장시 500∼600배)을 살포하면 낙과가 적어지고 열매가 잘 자란다. 미생물 발효액 300배액을 목초액에 혼합하여 뿌려주면 더욱 좋은데 이럴 때는 목초액의 희석배율을 300배 정도로 약간 높이면 된다.
감자류 : 목초액의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하며 덩이뿌리가 형성된 이후에 뿌리는데 목초액 300배액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뿌리면 된다. 감자, 고구마, 토란 등 덩이뿌리 종류에 목초액을 뿌릴 경우에는 영양생장기에는 1000배액을 뿌리다가 알맹이의 크기가 최종 크기의 1/2정도 되는 생식생장기가 되면 목초액을 고농도(약 200∼300배액)로 엽면살포 하는데 이렇게 하면 잎부분의 성장이 억제되면서 뿌리의 성장이 매우 잘된다.
딸기 : 목초액을 이용할 경우 당도가 12∼13%정도로 높아지며 육질과 껍질이 단단해져 저장성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품종에 따라 효과가 적은 경우도 있으니, 우선 자신이 선택한 품종에 적은 면적부터 실험해보는 것이 좋겠다. 희석배율도 재배농민들마다 각기 다른 실험결과를 내오는 것을 보면 재배지역과 품종에 따라 적절한 선택조절이 필요하겠다. 보통 의 경우 200∼500배의 희석배율로 살포한다.
시금치류 : 재배기간이 짧은 시금치나 쑥갓 같은 작물은 발아 전후부터 1000배액을 두 번 정도 5일 간격으로 뿌리고 800배, 500배, 수확 전에 300배액을 한번 뿌린다.
과수류
사과 : 목초액을 활용하면 당도가 높아지고 과육이 단단해진다. 사과는 농약살포가 15∼20회 정도로 많은데 농약에 목초액(1000배액)을 섞어서 살포하면 농약의 전착 기능이 향상되어 농약의 횟수와 양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장마기간에는 토양에 목초액 200∼300배액을 간주하며 수확 40∼50일 전에는 목초액 200∼500배액을 뿌려준다. 목초액의 살포시기는 사과의 크기가 최종크기의 1/2정도가 되는 시기부터 뿌려줘야 생육을 저해하지 않는다.
포도 : 포도 역시 사과나 배처럼 농약살포가 많은 작물이라 유기농이 매우 어려운 작물로 손꼽힌다. 하지만 숯과 목초를 적절히 잘 사용하면 농약살포횟수를 많이 줄일 수 있고 당도도 올릴 수 있다.
직경 15㎝, 깊이 30㎝정도의 구덩이를 과수밭의 여러 곳에 군데군데 파놓고 그 구멍에 숯가루 50g, 발효계분 50g 섞은 것을 주면 마른 노목이 회복되기도 한다. 숯은 토양에 미네랄을 공급하여 토양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과수의 과실 당도가 올라간다. 포도밭에서 전정할 때 나온 줄기를 숯으로 구워 포도밭에 준 결과 당도가 2도 올라갔다.
숯과 목초를 이용하여 저농약 재배를 한다면 우선 재배자가 극심한 농약중독 공포로부터 해방되며, 농약값이 절약되고, 저농약에 따른 과실의 안정성 등 많은 이점이 있으며 생산수익도 떨어지지 않는다.
재배자와 소비자 모두가 건강한 농산물을 키우고 먹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숯과 목초를 직접 만들어 쓰거나 올바로 활용하려는 자세를 갖고 자기조건과 풍토에 맞는 숯·목초 농법을 찾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