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술 & 와인愛

맛있고 착한 와인을 찾아서<5>

淸山에 2010. 10. 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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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류 와인은 맛있는 와인입니다. 동시에 가격이 ‘착한’ 와인입니다. 착함은 퀄리티 대비 싸다는 얘기죠. 전 지난주도 하루는 9종, 다음날은 6종 이런 식으로 와인을 마셨습니다. 마셨다기 보다는 테이스팅을 했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네요. 마심은 즐거움이라는 주관적인 경험을 포함하지만, 테이스팅은 일이라는 지극히 객관적인 사무로 변신하니까요. 어쨌거나 '와인 독'에 빠져사는 제가 지난 주에 찾아낸 보석같은 와인입니다. 한번 드셔 보실래요?

 

[5만원 미만]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Oak Cask Cabernet Sauvignon)

 친구들과 함께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다. 앞에 마련된 바비큐 석쇠 그릴에 돼지고기 목살을 올리자 침을 꼴깍 넘어가게 하는 향이 섞인 연기가 피어났다. 바로 이 순간 곁들일 와인이 생각났다.

 편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바비큐의 감칠맛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연기가 만드는 향과 와인에서 느껴지는 스모키 향이 어울린다.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런 와인이다. 2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에 여행의 행복한 풍미를 돋운다. 물론 집에서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도 좋다. 와인펍 ‘부숑’의 노경남 소믈리에는 “부드러운 탄닌이 기분 좋다”고 평가했다. ‘부숑’의 강경선 사장은 “가격 대비 최고다. 우리 집에서는 말벡을 쓰고 있는데 묵직한 느낌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남미 최대의 와인그룹 ‘트라피체’에서 만든다. 안데스 산기슭의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미셸 롤랑과 함께 ‘이스카이’를 만들어 유명한 곳. 2004,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IWSC(국제주류품평회)에서는 ‘올 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크캐스크는 레드 와인은 12개월, 화이트 와인은 9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도 오크캐스크라고 지었다.

 안데스 산맥의 고도와 풍부한 일조량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한줄 가이드=친구, 가족과 함께 먹는 바비큐에 가격 부담 없으면서 맛있는 와인을 곁들이고 싶다면 이게 ‘답’이다. 좀 더 묵직한 맛을 원한다면 카베르네 소비뇽 대신 말벡도 좋다.

①와인명: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소비뇽

②생산지/생산자(사): 아르헨티나 멘도자/트라피체

③종류/빈티지: 레드/2006

④포도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⑤알코올: 13%

⑥바디/당도: 미디엄/드라이

⑦가격: 할인마트에서 2만원대

⑧구입할 수 있는 곳: 롯데백화점,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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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 이상]

●보르바 레세르바 코르크 라벨(Borba Reserva Cork Label)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한 입 맛보더니 병 안에 갇혀 있던 와인의 견고함을 직감한 듯 디캔팅을 요구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와인은 열리기 시작했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입 안에 감도는 질감은 괜찮았지만 향도 별로였고, 목 넘김은 묵직한 첫 인상과는 달리 물처럼 뚝 떨어졌다. 시동을 거니 굉음으로 기대감을 준 엔진이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차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와인의 진가는 분명 숨어 있었고, 디캔팅은 기다림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했다. 딸기향을 필두로 과일향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탄닌도 더욱 느껴진다. 목 넘김 또한 원하는 대로 부드럽게 잘 나가는 차로 변신한다.

 최성순 사장은 “디캔팅을 하고 나니 아주 부드럽다. 맛있다. 매력적이다. 디캔팅 이후에도 맛이 금방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간다”고 평가했다.

 와인바 ‘와이너리’ 이승호 사장은 “가격 대비 아주 좋은 와인이다. 예전부터 좋아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와인은 에티켓이 재미있다. ‘BORBA’라고 적힌 글씨 주위로 코르크 문양이 있다. 그래서 ‘코르크 라벨’이라 불린단다.

 코르크 세계 최대 산지가 포루투갈임을 상기시킨다.

 생산지인 포르투갈 알렌테쥬 지역은 낮은 강우량, 더운 여름, 춥고 건조한 겨울로 포도 재배에 있어 좋은 여건을 갖췄다. 특히 알레테쥬 중부에 위치한 보르바 지역은 석회암 결정체가 많은 척박한 토양으로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알렌테쥬 최초의 협동조합 ‘아데가 보르바’에서 만든다.

 아데가(Adega)는 포르투갈어로 와이너리를 뜻한다.

▲한줄 가이드=디캔팅으로 근사한 과일향과 부드럽고 매력적인 목 넘김을 선사한다. 풀바디에 부드럽게 입 안을 매만지는 와인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강추! 포르투갈 와인은 잘 안 알려져 있어 경험의 희소성 측면에서도 만족을 준다.

①와인명: 보르바 레세르바 코르크 라벨

②생산지/생산자(사): 포르투갈 알렌테쥬/아데가 보르바

③종류/빈티지: 레드/2003

④포도품종: 아라고네즈(템프라니요), 트링카데이라, 카스텔라웅, 알리칸테 부셰

⑤알코올: 13.5%

⑥바디/당도: 풀/미디엄

⑦가격: 와인숍에서 6만원대

⑧구입할 수 있는 곳: 와인타임, 신세계, 현대 백화점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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