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양함=원양 작전 대형함… 구축함=잠수함·항공기 상대 주력함
호위함=상륙함 등 호위임무… 초계함=연안서 적 기습 대비 경계
Q: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보도를 보면 초계함 호위함 수송함 상륙함 고속정 등의 함정 이름이 많이 등장합니다. 다른 곳에서 본 기억으론 순양함 구축함 등도 있는데 이들 함정은 각각 어떤 함정이고 어떻게 다른가요? 서울시 마포구 독자 전민호씨A:군(軍) 함정, 즉 군함은 적을 직접 공격하기 위해 만든 '전투함'과 전투함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임무를 주로 맡는 '지원함'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투함에는 순양함(巡洋艦)과 구축함(驅逐艦), 호위함(護衛艦), 초계함(哨戒艦) 등이 있고, 지원함에는 수송함(輸送艦), 상륙함(上陸艦), 소해함(掃海艦, 기뢰탐지함), 구조함(救助艦) 등이 있다.
전투함은 함정 크기를 결정 짓는 배수량에 따라 구분된다. 구분 기준은 전문가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만t급 이상인 순양함, 4000∼1만t급인 구축함, 1500∼4000t급인 호위함(프리깃함), 1000t 안팎의 초계함으로 나뉜다. 현대에 이르러선 배수량에 따른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평가도 많다.
- ▲ 대형상륙함:1만t 이상. 상륙지원 및 작전 지휘 통제함.
- ▲ 순양함:1만t 이상. 원거리 단독 임무 수행 가능.
- ▲ 구축함:4000~1만t. 주력 전투함. 대공, 대잠 방호.
- ▲ 호위함:1500~4000t. 수송함과 상륙함 등 호위.
- ▲ 초계함:1500~4000t. 수송함과 상륙함 등 호위.
호위함은 주로 수송함이나 상륙함을 호위한다. 유사시에는 가스터빈을 통한 우수한 기동력으로 연안에서 벌어지는 대공전, 대잠전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초계함은 호위함보다 규모가 작고 성능이 떨어진다. 보통 구축함과 상륙함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연안 경비 등에 주력한다. 이번 사고 함정인 천안함은 해상 상태가 비교적 평온한 상황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배수량 1200t급 초계함에 속한다. 이들 함정 외에도 전투 능력을 지닌 함정으로는 연안이나 연근해에서 주로 활동하는 200∼500t 규모의 고속정(高速艇)이 있다. 고속정은 적이 수백m 이하 근접 거리에 있을 때 일선에서 함포 사격에 나서고 유사시에는 충돌을 통해 적 선체에 손상을 준다. 최대 속력이 37노트에 이르는 우리 참수리 고속정은 불법 어로 감시, 밀입국 감시에도 이용되는 다목적 함정이다.
후방에서 전투함을 돕는 지원함도 기능에 따라 수송함, 상륙함, 소해함, 기뢰부설함(機雷敷設艦), 구조함 등으로 나뉜다. 수송함은 기름과 물자 등을 옮기는 배다. 이번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수색에도 대형 수송함(배수량 1만4000t, 길이 199m, 폭 31m)인 독도함이 지휘통제함으로서 구조 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다. 독도함은 대형 수송함으로 불리지만 실제는 상륙작전 지원함정이다. 독도함은 현재 함수와 함미 침몰 지점 중간에 대기한 채 물자 지원과 응급처치 준비, 구조헬기 이착륙 등 후방 지원을 하고 있다.
- ▲ 고속정:1500~4000t. 수송함과 상륙함 등 호위.
- ▲ 수송함:1000~4000t 이상. 병력, 장비의 장거리 이동 수행.
- ▲ 소해함:400~1000t. 기뢰 발견 및 제거가 주임무.
- ▲ 기뢰부설함:2000~3000t. 기뢰 부설 및 소해작전 지휘.
- ▲ 구조함:2000~4000t. 감압 챔버 및 리프트 구비.
지난달 29일 독도함이 투입되기 전까지 수색 작업 총 지휘통제를 맡았던 함정은 바로 상륙함 성인봉함이다. 상륙함은 장거리를 항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신속히 육지로 실어나르며 적의 해안에 상륙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주된 임무다. 소해함은 주로 해저를 탐색하고 해양자료를 수집하는 함정이다. '기뢰 탐색용 음파탐지기(소나)'와 바닷속 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가변심도 음탐기'를 장착하고 있다. 배수량 920t, 길이 59.4m, 폭 10.5m 규모의 양양함과 옹진함이 소해함에 속하는데, 이들 함정은 현재 침몰 지점 주변을 돌며 부유물과 유품을 수색하면서 해저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기뢰나 폭뢰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소해함과 함께 '기뢰전함'에 속하는 기뢰부설함은 기뢰를 설치하고, 유사시에는 소해함 군수지원까지 맡으며 소해작전을 총지휘한다.
한편 구조함은 크레인과 수십t의 물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리프트 백, 감압(減壓) 챔버(Chamber) 등을 갖추고 구조와 배 인양 작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함정이다. 천안함 침몰작전에 지난달 31일 투입된 평택함과 그에 앞서 투입된 광양함은 모두 구조함에 속한다.
편제상 전투함과 지원함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 구조 작업에 나서면 이러한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26일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된 군 함정은 사고 직후 지원된 미 해군 군함 4척을 포함, 총 22척이다. 미 해군에서는 9000t급 이지스함인 커티스 윌버호와 라센호, 헬기가 탑재된 9600t급 이지스함 사일로호, 수심 100m까지 잠수가 가능한 3335t급 구조함 살보함 등 4척을 투입했다.
이들 함정은 천안함의 함수부와 함미부 침몰 지점을 오가며 먼저 투입된 우리 해군 함정과 함께 수색 작업을 벌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사고 해역의 유속이 빠르다는 이유로 일단 수색을 중단한 상태다.
북(北) 잠수함, 목표 찾아가는 '능동 어뢰' 보유했을 수도
수상(水上)함정과 잠수함 간에는 평상시에도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구축함이나 대(對)잠수함 항공기들은 상대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려 하고 잠수함은 이를 피해 상대국 해군기지 가까이까지 가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수상함정과 잠수함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은 소나로 음향탐지장비다. 수상함정이나 잠수함의 스크류 등에서 나오는 소리를 잡아 상대방의 위치, 속도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물속에선 레이더 같은 수단으로 상대방을 탐지할 수 없다.
잠수함의 무기는 보통 어뢰나 기뢰, 대함(對艦) 미사일이다. 소나로 수상함정의 위치를 파악해 공격한다. 소나에는 잠수함에서 소리를 낸 뒤 수상함정의 철판과 부딪힌 뒤 다시 튀어나오는 반사파로 포착하는‘액티브(Active)’ 소나와 수동적으로 수상함정의 스크류 소리를 들어 포착하는 ‘패시브(Passive)’ 소나가 있다.
잠수함의 주무기인 어뢰는 보통 320~533㎜로 5000~1만t급 구축함도 단 한발에 격침시킬 수 있다. 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도 있다. 어뢰는 적 함정의 스크류 등 소리를 탐지해 공격한다. 적 함정의 소리를 들어 공격하는 수동형(패시브) 호밍(Homing) 어뢰와 적 함정을 향해 소리를 낸 뒤 반향(反響)을 쫓아가는 능동형(액티브) 어뢰가 있다. 북한 잠수함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능동형 어뢰를 수입했다는 첩보도 있다.
잠수함에서 선으로 어뢰를 유도하거나 발사된 뒤 어뢰가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간다. 보통 10㎞ 안팎의 사정거리를 갖는다. 하지만 공중으로 어뢰를 쏘아올린 뒤 목표물 근처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사정거리를 늘린 ‘서브록’(SUBROC) 같은 무기도 있다. 잠수함은 어뢰발사관을 통해 대함미사일이나 토마호크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또 전쟁이 났을 때 적국 기지 등에 기뢰를 부설해 적 함정 등의 움직임을 묶어놓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