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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이런 새도 산다 - 멧닭.

淸山에 2009. 9. 6. 16:02

 

 

한반도에 이런 새도 산다-멧닭.

           - 스웨덴 학자의 백두산 멧닭 사냥기

나의 어린 시절, 동네에 함경도에서 피난 오신 분이 한 분 사셨다.

인생 60여년을 살아오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셔서 한번 입을

열었다하면 귀담아 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분 말씀에 자기 동네 근처에  멧닭이라는 까만 새가 있는데

남한에 오니까 그런 새를 봤다는 사람도 못 만났고

자신도 보지를 못했으니 그 새는 북한에만 사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멧닭-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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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신이 새까맣다는 그 새가 까마귀의 일종인가보다 하고
가볍게
넘겨들었다.


내가 멧닭을 다시 만난 것은 세월이 한참 지나 미국 도서관의 

서가에서 우연히 뽑아든 한 책에서였다.

‘한국의 자연과 마을에서’- In Korean wilds and Villages-라는

제목의 이 책은 스웨덴 동물학자 스텐 버그만[원어로 베리만]이

그의 조수 박제사이고 조수인 훼크비스트와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도와

같이 1935년부터 1936년까지 함경북도 주을 북방의 산막[山幕]에

머물면서 여러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고 표본을 수집했던 경험을

기록한 것으로 한국 야생 동물 측면에서 아주 진귀한 책이다.


이 산막은 한국 야생사에서 이름을 남긴 백계 러시아인

얀코프스키 소유였다.


함북 주을의 산막- 유명한 백계 러시아인
                            얀코프스키의 소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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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 스텐 버그만은 한국의 자연과 동물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백두산에서 제주도까지 한반도 전역을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다양한 한국의 풍속과 관광의 경험들이 재미있게
수록되어있다.


스텐 버그만 [1895-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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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스웨덴 사람에 대한 정보를 한참의 세월이 지난 뒤

한국에서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가 1935년에 황해도 사리원에서 봉산 탈춤을 구경했던 경험이

이 책에 잘 묘사되어 있다.

그 때의 봉산 탈춤은 지역의 매우 유명한 축제였었다.


이 봉산 탈춤 판의 규모가 커서 구경 온 관람객이

수 천 명이나 되었다.

버그만 씨는 총독부 관리의 초대로 서울에서 사리원까지 가서

구경하게 되었다.

일본인들 사이에도 소문이 날만큼 봉산 탈춤은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책에 의하면 그는 봉산 탈춤을 영사기에 담았다.

그는 이 필림을 소중하게 보관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가 봉산 탈출에 관한 필림이 있다는 사실이

한국에 알려졌다.


원 필림이 한국에 기증되었는지 복사본이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930년대에 봉산 탈춤은 거의 원형에 가까워서 필림이
봉산 탈춤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1970년대 신문기사에
남아있었다.


그는 한반도 북부에 살면서 한국의 야생에서 살면서 멧닭을
접했던듯하다.

먼저 우리에게 생소한 멧닭에 대해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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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닭 

아시아 유럽과 대륙에 서식하는 새다.

꿩의 장끼와 까투리처럼 암컷과 멧닭의 수컷과 암컷의

형태와 크기가 다르다.


검정색의 멧닭은 수컷이다.

수컷의 전장이 39-61센티, 무게가 1.1킬로에서 1.6킬로 정도,

암컷의 전장이 43-49센티 무게가 1.0킬로에서 1.4키로 정도,

멧닭이 크다.

수컷이나 암컷이나 양 눈 위에 붉은 벼슬이 있다.

수컷의 꼬리는 옛날 중세의 악기모양 양쪽으로 갈라져있다.

그래서 중국 이름은 흑금구[黑琴鳩 ]다
나무위에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니라

땅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낳는다.

들꿩[산닭] - 남한에서도 목격된다. 멧닭 암컷과 혼동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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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도 있는 들꿩과 혼동되고 서로 사촌쯤 되지만 다르다.

멧닭 -> black grouse

들꿩 -> hazel grouse


동아시아에서 북한이 서식 남쪽 한계 지역으로서

그 위로 길림성과 흑룡강성 그리고 내몽골 지역에 살고 있다.
물론 남한에서는 볼 수없다.

중국에서도 숫자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보호종으로 지정되어있다.


멧닭 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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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 버그만은 멧닭 사냥을 하게 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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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닭은 특히 백두산 주변의 원시림에 모여 있다.

한국 사람들은 멧닭을 가장 진귀한 새중 하나로 여긴다.

나는 한국의 멧닭이 사실상 스웨덴의 종과 다르고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을 채집해서

박제로 만들어 스웨덴의 자연사 박물관에 가져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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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의 박제 전문 조수 훼크비스트와 함께 무산을 거쳐

 그 곳에서 더 들어간 백두산 산록의 오지 마을까지 가서

 자리를 잡고 멧새 사냥에 나섰다.

 만주의 비적들이 자주 월강하여 출현하는 오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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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산촌 가옥이 있는 계곡에서 나는 몇몇 한국인에게
멧닭을
본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

그 들 중 하나가 그 새가 사는 곳을 안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보수를 지불하겠으니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러겠다고 해서 우리는 그와 함께 출발했다.


습지와 낙엽송 숲을 두 시간 넘게 헤매다가 멧닭이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날아 치솟아 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 새는 30미터 쯤 정도 날아 가다가 나무에 앉았다.

나는 나무쪽으로 주의해서 접근했다.
하지만 새는 내가 사거리 안에 들어가기 전에 도망쳤다.

그날 우리는 다른 멧닭을 보지 못했다.

다음날 우리는 내가 그 새를 봤던 가까운 촌락의 한 집으로
이동하여
수색 범위를 그곳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머무르기에 괜찮은 집을 찾아 짐을 풀고 다시 나갔다.


우리는 짐을 내려놓고 바로 숲으로 들어가 멧닭을 찾았다.

이번에는 훼크비스트와 나는 둘 다 멧닭을 만나는

행운을 가질 수가 있었다.


그는 수컷을 쏘았다.

나는 3-40마리의 떼를 보고 총을 쏘았지만 너무 먼 거리였다.

그렇지만 그 지역은 멧닭 수확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다음날 아침에 우리는 해가 뜰 때 어제의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동트기 전에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날은 거의 온 종일 눈 폭풍이 몰아쳤다.

우리는 이 악천후에 아무런 멧닭도 보지 못한 채 지친 눈 투성이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멧닭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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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은 해가 비치고 맑았다.

우리 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하고 즉시 출발하여 30분간
동행하다가
각기 다른 길로 가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헤어지고 바로 나는 세 마리의 멧닭이 1키로가 넘는 거리에서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오는 것을 나의 차이스 망원경으로 발견했다.

멧닭들은 날아오다가 800미터 쯤 떨어진 나무위에 앉았다.


나는 그 쪽으로 조심해서 접근했다.

가까워지면서 나는 그 놈들이 떼를 지어 나무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색깔이 다른 암컷과 수컷이 모두 어울려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나를 발견하자마자 그놈들은 한 놈 두 놈
이륙하더니
금새 다 도주해버렸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하여 몇 시간을 쫓았지만 허탕치고 말았다.

두 마리의 노루와 여새 떼가 내가 본 전부였다.


할 수없이 나는 어제 내가 암컷을 보았던 정확한 지점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 곳으로 가는 길에 나는 수컷이 눈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때에 나는 사격 범위 내에 있던 여새 몇 마리에 몰두해있었기

때문에 작은 새를 잡는 아주 작은 납알이  장전되어 있었다.


이 작은 산탄들로는  아무 것도 할 수없었지만 운 좋게도
멧닭은
멀지 않은 나무위에 가 앉았다.

작은 산탄이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밀집된

탄막(彈幕)으로 승부를 낼 수가 있었다. 
극히 조심하면서 조용히 다가가 방아쇠를 당겼다.

명중된 멧새는 땅에 추락했다.

집어보니 박제감으로 아주 근사한 놈이었다.


멧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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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능성 있어 보이는 그 낙엽송지대 양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습지대를 따라 수색해 들어갔다 .

얼마가지 않아 나는 두 마리의 수컷 멧닭이 낙엽송의
가장 높은
가지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멧닭들은 일 년 중 이맘때면 이 시기의 주요 먹이인 낙엽송의

새순을 먹기에 바빴다.

멀찌감치 돌아서 다른 나무의 그늘 뒤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했지만 내가 사정거리 내로 들어가기 전에 멧닭은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멧닭 떼가 그날 아침에 땅에 내려앉았던 자국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멧닭  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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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날 어스름해질 때까지 눈이 내렸으므로 내간 본 흔적은

아침에 해가 이후에 남아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 흔적은 이미 많이 희미한 상태가 되었지만 3월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열매를 찾아 멧닭들은  전부 눈이 덮여 있는 월귤

나무숲으로 간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그들이 쉬기 위해 눈 속에 파놓은 구덩이를 발견하였다.

멧닭이 간 방향으로 향해 가다가 곧 두 마리의 수컷이

다른 낙엽송 위에 있는 것을 보았다.

가능한 한 최대로 주의하여 사정거리내로 다가가서
한 마리를 잡았다.


나의 총소리에 다른 두 마리의 멧닭이 가까운 나무 위로
날아갔는데
그들 중 하나는 수컷이었다.

내가 쏜 암컷을 줍기 위해 앞으로 움직이면서 총은

어깨에 메었다.

눈 속에 깊이 떨어진 그 새를 줍기 위해 내가 몸을 구부렸을 때

눈 덮인 땅의 세 곳으로부터 세 마리의 암컷이 더 날아올랐다.

그들은 내가 총을 쏠 준비를 하기도 전에 사거리 밖으로 달아났다.

또다시 1분도 안되어 방금 전과 꼭 같은 일이 벌어졌고

두 마리가 더 날아올랐다.


나는 준비가 되어 있었으므로 두 마리를 다 잡았고

같은 지점에서 또 다시 두 마리가  날아올랐을 때

총을 재장전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  한 마리만을 잡았다.

그 이후에는 멧닭을 더 보지 못했다.

멧닭은 눈 속에서 아침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구덩이는 1피트 깊이였다. 그 새들이 스스로 판 것이었다.

그 구덩이는 밤에 잠을 자기 위한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나는 이후에도 이를 몇 번 더 보아서 멧닭이 낮잠 자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나는 사냥 백에 다섯 마리의 멧닭을 담아 들었다.

아직 한낮이었기 때문에 잠깐 쉬면서 점심을 들었다.

오후에 나는 다섯 마리의 노루를 보았지만 멧닭은
더 이상 보지 못했다.


우리는 식량이 필요했기 때문에 노루를 잡을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훼크비스트가 이미 한 마리를 잡아왔으므로 내가 본 다섯 마리의

노루들에게는 사격을 하지 않았다.

한편 훼크비스트는 승냥이 떼가 남긴 꽤 뚜렷한 흔적을 발견했다.


나는 다음 날 매우 잘 생긴 암수 멧닭 한 마리씩을 잡았다.

훼크비스트는 암컷을 잡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 무렵에 그는 잠자리를 틀기 위해서

낙엽송 사이로 내려와 앉은 36마리의 멧닭 떼를 보았다.


이 지역에서 멧닭이 어떻게 밤을 지내는지를 보기 위해서
나는 이미
그에게 그런 늦은 시각에 멧닭 떼를 보게 되면
그들을 방해하지 말라고
부탁해놓았었다.


그들은 어두워질 무렵에 앉아있던 나무와 가까운 곳의 눈 속에서

밤을 보낼 것이라고 나는 추측했다.

우리는 이를 보기위해서 밤에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러나 다수의 멧닭들은 다른 곳으로 다 이동해버리고

단지 암컷 한 마리만 남아있었다.

그 암컷은 눈구덩이 속에 있다가 내가 후래쉬를 들고 1미터
앞으로
접근 했을 때 날아올라서 어둠속으로 도망쳐버렸다.


멧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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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눈보라가 몰려와서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고 우리는

멧닭을 한 마리도 볼 수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우리는 한 번 더 밝은 햇살이 내리

쬐는 날을 맞았다.

여러날 운이 없었던 훼크비스트는 운 좋게도 세 마리의 나이든

수컷과 그 외 여러 마리의 암컷을 잡았다.

나는 단발 사격으로 잡은 두 마리의 암컷에 만족해야 했다.

우리는 이미 박물관 박제용으로 충분한 멧닭을 수집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멧닭을 잡지 않았다.


그 마을에 이틀을 더 머물러서 날 다람쥐를 마을 사람들이 잡은

날 다람쥐를 수집한 뒤에 주을로 돌아왔다.

울프 독  독자 여러분께
이 드문 새를 소개한 배경이 있습니다.
옛날 중국에서 사기꾼 약장수들이 현재 한국에도 약재로서
수입되는 자작나무 혹을 [차가버섯?]을 엄청나게 사기를 쳐서
중국 황제들에게 팔았는데 우리의 명군 세종 대왕은
이에 속지 않습니다.

중국 약장수들이 중국 황제를 등쳐먹은 사기에
이 멧닭이 사람을 천만명이나 잡아먹는 뱀을 또 잡아먹는
어마어마한 괴물새로 둔갑해서 등장합니다.
아래를 click하시면 볼 수있습니다.

명군 세종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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