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체면이나 양심, 도덕률.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곳에 현실로 존재한다.유치원에 다녀야 할 나이의 어린이가 깡통을 들고 거리에나가 낯선 얼굴들에게 손바닥을 벌려야 했다. ▶ 나무뿌리라도 먹어야 산다.그리고 잡초보다 모질 게 살아남아야 했다.
아이를 업은 소녀의 손에 쥐어진 나무뿌리는 가족의 한 끼 식사일까, 아니면 땔감일까 ?
▶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어린 형제가 골목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 전란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이 소년 소녀들은시민혁명과 쿠데타, 군사독재와 경제기적의 한복판을 질풍노도처럼 관통하여 "의지의 한국인"을 세계에 알리는 주역이 되었다.
▶ 부모님은 피난통에 돌아가시고, 살던 집은 폭격으로 다 부서져 폐허가 된 터에 어린 소년이 버려진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고난의 1950 년대를 몸으로 때우며 살아온 이 민족의 처절한 단면이다. ▶찬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헛간이라도 좋았다. 행색은 초라해도 카메라를 강하게 의식하는 이 초롱초롱한 눈매의 자매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 ▶개털모자에 항공모함같은 헝겊 군화, 곳곳을 기운 이 복장이
195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던 대부분 한국인의 자화상이었다
고함 한번 치면 풀썩 주저앉을 듯 위태로운 건물 모습이 위기에 처한 조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 엄동설한 추위를 피하기 위한 땔감도 넉넉지 못했던 시대에 두 소년이 끌고 가는 수레에는 한 식구의 온기를 담보하는 행복이 실려있는 듯하다.
▶ 태평양을 건너온 미군복을 얻어 입는 것이가장 큰 행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간혹 마음씨 좋은 미군 아저씨를 만나면 미국으로 입양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