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2 / The Man Who Cried 음악적 리뷰 + 음악과 동영상모음
2000년/각본+감독: Sally Potter/주연:Christina Ricci + Johnny Depp
음악:Osvaldo Golijov /100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까지 굳이 거슬러 가지 않고,
몇 십 년 전만 되돌아보더라도, 현재의 우리들이 상상을 하기가 힘든
많은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곤 했었는데, 그 하나의 예로 사람들이 많은
만원 버스나 극장 같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도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간접 흡연'이라는 개념조차도 없던 (미개한?) 시절이었다는 얘기인데,
그렇듯이 음악의 저작권료도 마찬가지이어서 오늘날, 미국 영화계에
이미 거장이 되어 있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1942, 미국
뉴욕)조차 1967년에 ‘누가 내문을 두드리는가?’(Who's That Knocking
At My Door?/ I Call First)’를 만들 당시에는 저작권의 개념조차 없이
무단으로 많은 팝송들을 삽입곡으로 사용하려 했었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Devil In Disguise', 바비 빈튼(Bobby
Vinton)의 'Blue Velvet', 릭키 넬슨(Ricky Nelson)의 'Fools Rush In' 등의
인기 팝송들을 삽입해 만든 케네스 엥거(Kenneth Anger, 1927, 미국) 감독의
30분짜리 단편 언더그라운드 필름, ‘전갈의 등장(Scorpio Rising, 1964)’을
원조(대표 작)로 하여, 이후, 수많은 팝 뮤직이 스크린에 등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영화계에는 본격적인 ‘삽입곡(Non Original Music) 전성시대’가 열린다.
그리고 이런 실험적 방식을 적용한 ‘졸업(The Graduate, 1967)'이나 ‘이지라이더
(Easy Rider, 1969)‘같은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를 대표하는
작품들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듭 하면서 영화 속의 팝송 삽입곡들은 더욱 빛을
발하였는데, 영화음악 작곡가에게 줄 돈이 없을 정도로 제작 예산이 부족하였던
인디펜던트 영화들의 제작에서 그 풍조가 비롯되었던 이 ‘외부 음악 도입 방식’은
자기가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팝송들을 영화 삽입곡으로 사용키 위해 직접 선곡까지
하였던 마틴 스콜세지같은 감독들에 의해 어느새 영화음악의 새로운 유행과 주류로
자리매김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가하면, 1960년대 중반서부터는 거장,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
1999, 미국)까지도 이런 유행 풍조에 가세를 하였고, 주로 클래식 음악을 삽입곡으로
사용하면서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는데, 물론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제 1악장’을 이미 사용한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밀회(Brief
Encounter. 1945)’같은 고전영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Space Odyssey. 1968)’가 그 대표작이 되겠다.
그런데 한 두곡의 유명한 클래식 음악을 삽입곡으로 사용하였던 큐브릭감독과는
대조적으로 이 영화를 기획한 제작 관계자들은 아예 작정을 하고 이 영화의
삽입곡들을 많은 클래식 음악들로 가득 채우기로 결정을 하였는데(아래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참조), 주로 TV 방송국에서 활약을 해 오던 뮤직 수퍼바이저,
이반 챈들러(Ivan Chandler)가 선곡을 한 클래식 명곡 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곡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1838-1875. 프랑스)가 1863년에 초연을 한
(3막의)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 / The Pearl Fishers)’
중에서 (테너의) 아리아, '귀에 익은 그대 음성(Je Crois Entendre Encore/내가
다시 들은 것 같다.)'이다.
전운이 감돌던 1927년, 러시아.
어린 딸, 페길레(Fegile/Christina Ricci. 1980. 미국)와 함께 숲을 산책하던
아버지, 아브라모비치(Oleg Yankovsky. 1944. 쏘련)는 당시의 대부분의 유태인
가장들이 그러했듯이 미국으로가 돈을 번 후에, 가족들을 데려 가기로 결심을
하고, 먼저 고향을 홀로 떠난다(위의 동영상).
그러나 아빠가 떠난 후에 전쟁이 터지면서 졸지에 고아 피난민이 된 어린 소녀,
페길레는 어쩌다 영국으로 가게 되고, 어느 가정에 입양이 되면서 수지(Suzie)로
불리며 숙녀로 성장을 한다.
성인이 된 후, 빠리의 쇼단의 댄서 오디션에 합격을 한 그녀는 모스코바에서 온
동료 댄서인 로라(Lora/ Cate Blanchett. 1969. 호주)와 함께 살다, 인기 있는
이탤리언 테너, 단테 도미니오(Dante Dominio/ John Turturro. 1957. 미국)의
주선으로 오페라 단원이 된다.
미국으로 가 아빠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저축도 열심히 하던 수지는 백마를 타고
오페라에 출연을 하던 집시 출신의 케사르(세자르, Cesar/ Johnny Depp. 1963.
미국)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단테가 멸시를 하는 그를 옹호한다.
남자를 이용하여 성공을 하려는 동료, 로라가 단테의 집으로 이사를 가서 동거를
시작할 무렵, 독일이 폴랜드를 침공하고, 얼마 후에는 이들이 살고 있던 빠리에도
독일군들이 진주를 한다.
그동안 줄곧 일을 해오던 유태인 페릭스 펄만(Felix Perlman)의 오페라 프로덕션이
문을 닫게 되자, 재빨리 독일군의 편에 선 단테와 로라.
그들이 호화로운 궁정의 독일 군 파티에서 노래를 할 때, 추운 밖에서 연주를 하는
집시들의 무리 속에는 케사르와 수지가 있다.
어느 날, 오래 전서부터 수지를 노려오던 단테는 그녀가 뜻대로 되지 않자,
독일 군에게 그녀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이 일로 인하여, 수지는
사랑하는 케사르와 눈물로 헤어지며, 로라와 함께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항해 중에 독일군의 폭격으로 수영을 하던 로라는 죽게 되고,
수지는 우여곡절 끝에 구조가 되어 뉴욕에 마침내 도착을 한다.
낡은 사진 한 장으로 아버지를 찾아 나선 수지,
드디어, 할리우드에서 영화산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를 찾게 되었지만, 나이가 든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을 하여 있고, 죽은 줄만 알았던 수지를 본 그는 “페길레,
페길레, 나의 작은 새.........”라고 간신히 말을 하면서 울기만 할뿐(The Man Who
Cried)이다.
어릴 때, 러시아에서 아버지가 들려주던 자장가, ‘Close Your Eyes (OST 앨범
수록 16번째 곡/ 아래 음악)'을 이번에는 수지가 병실에서 아버지에게 불러주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으며, 음악은 ‘진주 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
중에서 '귀에 익은 그대 음성(Je Crois Entendre Encore)‘이 또 다시 연주로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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