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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서의 人生

淸山에 2015. 4.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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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서의 人生

趙甲濟  

  


  *주례사중에서 발췌
 
  인생은 여행과 비슷합니다. 한국인의 인생은 한국이란 공간의 시간여행이 될 것입니다. 여행을 독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책의 첫 페이지만 되풀이 읽는 이와 같다고 합니다. 여행은 떨릴 때 해야 하는데 가슴이 떨릴 때 해야지 다리가 떨릴 때 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결혼한 사람의 인생은 두 사람이 여행을 같이 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인생이란 말을 한자로 써놓고 보면 生, 즉 소가 외나무다리를 지나가듯이 위태롭기에 사람 人, 즉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여야 한다는 뜻풀이가 가능합니다.
 
  스타인벡이란 미국 소설가가 한 말이 있습니다. 여행과 결혼의 공통점은 통제불능이란 점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겁니다. 예측불가능성, 그런 점이 오히려 매력입니다. 결혼, 여행, 인생이 다 모험입니다. 어떻게 보면 위험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겁니다. 시작하기 전에 주저하지 않고, 끝낸 다음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십시오. 모든 한국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선 무엇이든, 멋대로, 마음대로 하면서 행복을 추구할 도덕적, 헌법적 권한, 아니 의무가 있습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면 행복해질 의무입니다.
 
  인생과 여행의 목적은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게 아닙니다. 과정입니다. 가면서 구경하고 경험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길을 잃어 헤매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 위기를 벗어나고 하는 등등. 폭풍, 눈보라, 홍수도 가끔 있어야 풍요로운 인생이 될 것입니다. 맨 날 날씨가 좋으면 사막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신기한 것, 때로는 신비한 것을 체험하는 감동, 이게 여행이고 人生일 것입니다. 저는 재미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약간의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람은 호기심이 많고 특히 신비한 것에 감동하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호기심은 신성하다. 어떤 경우에도 호기심을 잃으면 안 된다.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함이다. 이것은 모든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원천이다.”라고 했습니다. 상대성 이론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눈을 맑게 해준 아인슈타인은 사랑에 대하여도 아름다운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는 것을 重力 탓으로 돌릴 순 없다. 첫 사랑과 같은 중요한 생물학적 현상을, 세상에, 어떻게 화학이나 물리학으로 설명할 것인가? 당신의 손을 1분 동안 난로에 갖다 대 보라, 한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특별한 여자와 한 시간을 함께 해보라, 1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상대성이다.”
 
  여행은 내가 다른 나라에 대하여 얼마나 무식하였던가를 가르쳐줍니다. 인생여행도 사람이 세계나 자연, 그리고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그러나 그럼으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가르쳐줍니다. 가끔은 머리를 들고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138억 년 전에 빅뱅을 통하여 창조된 이 우주, 지금도 팽창하고 있는 이 우주 속에서 인간의, 나의, 우리의 좌표와 進路는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인생과 여행의 궁극적 목적은 아름다움을 찾는 것, 없다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인생의 평가는 결국 얼마나 멋지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았는가, 하는 美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眞善美는 순서가 틀렸습니다. 美眞善이 맞습니다.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진실 되고 착하게 행동하기 마련입니다. 인문학이라고 하는 역사, 문학, 철학, 그리고 예술과 스포츠를 보탠다면, 이것들의 궁극적 목표도 교양 있는 인간을 만들어 아름다운 행동과 아름다운 업적을 남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을 아는 것의 핵심은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 진실, 정의, 자유가 순차적으로 잘 결합된 인격의 아름다움입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미동 초등학교 정문에 ‘큰 사람이 되자’는 구호가 있습니다. 큰 사람을 흔히 超人이라고도 하는데, 초인은 니체의 定義에 의하면, 바다처럼 더러운 강물을 다 들이마시고도, 淸濁을 다 포용하고도 자신의 영혼은 더럽혀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두 분께서 인생 여행의 과정에서 멋있고 큰 사람으로 매일 매일 변화해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배고픔을 아는 마지막 세대, 그리고 풍요를 즐기기 시작한 첫 세대인 우리 해방둥이 세대가 수첩에 끼워서 갖고 다니면서 암송하던 시를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무엇이 성공인가?
 
  -미국의 랄프 왈도 에머슨이 作者라고 잘못 알려진 詩인데, 실은 앤더슨 스탠리라는 여성이 글짓기 대회에서 쓴 것이라고 합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로부터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신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의 최선을 발견하는 것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단 한 사람의 人生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인생은 결국 얼마나 많이 일하고 얼마나 많이 생산하였는가, 그리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로 채점이 될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이란 분이 이야기하였듯이 성경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같이 하라”라고 했습니다.
  
 
  人生이란 여행으로서의 결혼은 출발이고, 떠나는 것입니다. 친숙한 환경으로부터 낯선 바다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폭풍을 견디면서 彼岸을 향하여 때로는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뚜벅 뚜벅 걸어가는 것입니다. 평온한 항해가 아니라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항해, 그리하여 항구에 닿을 때는 긴 항해기를 쓸 수 있는 여행, 아 우리가 함께 정말 멋지게 살았구나, 많이 생산하고 많이 도와주고 많이 울고 많이 웃고, 그리하여 우리가 이곳에 살았음으로 이 세상이, 그 누군가는 조금은 좋아졌구나, 하는 그런 회고록을 남길 수 있는 멋진 항해가 되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