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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남는다

淸山에 2013. 9. 12. 14:23

 

 

 

 

 

 

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남는다 

 

 

상용(商容)은 어느 때 사람인지 모른다.

그가 병으로 눕자 노자가 찾아가 물었다.

 

"선생님, 제자에게 남기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고향을 지날 때는 수레에서 내리거라"

 

 

"바탕을 잊지 말라는 말씀이시군요"  

 

"높은 나무 아래를 지날 때는 종종 걸음으로 가거라"

"뜻있는 사람을 공경하라는 말씀이군요"

 

상용은 입을 벌리며 물었다.

"내 혀가 있느냐?"

"있습니다"

 

"내 이가 있느냐?"

"없습니다"

"알겠느냐?"

 

"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남는다는 말씀이군요."

 


 "천하의 일을 다 말했느니라"

이렇게 말하고 상용은 돌아 누웠다.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의

'한정록(閑情錄)'에 실려 있는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현대의 의미로 번역해 본 것입니다.

 

상용은 아마 노자의 스승이었던 모양입니다.

말은 그 뜻을 전하기 어려우니

상징과 비유로써 가르쳐 준 것 같습니다.

 

그냥 말로 했다면 싱거운 가르침이었겠지만

비유의 언어로 치환하니 가슴 속 깊이 각인되어

결코 잊을 수 없는 깨우침이 됩니다.

 

동양이 그 많은 모호한 비유로 글을 남긴 이유는

필설로 남기려는 순간 그 감동과 섬광이 사라지기 때문에

직접 설명과 묘사를 피하고 그 본질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지요.

 

그러니 깨닫는 사람은 깨닫고,

아직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

그 뜻이 자신에게 닿을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자기경영은 알아듣는 귀를 갖기 위해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마음이 열리면 귀가 트입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듣는다'라고 말합니다.

 

출처 글

- 허균의 한정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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