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연합 문선명 총재 성화 1주년 추모식
“총재님,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평화 과업은 우리에게 맡기고 편히 쉬세요.” 23일 오전 10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성화 1주년 추모식이 열린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 문 총재의 부인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1년 전 세계평화 실현을 위해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성화(타계)한 고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한 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 천일국을 정착시키겠습니다”라며 결의를 다지는 동영상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동영상은 가정연합 역사편찬위원회가 평소 자연을 사랑한 문 총재의 밝은 모습과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 평화를 호소하던 활동이 담긴 12분짜리로, 고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자아내게 했다. 문 총재는 92세의 고령에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선교활동을 벌이다 과로로 병을 얻어 지난해 9월 성화했다.
양창식 가정연합 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은 헌화, 생애 업적 보고, 추모사, 문 총재 자작시 ‘영광의 면류관’ 및 추모 헌시 낭독, 천일국 헌법 및 세계공적자산백서 봉정 등 순으로 경건하게 진행됐다.
문선명 총재 성화 1주년 “참사랑의 빛 온누리에…” 23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성화 1주년 추모식에서 일본선학합창단이 세계평화 구현을 위해 앞장선 문 총재의 뜻을 기리며 합창하고 있다. 문 총재의 부인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는 추모식에서 “인류가 염원하는 평화세계가 이뤄질 때까지 (가정연합의) 행진은 계속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가평=김범준 기자
추모식에는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도미시앙 은다이제예 전 부룬디 대통령, 말림바 너새니얼 마셰케 전 잠비아 총리, 호세 데베네시아 전 필리핀 국회의장,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가정연합 회원 등 70여개국에서 2만5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삶과 업적을 기렸다. 추모식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한 총재는 추모식 인사말에서 “지금 이 시각,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는 한일 자전거 행렬이 일본 열도를 거쳐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백두산을 지나고 아시아를 거쳐 인류 모두가 염원하는 평화세계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돼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철승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국경과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세계평화 구현을 위해 진력하신 위대한 사상가요 스승이며, 참된 영도자로서 영원한 평화의 상징이 되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성타 스님은 “‘위하여 살라’는 위대한 철학으로 세상을 밝힌 고인의 업적은 위대한 종교 지도자, 평화주의자, 교육가, 메시아 등 그 어느 수식어로도 모자란다”고 밝혔다. 데베네시아 전 필리핀 국회의장은 “문 총재님은 ‘가정은 선한 백성을 키우고, 도덕과 개성을 부여하며, 화목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랑의 학교’라고 가르쳐 주셨다”고 회고하고, “평화는 어렵지만, 우리가 합심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움의 노래 23일 경기도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문선명 총재 성화 1주년 추모식에서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손자의 손을 잡고 어린이합창단원과 함께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엄마야 누나야’를 부르고 있다.
가평=김재원 스포츠월드 기자
가정연합은 추모식에 앞서 문 총재의 유품 120여점을 공개했다. 유품 중에는 ‘1935년 묘두산에서 하늘의 소명을 받다’는 글귀가 있는 문 총재의 생애 연대표를 비롯해 1954년 문 총재가 직접 집필한 가정연합 교리서 ‘원리원본’, 1952년 부산 피난시절 범냇골에서 앉아서 사용하던 낡은 나무책상이 눈길을 끌었다. 문 총재 부부가 1960년대 성혼(결혼)식 때 입었던 전통 예복 등 의복 종류, 휘호, 이발기구, 밥상·식기 세트, 미공개된 가족사진, 중절모, 손때 묻은 손지갑 등도 공개됐다. 지난 2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보내온 풍산개 암수 한 쌍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 총재와 한 총재의 고향을 따서 이들 풍산개의 이름을 각각 ‘정주’와 ‘안주’로 직접 지었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풍산개 한 쌍이 남북한의 끈을 굳게 이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껏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억만세삼창 23일 경기도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문선명 총재 성화 1주년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사도’로 큰 발자취를 남긴 문 총재의 업적을 기리며 억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가평=김범준 기자
앞서 가정연합은 17일부터 일주일간 문 총재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는 추모사진전, 한반도 평화통일 염원 평화통일대회, 평화대사 추모회 및 추모수기 시상식, 다종교 사회의 종교일치운동 세미나, 세계평화통일미술축제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열었다.
가정연합은 이날 문 총재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향후 7년 동안 가정연합의 패러다임을 감동과 사랑으로 바꿔 평화 세계를 앞당기자는 취지의 ‘비전 2020’을 마련해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평=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