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일동포 청년들은 스스로 전장에 뛰어들었다. 642명의 청년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지옥 같은 전쟁터에 내던졌다. KBS1 <파노라마> ‘현충일 기획-아버지의 나라’ 편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재일동포 청년들의 선택이 지니는 의미를 되새긴다.
이선욱씨는 징용당한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일본으로 갔다. 일본의 철도학교 졸업 후 철도 선로 설계사로 근무하던 중 한국전쟁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했다. 결혼 후 9년째 되던 해였다.
이씨를 비롯한 642명의 재일동포 청년들은 대부분 명문대 학생 등 엘리트들이었다. 이들은 아내와 자식, 학업과 직업, 일본에서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1950년 9월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단 3일간 훈련을 받고 참전한 이들에게 전쟁터는 지옥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였다. 이들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투에 나섰다. 하지만 퇴각하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전방에 나섰다 처참하게 죽기도 했다. 결국 153명이 전사했다.
문제는 살아남은 이들에게도 닥쳤다. 1952년 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허가 없이 일본을 떠난 이들의 재입국을 거부했고, 242명의 청년들이 한국에 남았다.
방송은 6일 오후 10시.